23. 국수나무
말씀
낮도 주의 것이요 밤도 주의 것이라 주께서 빛과 해를 마련하셨으며/ 주께서 땅의 경계를 정하시며 주께서 여름과 겨울을 만드셨나이다(시편 74:16,17).
묵상
5월 초입이면 숲의 경계에 국수나무 꽃이 한창 피어난다.
작고 수수하게 생긴 꽃은 5월의 신부를 닮은 듯하고, 국수나무라는 이름 때문인지 고명처럼 보이기도 한다. 국수나무의 줄기를 벗기면 하얀 국숫발처럼 보인다고 하여 붙여진 이름이란다.
그런데 나는 아무리 국수나무 줄기를 벗겨 보아도 국숫발처럼 보이질 않는다. 배가 부른 탓이리라.
조팝나무, 이팝나무, 국수나무는 보릿고개와 관련이 있는 이름이다.
그래도 국수나무는 한겨울을 보내고 청보리가 익어갈 무렵에 피어나니 아무래도 조팝나무나 이팝나무보다는 덜 슬픈 느낌으로 다가온다.
청보리
익어갈 즈음
덜
슬퍼도
아프기는
아프게
꽃피우는
너
보리
그리움
숲 가장자리는 국수나무 같은 덤불 식물이나 찔레나무 같은 가시덩굴 식물이 얼키설키 자라서 숲의 안과 밖을 경계 지어준다. 숲의 잔치는 비밀스럽고 신비스럽다. 아무나 그 잔치에 침범하지 못하게 하려고 숲의 경계를 지어준 것은 아닐까?
기도
주님, 사람으로서 해야 할 일과 하지 말아야 할 일을 잘 구분하게 하옵소서. 아멘.
*국수나무: 낙엽 관목으로 계곡 주변이나 숲언저리에 많이 자라며 덤불은 새들과 다양한 생물종의 서식처로서 사용되어 생태계의 순환을 이어주는 장소를 제공한다.가지를 세로로 찢어보면 황갈색의 굵은 골속이 국수를 연상하며 공해가 심한 지역에서는 잘 자라지 못하며 지표식물로 사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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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조절" 50가지 들꽃과 나무를 묵상하며, 창조주 하나님 안에 깊이 머물러 보길 소망합니다.
점점 심각해지는 기후 위기와 생태계 파괴는 피조물 전체의 삶을 위협하고 있습니다. 이 때, 우리는 창조주를 기억하며
우리 주변에 얼마나 아름답고 소중한 생명들이 함께 살아가고 있는지 바라보아야 합니다.
9월 1일부터 대림절 전까지를 동방 정교회는 1989년부터, 가톨릭교회는 2015년부터
‘피조물 보호를 위한 기도의 날’로 정하여 기념하며 기도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기독교환경교육센터 '살림'에서는 9월 1일부터 시작되는 창조절 동안 하루 한 생명 씩,
총 50가지의 들꽃과 나무를 묵상함으로 창조주를 기억하며, 기후 위기 속에서도 나를 살아 있게 하는 지구와
그 안에서 우리와 더불어 숨쉬고 있는 생명을 보고 듣는 시간을 갖고자 ‘창조절 생태묵상 50’캠페인을 시작합니다.
50일 동안 창조주 안에 깊이 머물며, 그 안에서 들려오는 살아있는 말씀에 귀 기울이고,
생명 하나하나를 보고 듣고 느끼는 시간을 갖는다면,
나와 이웃을 이해하면서 지구를 지키고 돌보는 일에 큰 힘이 될 것입니다.
매일 한 가지씩 들꽃(혹은 나무) 이미지 묵상카드를 묵상하는 가운데 창조주 하나님이 우리 안에 심겨두신
살림의 씨앗을 싹틔워 세상을 살릴 힘을 더하여 주시리라 믿습니다.
우리 교회도 같은 마음으로 9월 16일(월)부터 주 5일(월~금), 50일 동안 기독교환경교육센터 '살림'에서
제안하여 제공하는 묵상자료(생태묵상 카드)를 하루에 하나씩 올려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