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2. 모란
말씀
자녀들아 주 안에서 너희 부모에게 순종하라 이것이 옳으니라/ 네 아버지와 어머니를 공경하라 이것은 약속이 있는 첫 계명이니/ 이로써 네가 잘되고 땅에서 장수하리라(에베소서 6:1~3).
묵상
영어로는 작약과 모란을 모두 'peony'라고 부른다.
꽃 모양은 다르지 않으므로 볼 때마다 목단인지, 작약인지 헛갈린다.
그러나 이 둘을 구분하는 것은 어렵지 않다.
작약은 봄에 땅을 뚫고 새싹이 나는 풀이며,
모란은 나무줄기가 있는 채로 겨울을 지내는 나무라는 점에서 서로 다르다.
모란은 나무이고(목본식물), 작약은 풀이라는(초본식물)이다.
그러므로 줄기가 나무처럼 갈색 줄기에 새순이 나와 꽃을 피웠다면 목단,
초록 줄기에 꽃이 피었다면 작약인 셈이다.
작은 차이지만 그렇게 다르다.
우리 집 작은 정원에는 어머니가 애지중지 키우시던 목단이 있다.
어머니가 돌아가신 후에도 목단은 해마다 탐스럽게 피어난다.
아버님은 목단이 피어날 즈음이면 목단을 보며 어머니가 생각난다 하셨다.
이제 아버님도 그리워하시던 어머니와 함께 계신다.
그리하여 목단은 내게 부모님을 떠올리게 하는 꽃이다.
목단이 피어날 즈음에만 눈 맞춤을 하고, 목단이 진 뒤에는 무심하다.
자식이 어버이를 생각하는 마음은 언제나 그 정도다.
내년 봄에 목단은 또 피어날 것이고,
목단이 피어나면 나는 또 어버이를 그리워할 것이다.
목단을 손질하며 어버이를 생각하는 나를 우리 아이들도 보았으니,
그 아이들도 목단을 보면서 내 생각을 하는 날들이 있을까?
목단은 모란이라고 한다.
김영랑 시인의 ‘모란이 피기까지는’이라는 시가 있다.
기도
주님, 어버이를 통해서 우리를 빚어주셨음을 감사하며 효도하게 하옵소서. 아멘.
*목단: 목단은 모란의 이명. 꽃 중에 으뜸이라 할 수 있을 정도로 화려함을 갖추고 있어 부귀화 라고 부르기도 한다. 꽃색깔은 거의 붉은색과 흰색이지만 가끔 황금색도 있다. (모란은 목질화가 되어 있어 나무이고 작약은 모란보다 늦게 개화하며 초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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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조절" 50가지 들꽃과 나무를 묵상하며, 창조주 하나님 안에 깊이 머물러 보길 소망합니다.
점점 심각해지는 기후 위기와 생태계 파괴는 피조물 전체의 삶을 위협하고 있습니다. 이 때, 우리는 창조주를 기억하며
우리 주변에 얼마나 아름답고 소중한 생명들이 함께 살아가고 있는지 바라보아야 합니다.
9월 1일부터 대림절 전까지를 동방 정교회는 1989년부터, 가톨릭교회는 2015년부터
‘피조물 보호를 위한 기도의 날’로 정하여 기념하며 기도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기독교환경교육센터 '살림'에서는 9월 1일부터 시작되는 창조절 동안 하루 한 생명 씩,
총 50가지의 들꽃과 나무를 묵상함으로 창조주를 기억하며, 기후 위기 속에서도 나를 살아 있게 하는 지구와
그 안에서 우리와 더불어 숨쉬고 있는 생명을 보고 듣는 시간을 갖고자 ‘창조절 생태묵상 50’캠페인을 시작합니다.
50일 동안 창조주 안에 깊이 머물며, 그 안에서 들려오는 살아있는 말씀에 귀 기울이고,
생명 하나하나를 보고 듣고 느끼는 시간을 갖는다면,
나와 이웃을 이해하면서 지구를 지키고 돌보는 일에 큰 힘이 될 것입니다.
매일 한 가지씩 들꽃(혹은 나무) 이미지 묵상카드를 묵상하는 가운데 창조주 하나님이 우리 안에 심겨두신
살림의 씨앗을 싹틔워 세상을 살릴 힘을 더하여 주시리라 믿습니다.
우리 교회도 같은 마음으로 9월 16일(월)부터 주 5일(월~금), 50일 동안 기독교환경교육센터 '살림'에서
제안하여 제공하는 묵상자료(생태묵상 카드)를 하루에 하나씩 올려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