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3. 미국쑥부쟁이
말씀
여호와께서 이와 같이 말씀하시되 너희가 정의와 공의를 행하여 탈취 당한 자를 압박하는 자의 손에서 건지고 이방인과 고아와 과부를 압제하거나 학대하지 말며 이 곳에서 무죄한 피를 흘리지 말라(예레미야 22:3).
묵상
가을에 교외로 나가보면 길가에 흐드러지게 핀 하얀 가을꽃을 만날 수 있다.
그 중 하나가 '미국쑥부쟁이'다.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미국에서 수입된 곡물 어딘가에 씨앗을 숨기고 있다가 우리나라 지천에 퍼지게 된 꽃이다. 가을꽃 쑥부쟁이를 닮아서 얻은 이름이 '미국쑥부쟁이'일 터이다.
한강변으로 난 산책로 곳곳의 경사지는 하얀색 꽃을 피우는 미국쑥부쟁이와 서양등골나물과 가시박이 점령하고 있다. 경사지뿐 아니라 풀이 있는 곳은 거의 다 그들이 점령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들의 특징은 토종식물을 가차 없이 몰아내고 오로지 자신들의 영역만 확장한다는 점이다. 유해식물이라는 것이 알려지고 나서 조처를 하지만, 결코 그들을 막을 수가 없다. 그렇게 우리 땅에서 천년만년 피어나던 꽃들을 외래종들이 몰아내고 주인행세를 하는 것이다.
구절초, 쑥부쟁이, 감국, 산국, 왕고들빼귀, 눈괴불주머니, 물봉선, 박주가리, 진득찰, 도깨비바늘, 뚱딴지, 곰취, 취, 씀바귀, 꽃무릇…….
이런 꽃들은 지천이었는데 그 중 끈질긴 생명력을 가진 눈괴불주머니, 물봉선, 박주가리, 도깨비바늘 같은 것 정도만 어렵지 않게 볼 수 있을 뿐 다들 자취를 감추었다. 자취를 감추었다기보다는 미국쑥부쟁이같은 외래종들에 삶의 터전을 빼앗긴 것이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그것이 그들이 잘못도 아닌데 그들만 몰아치면 어쩌겠는가? 그들은 자연의 본성대로 그냥 온 힘을 다해서 피어났을 뿐이다.
자신이 태어난 곳에서 뿌리뽑혀 이국땅에서 살아가는 이들이 있다.
이른바 ‘이방인’이다. 그들을 대하는 태도가 그 나라의 성숙함을 보여주는 잣대가 될 터인데, 아직 우리네 인권감수성은 하나님의 말씀과는 너무 멀다.
기도
주님, 이방인과 고아와 과부를 압제하지 않는 선한 나라가 되게 하옵소서. 아멘.
*미국쑥부쟁이: 북아메리카 원산의 귀화식물로서 쑥부쟁이보다 작은 흰색의 꽃이 피며 (쑥부쟁이 종류는 흔히 연보랏빛 꽃) 꽃말은 ‘그리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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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조절" 50가지 들꽃과 나무를 묵상하며, 창조주 하나님 안에 깊이 머물러 보길 소망합니다.
점점 심각해지는 기후 위기와 생태계 파괴는 피조물 전체의 삶을 위협하고 있습니다. 이 때, 우리는 창조주를 기억하며
우리 주변에 얼마나 아름답고 소중한 생명들이 함께 살아가고 있는지 바라보아야 합니다.
9월 1일부터 대림절 전까지를 동방 정교회는 1989년부터, 가톨릭교회는 2015년부터
‘피조물 보호를 위한 기도의 날’로 정하여 기념하며 기도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기독교환경교육센터 '살림'에서는 9월 1일부터 시작되는 창조절 동안 하루 한 생명 씩,
총 50가지의 들꽃과 나무를 묵상함으로 창조주를 기억하며, 기후 위기 속에서도 나를 살아 있게 하는 지구와
그 안에서 우리와 더불어 숨쉬고 있는 생명을 보고 듣는 시간을 갖고자 ‘창조절 생태묵상 50’캠페인을 시작합니다.
50일 동안 창조주 안에 깊이 머물며, 그 안에서 들려오는 살아있는 말씀에 귀 기울이고,
생명 하나하나를 보고 듣고 느끼는 시간을 갖는다면,
나와 이웃을 이해하면서 지구를 지키고 돌보는 일에 큰 힘이 될 것입니다.
매일 한 가지씩 들꽃(혹은 나무) 이미지 묵상카드를 묵상하는 가운데 창조주 하나님이 우리 안에 심겨두신
살림의 씨앗을 싹틔워 세상을 살릴 힘을 더하여 주시리라 믿습니다.
우리 교회도 같은 마음으로 9월 16일(월)부터 주 5일(월~금), 50일 동안 기독교환경교육센터 '살림'에서
제안하여 제공하는 묵상자료(생태묵상 카드)를 하루에 하나씩 올려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