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5. 박주가리
말씀
안개를 땅 끝에서 일으키시며 비를 위하여 번개를 만드시며 바람을 그 곳간에서 내시는도다
(시편 135:7).
묵상
한 번 뿌리를 내리면,
그곳에서 평생을 지내야만 하는 식물, 그들의 종자 번식 방법은 참으로 다양하다.
소나무·민들레·방가지똥·참마·박주가리 같은 것들은
바람의 도움을 받아 자기의 영역을 넓혀간다.
좀 무게가 나가는 도토리·호두·동백·밤 같은 것들은
들짐승의 도움을 받아 그들의 창고에서 양식으로 쓰이고, 남은 것들이 싹을 낸다.
청설모는 도토리나 밤을 애써 모아 여기저기 묻어두고
일부 곳간은 망각함으로 은혜를 갚는다.
아니면, 식물의 전략일 수도 있겠다.
작은 열매들은
날짐승에게 먹힌 후 배설물에 섞여 나와 자기의 영역을 넓혀간다.
어떤 씨앗은 갈고리 같은 것이 있어서
누군가의 몸에 달라붙어 자신의 새 삶의 터전을 찾기도 한다.
파리풀·도깨비풀·도둑놈의갈고리·진득찰·담배풀·이삭여뀌 등과 같은 풀이 그들이다.
심지어는 우마차의 바퀴에 붙어 이동하는 질경이 같은 것도 있다.
박주가리는 바람을 타고 하늘 여행을 통해 자기의 영역을 넓혀가는 꽃이다.
날개가 없어도 날아다닌다.
바람에 의해 날아가므로 어떤 땅에 떨어질지 알지 못한다.
그러나 그곳이 어떤 곳이라도 온 힘을 다해서 자기를 피워낸다.
무더운 한여름에 피어나는 꽃임에도 털옷을 입고 있는 형상이다.
털옷을 입은 이유는,
작은 곤충들이 꽃 속에 들어왔다가 쉽게 나가지 못하게 하려는 방편이다.
당황한 곤충이 이리저리 꽃 속에서 헤매다 수정을 시키는 것이다.
하나님의 창조세계는 바라보면 볼수록 신비투성이다.
기도
주님, 창조하신 모든 피조물의 삶의 지혜를 배우는 날 되게 하옵소서. 아멘.
*박주가리: 땅속 줄기가 길게 뻗어가고 여기서 자란 덩굴이 3m 정도 자란다. 꽃은 연한 자주빛으로 7~8월에 피고 열매는 표주박 모양이다. 옛날에는 가을에 열매 안에 있는 하얀 면사가 날아가기 전에 모아 겨울에 보온제로 사용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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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조절" 50가지 들꽃과 나무를 묵상하며, 창조주 하나님 안에 깊이 머물러 보길 소망합니다.
점점 심각해지는 기후 위기와 생태계 파괴는 피조물 전체의 삶을 위협하고 있습니다. 이 때, 우리는 창조주를 기억하며
우리 주변에 얼마나 아름답고 소중한 생명들이 함께 살아가고 있는지 바라보아야 합니다.
9월 1일부터 대림절 전까지를 동방 정교회는 1989년부터, 가톨릭교회는 2015년부터
‘피조물 보호를 위한 기도의 날’로 정하여 기념하며 기도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기독교환경교육센터 '살림'에서는 9월 1일부터 시작되는 창조절 동안 하루 한 생명 씩,
총 50가지의 들꽃과 나무를 묵상함으로 창조주를 기억하며, 기후 위기 속에서도 나를 살아 있게 하는 지구와
그 안에서 우리와 더불어 숨쉬고 있는 생명을 보고 듣는 시간을 갖고자 ‘창조절 생태묵상 50’캠페인을 시작합니다.
50일 동안 창조주 안에 깊이 머물며, 그 안에서 들려오는 살아있는 말씀에 귀 기울이고,
생명 하나하나를 보고 듣고 느끼는 시간을 갖는다면,
나와 이웃을 이해하면서 지구를 지키고 돌보는 일에 큰 힘이 될 것입니다.
매일 한 가지씩 들꽃(혹은 나무) 이미지 묵상카드를 묵상하는 가운데 창조주 하나님이 우리 안에 심겨두신
살림의 씨앗을 싹틔워 세상을 살릴 힘을 더하여 주시리라 믿습니다.
우리 교회도 같은 마음으로 9월 16일(월)부터 주 5일(월~금), 50일 동안 기독교환경교육센터 '살림'에서
제안하여 제공하는 묵상자료(생태묵상 카드)를 하루에 하나씩 올려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