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9. 애기똥풀
말씀
그 안에 생명이 있었으니 이 생명은 사람들의 빛이라 /
빛이 어둠에 비치되 어둠이 깨닫지 못하더라(요한복음 1:4,5).
묵상
노란 애기똥풀이 바람에 흔들린다.
아주 유명한 구절 하나, ‘바람에 흔들리지 않고 피어나는 꽃은 없다.’
그렇다.
이렇게 바람에 흔들리면서도 마침내 피어나는 것이 자연의 섭리다.
2014년 4월 16일 세월호 침몰사건이 있고 며칠 지나지 않을 때였다.
아픈 마음을 다스리고자 산에 올랐다.
그곳에는 시대의 아픔에 아랑곳하지 않고 여전히 꽃들은 시절을 따라 피어나고 있었다.
그해 핀 애기똥풀을 본 후에 쓴 글의 단편이다.
‘그러나 이번 세월호 참사는 인간이 이런 자연의 섭리를 거스를 수 있다는 증거를 보여주는 상징입니다.
자연의 섭리를 거스르게 된 근원적인 원인은 '맘몬'으로 지칭되는 '돈' 혹은 '권력'입니다.
오로지 그것만을 얻는다면 무슨 짓이라고 하겠다는 사람들의 마음이 이런 참사를 가져온 것입니다.
이번 참사 뒤에 이런 것들이 청산된다면 좋겠지만, 솔직하게 말하자면 회의적입니다.
책임을 져야 할 이들이 책임회피에만 전전긍긍하고, 또 그런 논리를 지지하고, 곧 망각증세에 빠지겠지요.
풍전등화와도 같은 대한민국입니다. 바람에 흔들리며 피어나는 것이 아니라, 바람에 뿌리째 뽑히는 것은 아닐지 두렵습니다.‘
아직도 세월호는 진행형이다.
그간 차마 인간이 아닌 듯 행동하는 이들도 보았다.
바람에 흔들려도 꽃은 피지만, 광풍에 뿌리째 뽑혀나가는 꽃도 있다고 하나님께 항의했지만, 하나님은 침묵하실 뿐이었다.
그러나 여전히 절망하지 않을 수 있었던 것, 그리고 희망을 품은 것은 여리고 여린 풀꽃 ‘애기똥풀’ 때문이었다.
하나님은 애기똥풀을 통해서 말씀하고 계셨던 것이다.
‘어둠이 빛을 이기지 못할 것이다!’
기도
주님, 흔들리면서도 마침내 피어나는 삶을 살게 도우소서. 아멘.
*애기똥풀: 진액의 색깔이 애기똥 같아 애기똥풀이라 불리다.
열매에는 엘아이오좀이라는 젤리 형태의 물질이 있는데
개미들이 이것을 무척 좋아하여 물어다 먹고 내다 버린 열매들이 발아를 하기 때문에
개미들의 이동경로마다 번식을 할수 있도록 현명한 방법을 사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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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조절" 50가지 들꽃과 나무를 묵상하며, 창조주 하나님 안에 깊이 머물러 보길 소망합니다.
점점 심각해지는 기후 위기와 생태계 파괴는 피조물 전체의 삶을 위협하고 있습니다. 이 때, 우리는 창조주를 기억하며
우리 주변에 얼마나 아름답고 소중한 생명들이 함께 살아가고 있는지 바라보아야 합니다.
9월 1일부터 대림절 전까지를 동방 정교회는 1989년부터, 가톨릭교회는 2015년부터
‘피조물 보호를 위한 기도의 날’로 정하여 기념하며 기도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기독교환경교육센터 '살림'에서는 9월 1일부터 시작되는 창조절 동안 하루 한 생명 씩,
총 50가지의 들꽃과 나무를 묵상함으로 창조주를 기억하며, 기후 위기 속에서도 나를 살아 있게 하는 지구와
그 안에서 우리와 더불어 숨쉬고 있는 생명을 보고 듣는 시간을 갖고자 ‘창조절 생태묵상 50’캠페인을 시작합니다.
50일 동안 창조주 안에 깊이 머물며, 그 안에서 들려오는 살아있는 말씀에 귀 기울이고,
생명 하나하나를 보고 듣고 느끼는 시간을 갖는다면,
나와 이웃을 이해하면서 지구를 지키고 돌보는 일에 큰 힘이 될 것입니다.
매일 한 가지씩 들꽃(혹은 나무) 이미지 묵상카드를 묵상하는 가운데 창조주 하나님이 우리 안에 심겨두신
살림의 씨앗을 싹틔워 세상을 살릴 힘을 더하여 주시리라 믿습니다.
우리 교회도 같은 마음으로 9월 16일(월)부터 주 5일(월~금), 50일 동안 기독교환경교육센터 '살림'에서
제안하여 제공하는 묵상자료(생태묵상 카드)를 하루에 하나씩 올려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