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7. 백일홍
말씀
보라 형제가 연합하여 동거함이 어찌 그리 선하고 아름다운고/
머리에 있는 보배로운 기름이 수염 곧 아론의 수염에 흘러서 그의 옷깃까지 내림 같고/
헐몬의 이슬이 시온의 산들에 내림 같도다 거기서 여호와께서 복을 명령하셨나니 곧 영생이로다(시편 133:1~3).
묵상
나이가 들면서 원색이 점점 좋아진다.
취향이 조금씩 바뀐다는 이야기가 틀린 말은 아닐 터이다.
이것도 저것도 혹은 선명하지 않은 것보다는 분명한 것이 좋고,
이젠 이것과 저것 사이에서 저울질할 시간조차도 부족하기 때문일 것이다.
백일홍.
그가 이렇게 커다란 군락을 이뤄 핀 것은 처음으로 보았다.
같은 백일홍이지만 각기 다른 색과 모양으로 어우러졌으니 더 아름답다.
만일, 한가지 색깔이었더라도 이렇게 아름답게 느껴졌을까?
아니, 같지 않아서 달라서 더 아름다웠던 것이다.
사람도 그렇지 않은가?
어릴 적에는 모든 사람이 나만 같으면 참 좋은 세상일 수 있을 것 같았다.
그러나 철이 든 이후, 얼마나 유치한 생각이었는지 알게 되었다.
설령, 나쁜 사람일지라도 품고 가는 세상이 오히려 사람 살만한 세상이 아닐까?
서로 다른 차이를 차별로 만들지 않는다면 이 세상은 이렇게 꽃밭처럼 아름다울 것이다.
나이가 들면서 사람 노릇 하는 것이 점점 어려워진다.
백일홍은 국화과의 꽃으로 가만 들여다보면 꽃술 같은 곳에 작은 꽃들이 쉼없이 피어난다.
그 꽃들이 백일 내내 피어나 백일홍이라는 이름을 얻은 것이다.
이런저런 색깔로 우리의 눈을 기쁘게 하는 것은 사실 꽃받침이다.
꽃이면 어떻고 꽃받침이면 어떤가?
둘이 어우러져 아름다운 꽃밭을 이루고 있는데.
기도
주님, 더불어 살아가는 즐거움과 기쁨을 알게 하옵소서. 아멘.
*백일홍: 백일초라고도 하며 멕시코 원산의 귀화식물. 들꽃을 개량한 본보기의 하나로 원래 잡초였으나 개량하여 현재의 모습이 되었다.
---
"창조절" 50가지 들꽃과 나무를 묵상하며, 창조주 하나님 안에 깊이 머물러 보길 소망합니다.
점점 심각해지는 기후 위기와 생태계 파괴는 피조물 전체의 삶을 위협하고 있습니다. 이 때, 우리는 창조주를 기억하며
우리 주변에 얼마나 아름답고 소중한 생명들이 함께 살아가고 있는지 바라보아야 합니다.
9월 1일부터 대림절 전까지를 동방 정교회는 1989년부터, 가톨릭교회는 2015년부터
‘피조물 보호를 위한 기도의 날’로 정하여 기념하며 기도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기독교환경교육센터 '살림'에서는 9월 1일부터 시작되는 창조절 동안 하루 한 생명 씩,
총 50가지의 들꽃과 나무를 묵상함으로 창조주를 기억하며, 기후 위기 속에서도 나를 살아 있게 하는 지구와
그 안에서 우리와 더불어 숨쉬고 있는 생명을 보고 듣는 시간을 갖고자 ‘창조절 생태묵상 50’캠페인을 시작합니다.
50일 동안 창조주 안에 깊이 머물며, 그 안에서 들려오는 살아있는 말씀에 귀 기울이고,
생명 하나하나를 보고 듣고 느끼는 시간을 갖는다면,
나와 이웃을 이해하면서 지구를 지키고 돌보는 일에 큰 힘이 될 것입니다.
매일 한 가지씩 들꽃(혹은 나무) 이미지 묵상카드를 묵상하는 가운데 창조주 하나님이 우리 안에 심겨두신
살림의 씨앗을 싹틔워 세상을 살릴 힘을 더하여 주시리라 믿습니다.
우리 교회도 같은 마음으로 9월 16일(월)부터 주 5일(월~금), 50일 동안 기독교환경교육센터 '살림'에서
제안하여 제공하는 묵상자료(생태묵상 카드)를 하루에 하나씩 올려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