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9. 수선화
말씀
좋은 소식을 전하며 평화를 공포하며 복된 좋은 소식을 가져오며 구원을 공포하며
시온을 향하여 이르기를 네 하나님이 통치하신다 하는 자의 산을 넘는 발이 어찌 그리 아름다운가(이사야 52:7).
묵상
오는 봄 막을 수 있는 겨울은 없습니다.
봄은 꽃샘추위를 두려워하지 않고 옵니다.
때론,
겨우내 품었던 봄이 얼어 터지기도 합니다.
그러나 봄은 오고야 맙니다.
봄은 쉽게 오지 습니다.
너무 쉽게 오는 것이 봄이라면
봄을 기다리는 설렘도 없었을 것입니다.
저 들판 너머로 봄이 옵니다.
이전에 보지 못하던 기쁨을 더 많이 보는 봄이면 좋겠습니다.
제주도에 삶의 둥지를 틀고 살던 때,
12월 1일이면 나는 갓 피어난 꽃을 찾기 위해 뜰을 서성였다.
양지바른 곳에서 피어난 바보꽃들이 아니라, 갓 피어난 수선화를 찾았던 것이다.
그리고 해마다 어김없이 12월 1일이면, 선물처럼 갓 피어난 수선화를 만날 수 있었다.
공기가 낮게 깔린 겨울,
잠시 바람도 쉬어가는 새벽녘에 수선화의 향기가 뜰에 퍼진다.
피어난 꽃은
내내 이어지는 한겨울 추위에 얼어 터지기도 하고, 함박눈을 힘겹게 이고 있기도 한다.
그러나 한 번 피기 시작한 수선화는 겨울 추위에도 굴하지 않고 연이어 피어난다.
그때 알았다.
봄은 그렇게 호락호락 오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그때 알았다.
한 걸음 내 딛은 봄은 결코 뒤로 물러서지 않는다는 것을.
기도
주님, 좋은 소식을 전할 때 당하는 고난을 기쁘게 감내하게 하옵소서. 아멘.
*수선화: 알뿌리 식물로 물가에서 자라며 그늘을 좋아한다.
꽃자루 끝에 5~6개의 꽃이 옆을 향하여 핀다.
나르시스라고도 불리며 제주도에서는 눈이 오는 추운 날씨에도 피어나는 꽃이라는 의미로 설중화 라고도 불린다.
추사 김정희가 좋아했던 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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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조절" 50가지 들꽃과 나무를 묵상하며, 창조주 하나님 안에 깊이 머물러 보길 소망합니다.
점점 심각해지는 기후 위기와 생태계 파괴는 피조물 전체의 삶을 위협하고 있습니다. 이 때, 우리는 창조주를 기억하며
우리 주변에 얼마나 아름답고 소중한 생명들이 함께 살아가고 있는지 바라보아야 합니다.
9월 1일부터 대림절 전까지를 동방 정교회는 1989년부터, 가톨릭교회는 2015년부터
‘피조물 보호를 위한 기도의 날’로 정하여 기념하며 기도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기독교환경교육센터 '살림'에서는 9월 1일부터 시작되는 창조절 동안 하루 한 생명 씩,
총 50가지의 들꽃과 나무를 묵상함으로 창조주를 기억하며, 기후 위기 속에서도 나를 살아 있게 하는 지구와
그 안에서 우리와 더불어 숨쉬고 있는 생명을 보고 듣는 시간을 갖고자 ‘창조절 생태묵상 50’캠페인을 시작합니다.
50일 동안 창조주 안에 깊이 머물며, 그 안에서 들려오는 살아있는 말씀에 귀 기울이고,
생명 하나하나를 보고 듣고 느끼는 시간을 갖는다면,
나와 이웃을 이해하면서 지구를 지키고 돌보는 일에 큰 힘이 될 것입니다.
매일 한 가지씩 들꽃(혹은 나무) 이미지 묵상카드를 묵상하는 가운데 창조주 하나님이 우리 안에 심겨두신
살림의 씨앗을 싹틔워 세상을 살릴 힘을 더하여 주시리라 믿습니다.
우리 교회도 같은 마음으로 9월 16일(월)부터 주 5일(월~금), 50일 동안 기독교환경교육센터 '살림'에서
제안하여 제공하는 묵상자료(생태묵상 카드)를 하루에 하나씩 올려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