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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닉스 퇴사하고 싶은 분들께

작성자인생이란?|작성시간08.07.11|조회수10,240 목록 댓글 39
안녕하세요
하이닉스를 고등학교 재학중에 들어가서 3년6개월동안 일하다가
건강이 급 악화되어 퇴사하게 된 사람입니다 ~

여기 글들을 읽어보니 하이닉스 퇴사하신분이 많으시네요..
저도 뭐 어쩔수 없지만 3교대 근무다보니 건강상의 문제가 제일큰 1순위라 생각됩니다.
그 다음은 대인관계나 일하는 환경 등등 개인에 따라 다르겠지요

저같은 경우는 처음에 하이닉스라는 공장에서 무얼 하는지 어떻게 일하는지 전혀 알지 못하는 상태에서 들어갔습니다
단순 작업복입고 납땜이나 하는 곳인줄 알았는데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스막에 마스크에 장갑에
일하는 라인은요 정말 상상을 뛰어넘을 정도로 다른 세계에 왔다고 해야하나
그런분위기 였습니다.
몇억씩 하는 장비와 희생웨이퍼들을 테스트하고 데일리 하고
런웨이퍼 땡기고 밀고 그야말로 앉아있을 틈이 없었습니다

부서마다 다릅니다
공정검사하는 부서는 한가지일만 하며 앉아서 일합니다
(제일 얄밉고 똑같은 돈 받으면서 누군 앉아서 일하고 누군 서서 땀흘리고 하고 생각하게 해준 부서 ㅋㅋ)
자기네들은 한장비만 보며 앉아서 웨이퍼에 이물이 있나 없나정도만
검사하는주제에 저희 제조쪽에서 이물봐달라고 의뢰를 하면
짜증만 내더라구요-_-
엔지니어허락받고 오라느니 누가 시켰냐느니 지금 바빠서 있다가 해주겠다느니
나는 방진복안이 사우나에 온듯 땀으로 뒤덮혀 있는데
이거 정말 빡돕니다. 싸운적도 많죠
이때 딱 느낀건 정말 부서도 운이 따라줘야 한다 입니다

또 다른 테스트부서는 스막도 안입고 화장도 가능합니다
이런곳은 대게 제일 어린 사람들 나이가
26~28세 입니다
대부분다 결혼 헀죠
왜냐하면 쉬우니깐 그만큼 퇴사를 안하는겁니다
하지만 제가 있던 제조부서는 제일 힘든 팀이며
퇴사율이 전체의 90%가 넘는 곳입니다
아니 100%라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졸업도 안한 고딩들이 태반이니깐요
퇴사 입사 퇴사 입사를 반복하는 곳입니다

신입시절엔 몇개월동안 매일 울었습니다
일하는것도 정말 너무 복잡하고 간혹 실수라도 했다치면
언니들한테 하루종일 혼나고 눈치보았습니다.
이틀에 한번은 진짜 엉엉 울면서 퇴근했습니다.

텃세 심하게 부리는 나쁜 언니들이 있는가 하면
착하고 잘해주는 언니도 분명하게 있습니다.
저는 어떤 언니들에게도 밉보이면 안되겠다 싶어 아부도 많이 떨고
입발린 소리도 엄청했습니다
언니들이 말할때마다 맞장구는 기본이며 오늘 언니의 상태가 어떤지 곁눈질로 흘끔흘끔보며
기분상태에 맞춰 일했습니다
그런곳입니다
절대 여기서 무너지면 안되겠다 그럼 내가 지는 거다 싶어서
이 악물고 열심히 일했습니다

8시간 내내 하루종일 서서 일하기 때문에 집에 오면 다리는 항상 퉁퉁 부어있고 잘때마다 찌릿찌릿 할정도로 통증이 심했으며
오티나 조출 하는날이 잦기 떄문에 12시간씩 일할땐 정말 죽을 맛입니다
런박스 하나의 무게가 얼만에 그것들도 옮기고 나르고 팔 어깨 목 다 뻐근합니다
교대근무를 오래하다보니 신체가 불균형 해지고 몸이 급격하게 나빠지는 것을 느꼈습니다
소화도 안되고 잠을 오래 자고 일어나도 만성피로에 시달리고
걸을 때마다 다리가 후들 거리는 지경까지 오게되었습니다
체질에 따라 다르겠지만요..

물론 안좋은것만은 아닙니다
시간이 흐르고 인정받게 되어 직.반장이나 회사 선배들이랑 친해지고
또 내 밑에 더 신입사원들이 하나둘 들어오게 되면
저는 이제 또 언니의 위치에 있게됩니다
이제는 누군가가 저를 무서워하게 되는것이지요
일하는것도 이제 눈감고 할수 있을정도로 적응되고
선임의 위치에 올라가게 되면 골치아픈건 사실이지만
일하는건 훨씬 재미있다 입니다

내가 가르쳤던 신입 동생들이
제 말을 잘 따르고 배울라고 노력해본다고 생각해보세요
얼마나 귀엽습니까
시간이 지나고 이젠 그애도 일을 혼자 할수있는 능력이 생기면
그 보람은 말로 표현 못하도록 뿌듯하고 대견하죠
물론 혼낼때도 많고 신입애가 울때도 많지만요 ^^;

저도 신입때는 몰랐는데 이제 능력도 생기고 선임위치에 있다보니
제가 그당시 시절에 언니들한테 혼났던게 약간은 이해가 가더라구요..
사람이란 참~ㅋ

솔직히 하이닉스 돈 많이 받잖아요
어느곳에서 이정도 월급 복지후생 받겠습니까
1년에 두번정도 야유회도 가고
저는 그동안 계룡산 대천 서울랜드 에버랜드 문견새재 남이섬 등등 회사에서 다녀왔습니다
또 언니들 동생들이랑 친해지면 일끝나고 밥먹으러 사람들 많이 다닙니다
그것이 또하나 일끝나고서 스트레스 푸는 낙인셈이죠


저는 지금도 건강만 좋았다면 평생직장 삼았을 겁니다
일하는거 힘든건 둘째치고
여기까지 어떻게 왔는데 하는 생각에 쉽게 그만 두질 못하더라구요..
제가 몸이 선천적으로 나빠서
더 빨리 건강이 나빠졌나봅니다
제 친구들이나 언니들은
저보다 오래 다녀도 건강한 사람 많습니다
적응 잘하며 오래 다니는 사람도 무수히 많아요
하지만 얼마 안들어온 신입생들도 무단때리기 다반사 이고
1~2년 다녔던 사람들도 퇴사율 많지만
뭐 사람에 따라다르니까요 ^^

제가 말하고 싶은것은
하이닉스 괜찮은 회사다 입니다
비록 진짜 힘들고 대인관계 유지하기 힘드시겠지만
적응하고 내것으로 만들다보면
회사다니기가 즐거워질것입니다
건강관리 잘하면서 다닌다면
한 5년만이라도 열심히 일해서 목돈 모으고 나오세요
5년 동안 일하면 퇴직금만 해도 2천정도는 나오거든요

그리고 하이닉스 노동조합이 얼마나 든든한지 아십니까~
최고입니다
어느 회사든 하이닉스 같은 노조 없을거에요
항상 하이닉스 임원들의 손을 들어주려 노력합니다

저는 지금도 너무 아쉬운게
정말 내 자신이 조금만더 건강했다면..
하는 아쉬움이 제일 큽니다

하이닉스에대해 하고싶은 말이 너무 많지만
글로 다 못적겠네요

지금 다니시는분들 혹은 들어가시려고 준비하시는분들,,
꼭 퇴사하지마시고 열심히 다니세요
휴가도 써가면서..ㅋ
저는 3년6개월동안 단한번도 지각이나 결석 한적이 없구요
1년에 4번 당연히 써야하는 연중 휴가 외에는
연차휴가같은거 써본적도 없습니다
너무 쉬지않고 달려온게 가장 문제인듯 싶네요..ㅠㅠ
님들이 퇴사하거나 무단때리시면
남아있는 사람들이 힘듭니다..정말이에요
일하면서 사람가르치는 선임들은 스트레스 장난아닙니다
저 또한 많이 겪어봤던 당사자인데
정말 욕나옵니다,,ㅋ

저는 어쩔수없이 퇴사했지만 님들은 꼭남아서
최선을 다해주세여^^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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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댓글 리스트
  • 작성자gr8days | 작성시간 08.10.08 공정이 힘들어요? 메인트가 힘들어요? 제조가 힘들어요?? 정말 어이없다~~~~~ 받는 월급에 비해서 하는 일이 힘드나요? 고생을 덜하셨군요 ㅋㅋ 이러니 회사가 휘청거리지
  • 작성자낙마 | 작성시간 08.10.16 대략 변태들이 많다...
  • 작성자Click | 작성시간 09.10.12 하이닉스 공정이면 w/f 검사도(런 검사라고 해야 하려나) 하고 그런건가요??(다른 곳인가...) 제가 일하는데서 요즘엔 물량 좀 줄었는데 하이닉스 w/f 많이 받기도 했었거든요. 가끔보면 런이 바껴서 들어오는 건 왜그럴까요?-_-ㅋ 삼성건 별로 안 그런데 하이닉스 런에서 좀 틀리게 입고될 때도 있고해서요;;;
  • 작성자20살백조`* | 작성시간 11.03.01 아사님은 아시네요ㅋㅋㅋ PKG ... 그냥 할말을 잃게 만드는 공정. 사람의 한계를 느끼게 해주는 공정이랄까?ㅋㅋㅋㅋㅋ 저도 서류 10번? 떨어지고 엄청 힘들게 들어간 회사예요. 돈도 많이주고 복지도 좋고 오래오래 뼈묻을 생각으로 들어갔는데... 이제 전 퇴사예정자 입니다ㅋㅋㅋㅋ 이곳에서 제발 단 하루라도 빨리 벋어나고 싶네요... 모두들 공정 잘 걸리시길 바랍니다! (참고로 FAB,TEST등 전배 사원들 몇명이 아니라 한명 남고 다 퇴사했어요. 한명도 퇴사예정이고요)
  • 작성자어떡하라고 | 작성시간 12.01.17 아 나 공정관리였었는데 그때가 ㅇ좋았지 생각난다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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