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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 현대중공업 사내하청 퇴사

작성자dreamfleet|작성시간10.03.10|조회수6,531 목록 댓글 26

 퇴사한지는 좀 됬습니다. 이번년도 1월 초에 퇴사했으니...

 

제가 현대중공업(이하 현중)에서 밥을 먹은지는 1년 좀 넘었습니다. 다른 많은분들과 마찬가지로 직영에 대한 허황된

 

꿈도 있었죠.. 군대를 전역하고 수산물 배달일을 하다 나이 24살에 이거 계속해서 뭐가 남으려나... 싶어 마침 적성에도

 

잘 맞는듯한 장소를 찾았죠... 바로 현중이었습니다. 그때 당시에 베이징 올림픽 이후로 해서 경제 부흥이 일어날꺼다

 

뭐다해서 국내 조선소마다 설비증강을 시작할때 였을껍니다. 인터넷 뉴스에도 앞으로 조선인력 부족이 엄청날꺼다.. 이런

 

기사들도 있었구요.. 마침 현중 기술교육원에서 교육생을 뽑길래 지원을 했고 합격을 하였습니다. 5개월동안 20만원 받으면서..

 

아 참! 3개월동안 20만원 2개월동안 50만원 받았군요;; 암튼 그렇게 교육을 받는동안 미국발 경제위기가 터졌죠;

 

갑자기 수주가 급감하더니 몇몇 조선소는 워크아웃에 들어가고 그런 상황이었습니다. 이 말이 무었인가... 하면

 

교육원을 수료해도 사내하청 들어가기가 무척 힘들어 졌단 말이죠.. 그래도 어떻게 우여곡절끝에 수료하자마자 바로

 

사내하청으로 들어가게 되었습니다. 건조1부에 있는 업체였지요.. 뭐 일이야 그럭저럭 잘했다 생각합니다. 1개월 만에

 

피다기 잡고 했으니깐요.. 전 용접은 아니였고 선체 취부였습니다. 100마크 잡는것도 배우고 리뉴하는것도 배우고 배운거 써

 

먹기도 하고 휘어링도 잡고 그러면서 일을 나름 잘한다 소리도 듣고 시급 5500 원에서 시작한게 3개월만에 300원 올라

 

5800원 받고 4개월째 다시 200원 올려줘서 6000원 까지 올라갔습니다. 제 자랑은 아니지만 휘어링 잡는것은 시급 10000원

 

받는 형님들보다 잘하면 잘했지 못하진 않았습니다.;; 문제는 경제가 계속 안좋아지고 수주 제로 행보가 이어지면서

 

가장 선공정인 소조립부에서 소문이 들리더군요.. 사람들 추려내고 있다고. 야간 없어졌다고.. 그러더니 정말로 소조립부 하청

 

몇개가 없어졌습니다. 짤린사람도 있었구요.. 일이 없다보니 그만둔 사람도 있었고.. 그러다 제 동기들도 있었던 대조립부도

 

타격이 오기 시작했습니다. 문닫는 업체도 있었고 우선 잔업이 급감했습니다. 그러다보니 그만두는 동기들도 늘어났구요.

 

얼마 있다보니 후공정인 건조부에도 타격이 오기 시작합니다. 우선 가장 첫번째.. 진수기간이 늘어났습니다. 5주 진수 체제에서

 

6주진수로 바뀌더니 8주 9주까지 늘어납니다. -_-;; 8시 작업시작 6시 퇴근.. 토요일은 검사일정이 바쁠경우가 아니면 특근

 

없었습니다. 진수주기가 길어지는것도 모자라 도크에 배가 한대밖에 앉질 않습니다.. 1도크는 컨테이너 1척.. 2토크는 컨테이너선

 

1척에 LPG 선 한척.. 컨테이너 플로팅 한척. 그러는 와중에 제가있던 반에 반장이 바뀌게 되었습니다. 전 그 반장 눈에 띄게됬죠..

 

다른곳도 마찬가지겠지만 건조부도 우선 작업을 끝냈으면 선주나 선급감독관 에게 검사를 받아야 하죠.. 제가 완젼히 그 담당

 

이었습니다. 제가 검사수행을 한게 아니라 검사가 무사히 통과될 수 있도록 작업 마무리를 짓는것이죠.. 용접부분 결함은 용접사가

 

알아서 하지만 철판이 용접응력에 의해 휘거나 불어오르거나 잘못 위치하였을 경우가 생기는데 제가 그걸 올바르게 수정하는

 

작업을 거의 도맏아서 했습니다. 천만 다행인지 뭔지 몰라도 제가 후공정을 들어가면 검사 빠꾸먹은적이 단 한차례도 없었다는

 

것이죠.. 그래서 반장은 시급 7000원 까지 올려주겠다 하였습니다. 하지만 그 때 이런소문이 흘러나오더군요..

 

현대중공업 업체 전부다 시급 10% 삭감에 수당 50% 삭감이라고... 수치까지 나온걸 보면 뜬금없는 소문은 아니라는게

 

바로 느껴졌죠.. 결과는 당연히 시급이 오르지 않았습니다. 그때부터 일이 손에 잡히질 않더군요.. 반장은 용접출신이라

 

제가하는 일은 잘 모르기에 쉬엄쉬엄 하면서 시간을 보냈죠.. 그러다 이제 토요일 가급까지 없앤다는 소문이 들리기 시작합니다;

 

물론 제가 있을당시만 해도 일이 많긴 많았습니다. 근데 그 많다는게 물량이 많아서 많은게 아니라 직영 철목팀에서 블록셋팅을

 

뭐같이 해놔서 저같은 취부사들이 쌩 고생을 한것이죠.. 물량은 얼마 안되는데 셋팅상태가 개판이다보니 일의 진행이 안되는

 

겁니다. 셋팅이 뭐같으니 당연히 후공정 일이 많아지죠.. 아무튼 그런 일상을 지내다 몸이아파 몇일 쉬게되었습니다.

 

그때는 이미 마음이 떠난상태라 짜르든 말든 상관하지 않고 그냥 쉬었죠.. 결과는 제가 안나온 기간동안 검사 올 빠꾸;;

 

다시 출근하니 좋아라 하긴 하더군요.. 하지만 전 쉬는동안 그냥 쉬지 않았습니다. 고향으로 돌아가서 벌어먹을 궁리를 했죠..

 

예전부터 따려했던 화물운송종사 자격증을 취득했습니다. 그리고 출근해서 몇일 일하다 고향앞으로~ 해버렸죠..

 

그렇게 24살에 첫 발을 들여놓은 현중에 26살에 나오게 됩니다. 타지생활.. 정말 힘들긴 하더군요 ^^;;

 

그럼 현재는 백수냐?? 아닙니다. 운전병 출신에 사회에서 5톤 화물차 몰았던 경력을 나름 살려서 화물운송업체로 들어가

 

핸들밥 먹고있습니다. 대신 5톤차량이 아닌 25톤 카고트럭을 몰고있죠.. 제가있는곳도 마찬가지고 다른지방도

 

마찬가지로 화물차 기사는 없어서 난리입니다. 얼마나 없었으면 5톤 화물차(탑차)와 9.5톤 화물차 경력(아주 쬐금;;;)

 

밖에 없는 저를 25톤 카고기사로 바로 채용했을까요.. 나이도 어린데..;이곳 실정을 보면 젊은사람들은 아예..

 

전혀 없습니다. 아무리 젊어봐야 30대 초반입니다. 물론 옛날에는 화물차 기사가 돈도되고 하니 많이해서 이쪽에는

 

일자리가 없었지만 지금도 그냥 회사에 기사로 들어가도 먹고 살만큼 버는데도 젊은사람들은 쳐다보지도 않습니다.

 

말이 길었네요.. ^^; 암튼 현대중공업... 처음에는 정말 좋게봤던 회사인데 하청업체한테 하는꼴을 보면 정말

 

악덕업체란 생각이 많이 들었습니다. 노사문화대통령상 수상 했을때는 직영사원들에게는 100만원 주고 하청업체 직원들

 

에게는 떡 돌리더군요.. 하계휴가비도 직영은 늘었는데 하청은 절반으로 줄어들고 연말성과금도 마찬가지로 절반으로

 

줄고.. 조선소밥 드시려고 하시는 분들 잘 생각해서 들어가라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제가 생각하기로는 현재 대한민국

 

상황은 과거 우리나라가 일본을 제치고 조선 1위로 도약할때랑 똑같다 생각됩니다. 다만 그 상대가 일본이 아닌 중국이라는

 

것이죠.. 아마 중국이 우리나라를 제치고 1위로 도약할것 같습니다. 조선은 기술도 기술이지만 인건비가 싼게 장땡입니다.

 

자동화가 정말 불가능 하기 때문이죠... 특히나 건조부 선체쪽은 자동화 작업이 이루어지는곳이 거의 없다봐도 무방합니다.

 

해봐야 바텀 심라인 서브머지드 용접부위나 외판 버티칼 SEG ARC 용접부위뿐 입니다. 취부는 전부 사람손으로 해야합니다.

 

그러니 인건비가 싸야죠;; 용접도 마찬가지로 저 두 부분 빼고는 전부 수동으로 때워야 합니다. 기계가 할만한 일이 아닙니다;;

 

아무튼 전 조선소일 때려치고 고향와서 느긋하게 화물차 몰고있는게 아직은 좋습니다. ^^

 

나중에 버스로 이직도 가능하고 돈좀벌면 제차를 사서 일할수도 있구요~ 그리고 젊은사람들이 전혀 도전조차.. 아니

 

생각지도 못하는 일이다 보니 앞으로 화물차 기사는 점점 부족해 집니다. 왜냐구요? 우선 젊은사람들이 생각도 안하는

 

일일 뿐더러 국내 물류운송은 늘어나면 늘어나지 줄어들지는 않거든요.. 집에서 컴퓨터 클릭 몇번에.. 혹은 전화 한통에

 

물건을 배송받는 좋은 세상이기에.. 그럼 그 물건들은 누가 배달하나요? 화물차 기사들 입니다. 그럼 화물차 기사가 궁해지면

 

다른 업체에서 스카웃 제의도 들어옵니다. 그럼 제 단가를 올릴수도 있구요~ 글이 쓰다보니 길어졌네요..

 

그래도 조선소 일하고 계신분들 화이팅 입니다. ^^

 

대한민국 조선소 근로자 분들 무재해로 나가자! 좋아!좋아!좋아!

 

 

P.S 제가 조선소에서 느낀게 하나 있습니다.

 

남들이 이거 좋다!(돈된다)하고 소문이 퍼질때쯤 시작하면 이미 늦었다 생각합니다. 지금까지 전례를 봐도

 

공무원도 그렇고 조선소도 마찬가지죠.. 과거 과부제조회사였던 현대중공업에 지원만 하면 받아주던 그런시절에

 

들어가신 나이 지긋하신 직영 근로자 분들은 연봉 7~8천 이상 받고 일하십니다. 제가 조선소 들어갈 당시만 해도

 

물량이 넘쳐흐르고 있을 때 였고 용접사들 한달에 몇백씩 번다드라.. 그런 소문이 많았고 실제로 취부나 용접 물량팀들은

 

많으면 한달에 800만원씩 벌어가고 그랬습니다.  공무원도 옛날에 마음먹고 공부 조금 하면 들어가던 시절에

 

들어가신 분들은 지금 공무원 준비생들에게는 우상의 대상이죠.. 즉! 남들이 알아채기 전에 일을 시작해야 한다는걸

 

느꼇습니다. 전 그걸 화물차 기사라고 생각하고 하고있습니다. 적성에도 나름 잘 맞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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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히키코모리 | 작성시간 10.03.16 생각이 진짜 진취적이시네요!!멋있습니다..
    제 고향이 바닷가 쪽이라 고향 친구들이 전부 조선소에 근무하는데..
    요즘 일거리 없다고 죽을려고 하네요..
    조선업 일하시는 분들에겐 죄송하지만..
    정말 조선업이 고생두 많이 하고.. 돈은 되는지 몰라도.. 너무 위험한거 같습니다..
    정말 조선소 다니는 친구들과 술한잔 할적엔 우리 부모님께 감사하며 살아갑니다..
  • 답댓글 작성자dreamfleet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10.03.17 위험하기도 하고 조선소 대부분이 시급제다보니 일이 없으면 월급이 확 줄지요;; 조선경기는 점점 악화되는것 같습니다;
  • 작성자지성군 | 작성시간 10.04.29 오랫동안 취부하셧으면.. 경력을 살려서 플랜트쪽으로 가셔도될듯한데 다른쪽으로 나가셧다니 흑흑.. 아무쪼록 화이팅입니다
  • 작성자신용불량자 | 작성시간 10.12.13 해양은 일이넘쳐나던데.... 소조립부터 야근하고..작년까지... 2교대풀돌리고... 예전에는 조선이 해양먹여살렸다는데 인제는 반대가될듯..
  • 작성자킬라큐 | 작성시간 14.05.06 이글도 오래된 사연이군요...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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