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른 아침 가만히 눈을 뜨면
쓸쓸함이 지키고 앉았다가 먼저 인사를 한다
언제부터였었나
이렇게 쓸쓸함이 나와 함께 먹고 마시고 잠자고
언제나 나보다 먼저 잠깨어
내가 일어나는 것을 지켜보기 시작한 지가
이불깃을 끌어올리고
아무도 몰래 눈물짓는 내 중년의 生 위에
오랜 지기처럼 다정히 찾아와
어깨를 다독여주는 쓸쓸함이여,
모처럼 장만한 멋진 의상을 떨쳐 입고
거울 앞에 서서 의기양양해 할라치면
어느 새 등뒤로 슬그머니 다가서서
광대처럼 구는 내 모습을 측은한 듯 바라보는구나
모임에 나가 하루 종일 웃고 떠들다가 돌아와
화장을 지우는 내 옆자리에
하염없이 앉아 있는 쓸쓸함이여,
원두커피 한 잔을 만들어 다탁에 앉으면
내 맞은편에 오도마니 앉아 있는 너를 보게 된다
이제는 어찌할 수 없이 함께 가야 할 동반자
너의 이름은 쓸쓸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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