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 태어나자 바람은 그리도 불었어라. 여리디 여린 몸일적부터 짓밟힘에 못이겨 그를 품어 낳은부모에게 조차 짓밟힘에 못이겨 그냥 튀쳐나가는 돌맹이처럼 세상아무데나 그져 놓여져 살다가 먹히지 아니하는 식은 밥딩이 꿀컥 꿀컥 얻어 삼키는 그릉뱅이 삶처럼 살다가 반기지 아니해도 그래도 집이라고 사랑해 주지 아니해도 그래도 부모라고 찾아와 살다가 세상 태어나서 처음으로 어느 여인과 보금자리 꾸미고 꿈같은 몇 해의 세월 귀여운 딸아이들도 보듬어 보는 아비의 자리에 살다가 아내는 훌쩍 가출하고 텅빈 가슴이 그리도 아리고 아려 애들만 보듬고 울고 울더니 술기로 마음을 삭히고 담배 연기로 가슴속 멍훌을 달래이더니 그 후로는 사람이 아니었다. 그래도 성한 눈알 두개는 빼어 내어둠을 밝혀 주었고 그래도 성한 팔다리 떼어내 해부용 실험대 위에서 순하디 순한 미소로 살고 뱃가죽은 훤히 뚫려 부끄럽디 부끄런 곳까지 모두 까보이고 너는 바람처럼 허공에 떠 춤사위를 춘다. 푸르디 푸른 잔듸밭을 밟고 너를 만지고 노는 그 고운 손길을 느끼며 너는 네 삶을 주어 버리는구나! 죽어서 까지도 곱게 곱게 주어 버리는구나! 어 느 삶 / 권 정 하 |
다음검색
恨 (아쟁) / 김수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