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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

플라톤의 세계제작자 '데미우르고스' 그 비밀을 벗기다

작성자유토피아|작성시간19.01.02|조회수428 목록 댓글 0
플라톤은 「티마이오스」편에서 세계를 제작하는 신적인 匠人 ‘데미우르고스’를 도입한다.

 

플라톤의 세계제작자는 플라톤주의 철학에서 우주의 형이상학적 원리 내지 만물의 원인으로 해석되기도 하고, 영지주의의 악하고 어리석은 조물주로 왜곡되기도 하며, 유대교, 기독교, 이슬람교의 창조주로 변모하기도 한다. 

 

 『티마이오스』는 키케로가 라틴어로 번역하였는데, 중세 서유럽에 알려진 유일한 대화편이다.

중세와 신플라톤주의가 유행한 초창기, 다른 대화편보다 『티마이오스』의 영향이 더욱 컸던 점이 호기심을 자아내는 까닭은 다른 저술보다 단순하고 어리석어 보이는 주장이 훨씬 많이 포함되어있기 때문이다. 『티마이오스』는 철학적으로 중요하지 않지만, 역사 속에서 영향을 크게 미쳤기 때문에 자세히 고찰할 필요가 있다.

 

『티마이오스』에서는 초기 대화편엔 소크라테스가 중요한 위치를 차지했으나 이 부분에서는 피타고라스가 이어 받는다. 『티마이오스』에서는 수가 세계를 설명하는 원리라는 견해를 어느 정도까지 포함한 피타고라스 학파의 학설들이 주로 채용된다. 헤라클레스의 기둥(지브롤터 해협 동쪽 끝에 솟아 있는 바위 두 개를 가리킨다.) 사이 멀리 떨어진 곳에 있으며 리비아와 소아시아를 합친 규모보다 더 큰 섬이라 전해지는 아틀란티스의 전설을 이야기한다. 다음에 피타고라스 학파 출신 천문학자인 티마이오스가 인간 창조에 이르기까지 세상의 역사를 말하기 시작한다.

 

세계의 창조

 

지성과 이성으로 불변하는 존재를 파악하고 의견으로 변화하는 존재를 파악한다. 감각 가능한 세계는 영원하지 않으며 신이 창조한 세계임이 틀림없다. 신은 선하기 때문에 영원한 존재의 원형에 따라 세계를 만들었다. 또 신은 질투심이 없으므로 만물이 가능한 한 자신과 닮기를 원했다. “눈에 보이는 세계 전체가 쉬지 않고 규칙도 질서도 없이 운동한다는 사실을 발견하고는 무질서한 세계를 질서 있는 세계로 만들었다네.”(『티마이오스』에서) 따라서 플라톤의 신은 유대교나 그리스도교의 신과 달리 무에서 세계를 창조하지 않고 이전에 존재했던 물질을 재배열했을 따름이다. 신은 영혼 속에 지성을, 육체 속에 영혼을 불어넣었다. 신은 세계 전체를 영혼과 지성을 갖춘 살아 있는 생물로 만들었다. 세계는 하나일 뿐인데, 세계가 하나 이상 존재하지 못하는 까닭은 신이 파악한 영원한 원본과 가능한 한 일치하게 설계하여 창조한, 모사한 세계이기 때문이다. 세계 전체는 눈에 보이는 한 생물로서 다른 모든 생물들을 전부 자신 안에 품고 있다. 세계가 구형인 까닭은 유사성이 비유사성보다 더 공평하고 구체(球體)만은 어디에서 보나 비슷하기 때문이다. 세계가 회전하는 까닭은 원운동이 가장 완벽한 운동이기 때문이다. 또 이러한 원운동이 세계가 하게 되는 유일한 운동이기 때문에 손과 발은 필요 없다.

 

4원소인 불, 공기, 물, 흙(동양의 오행은 木 火 土 金 水 이다.)은 제각기 겉보기에 따라 수로 나타내며, 연비례 관계를 맺어 예컨대 불과 공기의 비는 공기와 물의 비와 같고 물과 흙의 비와 같다. 신은 세계를 창조할 때 4원소 모두를 사용했으므로 세계는 완벽하게 만들어져 나이를 먹지도 병들지도 않는다. 비례관계에 따라 조화를 이룬 세계는 우애 정신으로 결속되므로 신이 아니고서는 조화로운 비례를 깨지 못한다.

 

시간의 기원

신은 먼저 영혼을 만들고 나서 육체를 만들었다. 영혼은 나뉘지 않으면서 변지 않는 부분과 나뉘면서 변하는 부분이 혼합된 존재이며, 제3의 본질로서 중간에서 매개하는 역할을 한다. 여기서 시간의 기원을 설명하는 피타고라스 학파의 행성 이야기가 나온다.

 

아버지이자 조물주는 그 자신이 움직이고 살아 있게 만든 피조물과, 창조된 연원한 신들의 영상을 보자 기뻐했으며, 기쁨에 넘쳐 모사한 피조물을 원본과 훨씬 더 닮게 만들려고 결심했다. 조물주는 원본이 영원하듯 우주를 가능한 한 영원한 존재로 만들려 했다. 그런데 이상적인 존재의 본성은 영원성을 지녔으나, 영원한 속성을 완전하게 피조물에게 부여하는 일은 불가능했다. 그래서 조물주는 움직이는 영원한 영상(映像, Image)을 만들기로 결심하고, 하늘을 질서정연하게 정돈할 대 수적인 비례에 따라 움직이는 영원한 영상을 만들었으니 영원성 자체는 그대로 불변한다. 이렇게 움직이지만 불변하는 영상을 시간이라 부른다.

 

시간이 존재하기 전에는 낮도 없고 밤도 없었다. 우리는 그 영원한 본질에 대해 존재했다거나 존재 할 것이다라고 말해서는 안 되며, 존재한다고만 말해야 맞다. 이것은 ‘움직이는 영원한 영상’에 대해서는 존재했거나 존재할 것 이다라고 하는 말이 맞다.(영원한 본질은 시간에 구애받지 않는다.)

시간과 하늘은 동시에 존재하게 되었다. 조물주가 태양을 만들어서 낮과 밤이 연속되게 하여 수를 생각하게 만들었다. 낮과 밤, 달과 해를 보면서 수에 대한 지식을 창안했으며, 우리에게 시간 개념이 생겨났고, 여기서 철학이 유래했다. 철학은 우리 시력의 덕택으로 얻은 크나큰 혜택이다.

생물에는 신, 새, 물고기, 육상 동물 이렇게 네 가지 종류가 존재한다. 신들은 주로 불로 이루어지며 고정된 별들은 신성한 존재로서 영원한 생물이다. 조물주는 신들을 멸하지 않는다. 조물주는 죽지 않는 신성한 부분을 만들고 나서 다른 모든 생물들의 죽는 부분을 만드는 일은 신들에게 맡겼다.

 

윤회설

티마이오스의 말에 따르면 조물주는 별마다 영혼을 하나씩 만들어주었다. 영혼들은 감각하고 사랑하고 두려워하고 분노할 줄 안다. 만약 영혼들이 감각 같은 성향들을 극복한다면 올바르게 살게 되지만, 극복하지 못한다면 올바르게 살지 못하게 된다. 만약 인간이 잘 살면 죽은 다음에 자신의 별에서 행복하게 살게 된다. 그러나 악하게 살면 다음 생애에 여자로 태어날 것이다. 만약 남녀가 악행을 거듭하면 다음 생애에 짐승이 되어 마침내 이성이 승리를 거두는 날가지 윤회를 거듭한다.

 

제3공간의 이론

흙, 공기, 불, 물은 제일 원리가 아니며 기본 문자도 아니고 기본 요소도 아니다. 4원소는 심지어 음절이나 최소 합성물도 아니다. 예컨대 불은 이겅이 아니라 이런 것, 말하자면 실체가 아니라 오히려 실체의 상태라 불러야 마땅하다. 이 지점에서 한 가지 의문이 생긴다. 지성이 파악한 본질은 이름일 뿐인가? 답은 정신mind이 참된 의견true opinion과 동일한가 아닌가에 달려있다고 한다. 만약 정신이 참된 의견과 동일하다면, 지식은 본질에 대한 지식임이 분명하므로 본질은 단지 이름일 뿐이다. 그런데 정신과 참된 의견이 확실하게 차이를 나타내는 까닭은 전자가 신의 명령으로 주입되는 반면에 후자는 설득으로 주입되기 때문이다. 또 전자는 참된 근거를 동반하지만, 후자는 그렇지 않다. 모든 인간이 참된 의견을 공유하지만, 정신은 신들의 속성이며 극소수 인간만이 지니는 속성이다. 이러한 논의는 본질계와 무상하게 변하는 감각 사물계 사이의 중간에 자리 잡은 공간이 있다는 조금 기이한 공간 이론으로 이어진다.

 

언제나 동일하고 창조되지 않았으며 파멸하지도 않는 존재가 있는데, 외부에서 자신 안으로 아무 것도 받아들이지 않고 다른 어떤 존재로 되지도 않지만, 눈에 보이지 않고 어떤 감각으로도 지각될 수 없기 때문에 지성의 관조를 통해서만 파악된다. 또 이러한 존재와 같은 이름을 지닌 그것과 닮은 또 다른 본성이 있는데, 감각으로 지각되고 창조되었고 언제나 움직이고 한 장소에 있다가 사라지기 때문에 의견이나 감각으로 파악된다. 아음으로 공간이라는 제3의 본성이 있는데, 영원하며 파멸하지 않고 창조된 모든 사물의 거처가 되며, 감각의 도움이 없이 일종의 가짜 이성으로 파악되기 때문에 전혀 실재성을 갖지 못한다. 우리가 꿈에서처럼 바라보면서 몬든 존재가 필연적으로 한 장소에 나타나며 틀림없이 공간을 차지하지만, 하늘에도 땅에도 존재하지 않는다고 말한다. - 나는(러셀) 위에서 인용한 아주 어려운 구절을 완벽하게 이해한 척할 생각은 추호도 없다.

 

 

물질계의 구성 요소는 삼각형이다.

티마이오스의 주장에 따르면, 물질계를 구성하는 진짜 요소는 흙, 공기, 불, 물이 아니라 두 가지 직각삼각형인데, 하나는 정삼각형의 절반인 직각삼각형이고 다른 하나는 이등변삼각형의 절반인 직각삼각형이다. 원래 만물은 혼돈 속에 있고, 우주를 형성하도록 배열하면서 신은 삼각형의 형상들을 이용해 질료를 빚었다고 한다. 가장 아름다운 두 삼각형들로 다섯 가지 정다면체 가운데 네 가지 정다면체를 구성하는 일이 가능하며, 4원소 각각을 구성하는 각 원소는 정다면체이다. 흙을 구성하는 원소는 정육면체이고, 불을 구성하는 원소는 정사면체이며, 공기를 구성하는 원소는 정팔면체이고, 물을 구성하는 원소는 정이십면체이다.

 

             

         정사면체                  정육면체                 정팔면체              정이십면체            정십이면체

 

 지금까지 발견된 정다면체의 5가지뿐이다.

 

정사면체, 정팔면체, 정이십면체는 각 면이 삼각형이다. 정십이면체는 오각형이라 삼각형 두 개로 구성될 리가 없다. 이러한 까닭에 플라톤은 4원소와 관련해서 정십이면체를 활용하지 않는다.

플라톤은 정십이면체에 대해 “신이 우주의 본을 뜰 때 다섯 번재 조합을 사용했다”고 말할 따름이다. 이 말은 모호한데, 우주가 정십이면체임을 암시한다. 그러나 다름 곳에선 구형이라고 말한다. 오각형은 언제나 마력을 지닌 형상으로 유명하며, 겉보기에 이러한 견해는 오각형을 ‘건강’으로 부르는데 종교 단체의 회원을 알아보는 상징으로 사용했던 피타고라스 학파에 기인한다.

 

 

인간의 영혼 창조

 

티마이오스는 인간이 지닌 두 가지 영혼을 설명하는데, 하나는 죽지 않는 영혼이고 다른 하나는 죽는 영혼이다. 죽지 않는 영혼은 조물주가 창조했고, 죽는 영혼은 신들이 창조했다. 죽는 영혼은 억제하기 힘든 가혹한 애착들, 첫째 악행을 쉽게 저지르게 하는 쾌락, 다음으로 선행을 가로 막는 고통, 또 성급함과 두려움이라는 어리석은 조언자와 좀처럼 달래기 어려운 분노, 쉽게 길을 잃고 마는 희만의 지배를 받는데, 신들은 필연적인 법칙에 따라 이러한 애착들을 비이성적인 감각이나 모든 것을 감수 하는 사랑과 섞어서 인간을 만들었다. 죽지 않는 영혼은 머릿속에 있고, 죽근 영혼은 가슴속에 있다.

 

 

러셀의 결론

『티마이오스』에서 어떤 부분을 진지하게 받아들이고 어떤 면을 공상의 유희로 간주해야 할지 알기는 어렵다. 나는 혼돈의 질서를 부여하는 창조에 대한 설명은 아주 진지하게 받아들여야 하며, 4원고 사이의 비례나 4원소를 비롯한 정다면체들과 정다면체의 구성요소인 삼각형의 관계도 진지하게 받아들여야 한다고 생각한다. 플라톤도 시간과 공간에 대한 설명은 분명히 믿으며, 창조된 세계가 영원한 원형의 모사라는 견해도 믿었다. 세계 속에 필연과 목적이 혼합되어 있다는 믿음은 철학이 생겨나기 오래 전부터 그리스인들이 모두 실제로 공유한 일반화된 믿음이다. 플라톤은 일반화된 믿음을 수용함으로써 그리스도교 신학을 괴롭힌 악의 문제를 회피했다. 나는 플라톤이 세계 생물의 의미를 진지하게 받아들였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내가 생각하기에는 윤회에 관한 세부 내용이나 신들에 부여한 역할을 비롯한 다른 필요 없는 내용은 그럴싸해 보이도록 구체성을 부여하려 덧붙인 말에 지나지 않는다.

앞서 말했듯이 이 대화편 전체는 고대와 중세 사상에 미친 연향이 크기 때문에 연구해볼 만한 가치가 있다. 이러한 영향은 공상적인 면이 나타나지 않는 부분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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