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자얽힘(quantum entanglement)이란 하나의 입자를 둘로 쪼개서 아주 먼 거리에 위치시키더라도 한 쪽의 스핀(spin) 방향이 정해지면 동시에 다른 쪽의 스핀 방향이 반대로 정해지는 현상을 말한다.
예를 들어 양자 하나를 지구에 두고, 그와 얽혀 있는 다른 양자 하나를 100만 광년 떨어진 먼 우주에 두더라도, 지구의 양자가 스핀업이 되면 먼 우주의 양자는 동시에 스핀다운이 되는 현상이다.
양자역학에서 양자얽힘은 두 부분계 사이에서 존재할 수 있는 일련의 비고전적인 상관관계를 의미한다.
얽힘은 두 부분계가 공간적으로 서로 멀리 떨어져 있어도 존재할 수 있다.
예를 들어, 두 입자를 일정한 양자 상태로 둬서 두 입자의 스핀이 항상 반대된다고 가정한다.
양자역학에 의하면 측정하기 전까지는 두 입자의 상태를 알 수 없다.
하지만 측정을 통해 그 순간 한 계의 상태가 결정되고 이는 즉시 그 계와 얽혀 있는 다른 계의 상태까지 결정한다.
마치 정보가 한 계에서 다른 계로 순식간에 이동한 것처럼 보이게 한다.
소립자가 붕괴하여 전자와 양전자와 나뉘었을 때, 전자는 음전하를, 양전자는 양전하를 가진다.
물리량은 동일하지만 반대의 전하를 가진다.
양자얽힘은 여기서 전자를 스핀업하면 양전자가 스핀다운되고, 양전자를 스핀업하면 전자가 스핀다운된다.
즉 입자 하나를 둘로 쪼갠 후, 한 입자의 상태를 바꾸면 다른 한 입자는 동시에 그와 반대 상태로 바뀐다.
만약 전자를 지구에 둔 간다면, 이 경우에도 역시 전자를 스핀업하면 베텔기우스의 양전자가 동시에 스핀 다운한다.
만약 지구가 태양계에서 약 640광년 정도 멀리 떨어진 베텔기우스와 통신한다면, 지구가 보낸 연락은 베텔기우스에 약 640년이 지난 뒤에 도착한다.
베텔기우스에서 지구로 보낸 연락 또한 마찬가지이다.
따라서 빛의 속도로 통신한다고 해도 연락을 주고받는데 최소 1280년의 세월이 걸리게 되는데, 여기서 양자얽힘 현상이 적용된다면 아무리 멀리 떨어진 곳이라도 동시에 통신할 수 있어서 연락이 수월해진다.
이러한 양자 얽힘 개념이 등장한 후, 양자암호, 양자컴퓨터 등의 연구 및 개발, 실험 등은 꾸준히 진행되고 있으며, 이를 통해 양자얽힘 이론의 예측을 실증할 수 있었다.
한쪽에서는 철학적인 논의도 꾸준히 진행되었는데, 그중 하나가 양자얽힘 현상이 국소성의 원리를 위배한다는 주제이다.
국소성의 원리는 계의 상태에 관한 정보가 항상 그 계의 주위를 통해서만 매개될 수 있다는 원리를 말하는데, 만약 양자얽힘 현상에 의해서 정보가 전달된다면 별도로 주위를 통하지 않고도 정보를 전달할 수 있기 때문에 국소성의 원리와 모순된다.
결국 양자 얽힘 과정에서 실제로 정보가 어떤 식으로 전달되는지에 대한 논의는 계속 진행되었다.
양자얽힘은 국소성의 원리를 위반하지만, 빛보다 빨리 정보를 전달할 수 없기 때문에 상대성 이론을 위배할 수 없다.
양자얽힘을 통하여 고전적인 정보와 양자역학적인 정보를 함께 보낼 방법이 존재하는데, 이것을 바로 양자전송이라고 부른다.
그러나 이 경우에도 역시 정보를 빛보다 빠르게 전송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양자얽힘은 양자역학의 코펜하겐 해석에서 유도되는 결론 중 하나이지만, 비직관성에 의해서 아인슈타인을 비롯한 여러 과학자에게 환영받지 못했다.
이들은 양자역학의 표준해석방법인 코펜하겐 해석을 받아들이지 않았고, 그 대신 숨은 변수 이론을 만들었다.
이 이론은 아직 알려지지 않은 결정론적 매개변수가 상호작용을 유도한다는 내용인데, 코펜하겐 해석의 확률적인 해석을 반대하는 입장이었다.
1935년, 알베르트 아이슈타인, 보리스 포돌스키, 네이선 로젠은 양자역학의 비국소적이고 비직관적인 현상에 대한 사고 실험인 EPR 역설을 발표했다.
양자역학과 비슷한 물리 현상을 예측하면서 국소성 원리 또한 만족하는 숨은 변수 이론을 찾기 위해 노력했다.
1964년에 존 벨은 모든 숨은 변수 이론이 만족하지만, 양자역학은 만족하지 않는 벨 부등식이라는 조건을 유도했다.
실험 결과, 실제 물리 현상은 벨 부등식을 다르지 않는다는 사실이 밝혀져, 자연계는 숨은 변수 이론으로는 기술할 수 없다.
----------------------------------------------------------------------
얽힘이라는 단어 자체는 풀림의 반대말이다.
상관성의 예로 주사위를 던졌을 때의 예를 하나 들어보자.
1번 주사위에서 1이 나오면 2번 주사위에서도 무조건 1이 나와야 하고, 1번 주사위에서 2가 나오면 2번 주사위에서도 무조건 2가 나온다.
이렇게 주사위의 결과가 완전하게 상관관계를 가지고 같은 숫자의 결과로 상관관계를 가지는 경우, 마치 두 주사위를 던지는 결과 또는 두 주사위의 상태가 서로 얽혀있는 것처럼 보인다.
두 주사위를 던졌는데 하나의 결과만 본다면 다른 주사위의 결과가 뒤따라오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러한 상관성을 가진 상황만을 가지고 전문적인 양자물리학의 얽힘 상태로 보기는 어렵다.
얽힘 상태는 앞의 두 주사위처럼 극단적인 관측 결과의 상관성도 물론 포함하지만, 결과의 상관성이 보이게끔 하는 비국소성이라는 특성을 반드시 가지고 있어야 비로소 그 상관관계가 얽힘 상태가 된다.
비국소성과 국소성
비국소성은 양자얽힘 개념에서 핵심적인 특성이자, 결과의 상관성을 보이게끔 하는 메커니즘에 해당한다.
이에 관해 설명하기 위해 그 반대인 국소성에 대한 개념부터 설명해야한다.
누가, 언제, 어디서, 어떤 방식으로 던져도 항상 같은 숫자가 나오는 주사위가 두개 있다.
두 주사위는 서로의 형체도 잘 안 보일 정도로 멀리 떨어진 전혀 다른 장소로 던져진다.
이 경우, 두 주사위 간의 상관관계와 관련한 설들이 존재한다.
- 이론 1
주사위 내부에 두 가지 핵심적인 장치가 들어있다고 가정하는 것이다.
첫째는, 두 개의 주사위 각각에 완전히 똑같이 설계된 전자장치가 처음부터 내장되어 있다는 내용이다.
이 장치는 주사위를 던질 때마다 매번 주사위의 1에서 6까지의 임의의 정수 중에서 하나를 결과값으로 낸다.
그러나, 두 주사위가 똑같이 설계되어 있어서 같은 회차의 주사위를 던지면 항상 같은 숫자를 결괏값으로 낸다.
이러한 장치는 같은 시드를 활용한 난수 생성기와 같은 아주 간단한 컴퓨터 프로그램으로 충분히 실현할 수 있다.
두 번째는, 주사위 내부에 만능 센서 및 모션제어 시스템이 내장되어 있어서 주사위 주변의 환경을 모두 상세하게 측정하여 그 환경에 맞춰서 주사위 내부의 모터를 작동 시켜, 어떤 환경이든 간에 지금 회차에 전자 프로그램이 내보낸 출력에 해당하는 숫자가 윗면으로 보이게 한다.
여기서 주사위 주변의 환경은 온도, 습도, 주사위가 놓일 표면의 재질, 바람의 속도와 방향 등을 포함한다.
언뜻 보면 불가능할 것처럼 보이나, 결과적으로 윗면에 나오는 면이 여섯 면 중 하나이기만 하면 되기 때문에, 내장된 센서와 운동 제어장치가 완벽하지 않아도 기능은 할 수 있을 것이다.
- 이론 2
주사위 간의 상관관계에 대한 한가지 설이 더 있다. 현실적으로 이루어질 수 있는가는 고려하지 않았으며, 이론적으로 추측한다. 두 주사위가 서로 같은 숫자를 내는 방법에서, A 주사위가 윗면에 a라는 숫자가 나오면 상대 주사위인 B에도 윗면이 a가 된다. 즉, 아무리 멀리 떨어져 있어도 한쪽의 결과가 나올 때 거의 동시에 정보가 전달되어 다른 쪽도 결과가 동일하게 적용된다. 상대론의 원리인 '어떤 정보도 빛의 속도보다 빠르게 전달될 수 없다'를 위배한다.
국소성의 원리란, 서로 멀리 떨어져 있는 두 물체는 절대로 서로를 직접적으로 간섭할 수도, 영향을 줄 수도 없다는 이론이다. 이론 1의 경우에는 원리상 국소성을 위배하지 않는다. 비교적 구체적이고 어느 정도 검증될 가능성도 있다. 주사위 내부에 존재하는 장치를 제작하는데 다소 고난도의 기술력이 동반될 수는 있겠지만, 장치는 상대 주사위에서 어떤 일이 일어나든 전혀 고려할 필요가 없다. 단지 장치가 존재하는 자신의 주사위의 주변 환경만 잘 관리하면 두 주사위 간의 상관관계를 설명할 수 있다. 서로 정보를 주고받을 수 있더라도, 빛의 속도보다 느리게 통신한다고 하면 이는 국소성의 원리를 위배하는 것이 아니다. 반면에, 이론 2의 경우에는 한쪽 주사위의 숫자가 정해지면 다른 한쪽의 주사위 또한 동시에 숫자가 정해지기 때문에 국소성의 원리를 위배할 수 있다. 이런 상황을 바로 비국소성의 특성을 가진다고 말한다. 상관관계를 설명할 때 국소성의 원리를 만족하는 이론이 적용된다면 이 상관성은 고전적 상관성이며, 비국소성의 특성이 필요한 상관관계라면 이 상관성은 얽힌 상태, 또는 얽혀있는 상관성이다. 그러나 상관성이 있는 두 물체의 상태는 모두 '국소성의 원리를 따르는 방법으로 설명이 가능한지', 즉, 모든 상관성은 '고전적인 상관관계인지' 묻는다면, 전통적으로 현실 세계를 설명하는 물리학 이론들은 국소성의 원리를 따랐다. 아인슈타인을 포함한 많은 사람은 국소성의 원리를 믿었고, 우리는 관측한 두 물체의 결과가 상관관계가 있다면 당연히 그들 각각의 내부에 무슨 일이 일어났기 때문에 상관관계가 발생하는 것이라고 추측한다. 이론 1과 이론 2처럼 결과가 상관성을 가지는 두 물질이 발견된다면, 실험 물리학자들은 그 물체의 내부부터 철저하게 조사한다. 정말 국소성의 원리를 따른다면 주사위에 어떠한 프로그램이나 내부장치가 있을 테니 물질의 내부부터 들여다보는 것이다. 고체를 단계별로 점점 쪼개서 원자 단위까지 살펴보는 실험을 한다거나, 원자를 더 쪼개는 입자 가속기 실험 등, 실험 물리의 많은 예시는 간단히 말해서 이러한 방법론에 따라 진행된다. 물체의 내부에서 어떠한 장치가 발견된다면 물체의 상관성은 역시 국소성의 원리에 입각한 거라고 결론지을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 많은 경우의 상관성은 국소성의 이론을 따르고 있기도 하다.
그러나, 바로 위에서 언급한 내부 장치나 제어장치가 발견되지 않았을 때는 이런 검증 방법으로는 마땅히 내릴만한 결론이 없다. 실험적인 방법이 정확하지 않았거나 오류가 있어서 발견하지 못한 것일 수도 있고, 상관성에 대한 메커니즘이 정말로 비국소성의 특성이 있을 수도 있고, 또는 지금까지 생각하지 못한 전혀 새로운 방식으로 동작하는 것일 수도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