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자들이 최초로 핵을 쪼개는 데 성공한 것은 1932년이다.
영국 케임브리지의 코크로프트와 월턴이 고전압 발생 장치를 만들어 양성자를 리튬 원자에 쏘았다. 리튬은 붕괴되면서 아인슈타인의 E=mc2에 해당하는 에너지를 발생시켰다. 하지만 생성되는 에너지보다 실험에 투입되는 에너지가 더 컸기 때문에 이 에너지를 상업적으로 이용할 수 있을 거라고는 전혀 예측하지 못했다. 이는 방사성 물질을 사용하지 않은 최초의 인공 핵반응이었다.
당시 중성자를 원자에 충돌시켜 핵이 변환되는 것을 연구하던 수많은 과학자들 가운데 우라늄의 핵분열을 발견한 것은 독일의 오토 한과 프리츠 슈트라스만이었다. 그들은 1938년 말 우라늄에 중성자를 쏘면 우라늄이 쪼개지고, 여기서 두세 개의 중성자가 나와서 이것이 연쇄반응을 일으킨다는 놀라운 사실을 발견했다. 우라늄보다 더 무거운 원소를 만들려는 목적이었는데, 그보다 훨씬 가벼운 원소가 검출되었던 것이다. 즉, 우라늄은 바륨(Ba)과 크립톤(Kr)으로 분열한 후 두세 개의 중성자를 방출하고, 또한 질량 결손에 의해서 막대한 에너지가 연쇄적으로 발생한 것이다. 바로 이것이 세계를 깜짝 놀라게 했던 원자폭탄의 기본 원리이다.
당시 독일은 히틀러가 집권하여 1939년 제2차 세계대전이 일어나게 된다. 오토 한은 파시스트 독일을 떠나 스웨덴에 있던 오스트리아인 동료 리제 마이트너에게 이 현상을 편지로 알렸다. 마이트너는 그의 조카인 물리학자 오토 프리시와 우라늄 분열 메커니즘을 밝혀냈다. 그들은 핵이 쪼개지는 과정에서 에너지가 방출되는 현상이 생물 세포의 분열과 비슷하다고 하여 ‘핵분열(nuclear fission)’이라는 표현을 사용했다.
헝가리 출신의 레오 실라르드는 1933년 나치의 유대인 사냥에서 벗어나 영국 런던으로 건너왔다. 바로 그 무렵 그는 제1차 세계대전이 시작되기 전인 1914년 웰스가 쓴 소설 『자유로워진 세계』를 읽었다. 그리고 인위적 핵붕괴를 이용하는 원자탄에 대한 공상과학적인 묘사를 읽고 웰스의 상상력에 공감하며 다음과 같이 요약했다. “산업에 이용할 목적으로 대규모의 원자에너지 방출, 원자탄의 개발 그리고 세계대전······ 영국, 프랑스 그리고 아마도 미국을 포함하여 중부 유럽에 위치한 강국 독일과 오스트리아에 대항하여 싸우는 세계대전” 웰스는 이 책에서 1956년에 전쟁이 일어나서 세계의 주요 도시들이 원자폭탄에 의해 모두 파괴된다고 예언했다.
이에 자극을 받은 실라르드는 핵의 연쇄반응을 발견하여 핵에너지를 이용할 수 있는 길을 열었다. 한편 이탈리아의 물리학자 페르미는 양자이론에 대한 공헌으로 1938년 노벨상 수상식에 참여한 뒤, 무솔리니의 파시즘 정권을 피해 미국으로 망명했다. 1942년 페르미는 실라르드와 함께 시카고대학교의 실험실에서 처음으로 연쇄반응에 성공했다. 실라르드는 1939년에는 아인슈타인과 함께 루스벨트 대통령에게 편지를 보내 핵무기 개발을 비밀리에 건의했다. 하지만 대통령이 조치를 취한 것은 영국의 물리학자들이 핵무기 제작이 얼마나 쉬운 지 보여 준 1941년이 되어서였다. 마침 일본이 진주만을 공격했고, 이에 자극을 받은 루스벨트는 핵폭탄 제작 연구를 지시했다. 이른바 맨해튼계획이었다. 미국 버클리대학교의 물리학자 로버트 오펜하이머가 로스 알라모스 연구소장이 되어 여러 학자들과 함께 원자폭탄을 만들기 시작했다.
1945년 8월 6일, ‘리틀 보이’가 히로시마에 떨어졌다. 3일 뒤에는 ‘팻맨’이 나가사키를 초토화시켰다. 안전판이 붙어 있는 긴 쓰레기통처럼 생긴 폭탄이 B-29로부터 투하되는 데는 43초가 걸렸다. 세로 3미터, 가로 0.76미터 크기의 폭탄은 육안으로 보기에는 작은 점이었다. 폭탄 내부에서 중성자 방출이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는 과정은 100만분의 1초밖에 걸리지 않았다. 처음에 9킬로미터 상공에서 폭탄이 투하될 때는 차가운 공기 속을 표류하고 있었지만, 연쇄 반응이 일어나기 시작한 약 600미터 고도에서 폭탄은 섭씨 26.5도의 상쾌한 바람을 맞고 있었다. 우라늄 파편은 빛에 근접한 속도로 쪼개지면서 삽시간에 태양의 중심온도인 1,000만 도에 도달했고, 온도는 계속 올라갔다.
짧은 시간 동안 폭탄의 중심에는 우주가 창조되는 최초의 순간이 만들어졌다. 먼저 감마선은 넓게 퍼진 화살처럼 지상을 향해 뿜어졌다. 그 후 감마선보다 조금 늦게 하늘이 찢어지는 것처럼 우리가 눈으로 볼 수 있는 섬광이 나타났다. 우리 은하의 저편으로부터 거대한 태양이 나타난 것 같았다. 하지만 그것은 날마다 대지 위로 떠오르는 태양보다 몇백 배나 넓게 하늘을 채우고 있었다. 연쇄반응을 통해 생성된 에너지의 최소한 3분의 1이 섬광으로 분출되었다.
나머지 열기는 어마어마한 가속도로 공기를 밀어냈다. 세상에서 가장 빠른 허리케인보다 몇 배나 빠르게 이동했다. 아니 너무나 빨라서 오히려 조용했다. 어떤 강력한 소리보다도 더 빠르게 질주했기 때문이다. 그 결과 대기는 밀려나간 공간을 채우기 위해 반대 방향으로 몰려들었고, 곧이어 거대한 버섯 모양의 구름이 솟아올랐다. 이 모든 과정이 일어나는 데 걸린 시간은 불과 몇 초에 지나지 않았다. 폭탄은 다이너마이트 2만 톤에 달하는 에너지를 방출했고, 수십만 명이나 되는 사람들의 목숨을 즉시 앗아갔다. 그 후로도 방사능 낙진과 오염에 의해 그 두 배가 넘는 피해자들을 만들어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