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발(創發)또는 떠오름 현상은 하위 계층(구성 요소)에는 없는 특성이나 행동이 상위 계층(전체 구조)에서 자발적으로 돌연히 출현하는 현상이다.
또한 불시에 솟아나는 특성을 창발성( emergent property) 또는 이머전스( emergence)라고도 부른다. 자기조직화 현상, 복잡계 과학과 관련이 깊다.
시간이 지나도 전체는 어떤 구성요소보다도 더 오래 존속한다는 것은 복잡한 체제를 정의하는 특징이다.[9]
복잡한 것은 단순히 뒤엉켜 있는 것과는 다르다. 이것은 창발의 여부를 가지고 명확하게 구분된다. 많은 구성요소를 가지고 있다 해도 거시적인 새로운 질서가 나타나지 않는다면 그것은 뒤엉킨 시스템에 불과하다. 창발이 일어날 때 비로소 복잡계라고 할 수 있다.[10]
창발성은 복잡계 과학의 기본 주제이다.
여기서 창발성은 상호작용하는 다수의 구성원(개체)으로 형성된 계에서 발생하는, 계의 전역적인 동작을 나타내는 전문 용어로써 시스템 이론에서 주로 사용된다. 복잡계 과학의 연구 대상은 사람의 뇌나 생태계같이 상호 관계가 중요한 현상이다. 이들을 통틀어 복잡계라고 부른다. 복잡계는 적어도 두 가지 면에서 공통점이 있다. 첫째, 복잡계는 단순한 구성 요소가 수많은 방식으로 상호작용한다. 가령 사람 뇌는 수십억 개의 신경세포가 거미줄처럼 연결되어 있다. 주식시장은 수많은 투자자들로 들끓는다. 둘째, 복잡계는 환경의 변화에 수동적으로 반응하지 않고 구성 요소를 재조직하면서 능동적으로 적응한다. 사람 뇌는 끊임없이 신경세포의 회로망을 재구성하면서 경험을 통해 학습하고 환경에 적응한다. 즉, 복잡계는 단순한 구성 요소가 상호간에 끊임없는 적응과 경쟁을 통해 질서와 혼돈이 균형을 이루는 경계면에서, 완전히 고정된 상태나 완전히 무질서한 상태에 빠지지 않고 항상 보다 높은 수준의 새로운 질서를 형성해낸다. 복잡계의 창발적 운동은 예측할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며, 계를 구성하는 개개의 성분을 독립적으로 분석하여 알아낸 지식들로부터는 만들어 낼 수 없는 운동이다.[11]
복잡계는 간단하게 이야기하면 창발현상을 보이는 시스템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런데 복잡계의 개념과 이론은 자연과학과 사회과학의 다양한 분야에서 함께 발전해왔기 때문에 일률적으로 통일된 정의는 없다. 흔히 인용되는 여러 분야의 학자들이 내리는 정의도 다양하다. 이러한 관점의 차이는 창발이 일어나기 위해 시스템이 갖춰야 하는 특징과 그것을 표현하는 방식의 차이 때문이다.[12]
복잡성에는 똑같은 대상에 대해 이야기하더라도 이를 바라보는 축척에 따라 복잡성의 정도가 달라진다는 중요한 특징이 있다. '축척이 작아진다'는 것은 더욱 가까이 접근하는 것, 즉 보다 미세한 부분까지 바라본다는 뜻이다. 축척이 원자와 분자 각각을 구분할 수 있는 수준으로 내려가면 복잡성은 급격히 커진다. 이것은 동일한 구성요소들을 모아놓은 시스템이라고 해도 축척에 따라 복잡성의 변화양상은 다양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 그리고 이러한 경향은 기업 조직에도 적용된다. 이러한 복잡성의 관점에서 복잡계를 다시 정의하면, 복잡계는 축척을 변화시킴에 따라 그 복잡성이 뚜렷한 변화를 보이는 시스템을 말한다. 이와 같이 축척이 커지며 새로운 질서가 나타나는 것이 바로 앞서 이야기한 창발이다.[13]
복잡계의 행동은 언뜻 보아 무질서한 것 같다. 왜냐하면 구성요소의 상호작용이 고도로 비선형적인 행동을 나타내기 때문이다. 비선형세계에서는 초기 조건에서 발생하는 작은 변화가 출력에서는 엄청나게 큰 변화를 야기한다. 그러한 현상의 하나가 혼돈(카오스)이다. 카오스는 바다의 난류 또는 주식 가격의 폭락처럼 불규칙적이며 예측하기 어렵다. 그러나 복잡계는 혼돈 대신 질서를 형성해낸다. 혼돈과 질서의 균형을 잡는 능력이 있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서 혼돈계와 복잡계는 비선형이라는 점에서 같지만 혼돈계에는 혼돈이, 복잡계에서는 질서가 나타난다는 면에서 다르다.
복잡계는 단순한 구성요소가 상호간에 끊임없이 적응과 경쟁을 통해 질서와 혼돈이 균형을 이루는 경계면에서, 완전히 고정된 상태나 완전히 무질서한 상태에 빠지지 않고 항상 보다 높은 수준의 새로운 질서를 형성해 낸다. 이를테면 단백질 분자는 생명체를, 기업이나 소비자는 국가 경제를 형성한다. 단백질 분자는 살아 있지 않지만 그들의 집합체인 생물은 살아 있다. 생명은 단백질이 완전히 고착되거나 완전히 무질서한 상태에서는 솟아날 수 없다. 질서와 혼돈 사이에 완벽한 평형이 이루어지는 영역에서 생명의 복잡성이 비롯된다.
이처럼 혼돈과 질서를 분리시키는 극도로 얇은 경계선을 혼돈의 가장자리(edge of chaos)라 한다. 요컨대 생명은 혼돈의 가장자리에서 창발하는 것이다. 생명은 혼돈의 가장자리에서 한쪽으로는 너무 많은 질서, 다른 한쪽으로는 너무 많은 혼돈 속으로 언제든지 빠져들 위험을 간직한 채 평형을 지키려는 유기체의 특성이라 할 수 있다. 혼돈의 가장자리는 복잡성 과학을 상징하는 용어가 되었다. 복잡계는 혼돈의 가장자리에서 가장 복잡한 행동을 창발함과 동시에 환경에 가장 잘 적응할 수 있기 때문이다.
복잡성 과학은 1980년대에 등장한 풋내기 과학이며 장래가 반드시 낙관적인것만은 아니다. 그럼에도 거의 모든 자연 세계와 사회 현상이 복잡계로 간주될 수 있기 때문에 창발의 원리를 밝히려는 복잡성 과학에 거는 기대는 상상 외로 크고 뜨거울 수밖에 없다.[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