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27년, 브뤼셀에서 열린 제 5차 솔베이 컨퍼런스(물리학 학술 회의)
참석자의 기념 사진입니다.
당대 내로라하는 세계적인 물리학자가 거의 다 모였습니다.
이 사진에 찍힌 물리학자 29명 중 17명이 노벨물리학상을 받았거나
앞으로 받게 될 분들입니다.
앞 줄 중앙에 아인슈타인이 보이네요.
앞 줄 중앙 자리의 의미는 끝판대장을 상징한다고 생각됩니다.
오른쪽에 닐스 보어도 보이고요.
그 뒤에 하이젠베르크,
아인슈타인 뒤쪽에 슈뢰딩거도 보입니다.
사진상 아인슈타인 왼쪽에 로렌츠가 보입니다.
로렌츠 변환이라고 다들 들어보셨을 겁니다. 로렌츠는 끝판 앞 대장 쯤 되겠죠?
그 옆에 유일하게 노벨물리학상을 2회 수상한 여성참가자 퀴리 부인도 있습니다.
5차 솔베이 회의 주제는 '광자'와 '전자'였습니다.
이 모임에서 가장 두각을 나타낸 사람은 단연 닐스 보어였습니다.
회의 기간 내내 펼치진 구차한 내용들은 접고, 핵심으로 날아가겠습니다.
보어는 회의 기간 내내 강력하게 주장을 펼칩니다.
에렌페스트는 물리학회에서 펼쳐진 대화 내용을 기록했는데요.
에렌페스트는 이렇게 말합니다.
"보어는 이 학회의 진정한 승리자다.
보어는 입을 열 때마다 카리스마가 넘쳤고, 모두를 수긍하게 만들었다."
보어는 전자의 이상한 현상에 태클걸면 몇 시간이고 그 자리에서 '다다다다다닥'
따발총을 갈겨댔다고 합니다.
그렇게 한 명, 두 명 기세에 주눅 들었고,
'그래, 보어 니 말이 맞다'라며 주장을 굽혔다고 합니다.
보어를 우두머리로 한 코펜하겐 파의 주장은 다음과 같습니다.
코펜하겐 해석은 덴마크 수도인 코펜하겐의 이름을 딴 '양자역학 해석'이라는 뜻입니다.
<닐스보어 연구소>
회의 마지막날 물리학자들은 '양자역학 만세'를 외쳤습니다.
솔베이 회의에 모인 물리학자들은 보어의 해석을 믿고, 각자 자리로 돌아갑니다.
새로 등장한 이론이 수학으로 증명되었다 해도 수학을 뒷받침해 줄 해석이 반드시 뒤따라야 합니다.
'빛의 속도는 진공에서 변하지 않는다.' '어떤 입자도 빛의 속도를 넘어설 수 없다.'
이런 현상이 일어나는 이유를 분명히 밝혀야 하는 거죠.
과학 이론은 수학적인 증명과 해석을 발표하고 수 백편의 논문이 나온 후,
대다수의 과학자가 인정을 해야 비로소 정설이 됩니다.
당대 내로라하는 물리학자들이 양자역학에서 일어나는 이상한 현상에
수긍한 이유는 제대로 이해 되지도 않고 수학적으로 문제가 없었기 때문입니다.
'해석이야 옳든지 그르든지 알 바 없고, 전자로 잘 먹고 잘 사는데나 힘쓰자.'
라는 마음이 아니었을까 생각됩니다.
나라가 어지러우면 영웅이 탄생하고, 조커가 있어야 배트맨이 나타나는 법이죠.
주동자가 있으면 언제나 반동자가 있게 마련입니다.
아인슈타인은 약 5일간 펼쳐진 학회 내내 보어를 갈굽니다.
특히 불확정성 원리에 대해 집요하게 갈구는데요.
"대체 무슨 일이일어나는 것이냐, 그게 말이 되는 소리냐?"라는 입장이었습니다.
아인슈타인편에 선 대표적인 인물은 슈뢰딩거고요.
이 둘은 죽을 때까지 코펜하겐 해석을 인정하지 않고 괴롭힙니다.
뉴턴을 누르고 물리학 신세계를 연 아인슈타인은 왜 코펜하겐 해석을 인정하지 않았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