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두 [
독수리의 상이다.
치미는 전각
국어사전을 찾아보면 취두(鷲頭)를 다음과 같이 정의하고 있다.
‘전각이나 문루 따위의 용마루 양끝에 댄 장식’. 다시 국어사전을 찾아보면, 앞 서 다룬 치미(鴟尾)를 다음과 같이 정의하고 있다.
‘전각이나 문루 등 전통 건물의 용마루 양쪽 끝머리에 얹는 기와’. 그런데 용미(龍尾)를 찾아보면 그런 건축과 관련된 설명은 찾아볼 수 없다.
그렇다면 왜 같은 조형을 두고 다른 두 가지 용어를 쓰고 있으면서 아무도 의문을 갖지 않는 것일까. 솔개꼬리와 독수리머리는 같은가?
그리고 용의 꼬리라고 증거를 대도 아무 감각이 없는가? 국어사전이라고 모두 믿을 수 없다.
동양 삼국은 건축 양식이 기본적으로 같은데 건축에서 가장 맨 위 부분을 ‘용마루’라고 부르는 나라는 우리나라뿐이다.
조선시대에 이르면 용마루 중앙에 보주(寶珠)를 두는 경우가 있는데 그것은 우리나라가 얼마나 용마루의 중요성을 확실히 알고 있는지 알 수 있다.
건축은 영기화생(靈氣化生: 영기문에서 만물이 화생한다는 이론)의 전개의 원리에 의하여
이루어지고 있는 유일한 나라이다.
昆明 圓通寺,l용마루용입에서나오는무량보주
중국에서도 용마루를 용의 입에서 나오는 부분이라는 개념은 있었음을 건축양식에서 알아 볼 수 있다. 그래서 어떤 중국의 건물에서는 양 끝에 용의 형상을 두고 용의 입에서 무량보주와 덩굴모양 영기문이 엇갈려 나와서 용마루를 이루는 경우가 있는데, 그것은 용마루가 건축에서 얼마나 상징이 큰 부분인가를 웅변하는 것이다.
무량보주를 칠보문(七寶文)이라 불러왔으니 일본의 악영향이 얼마나 광범위한지 알 수 있다.
흔히 용의 입에서 보주가 하나뿐 나온다고 생각하고 있다. 일본이나 우리나라에서 미술사학을 연구하는 사람들에게 물어보면 모두가 보주 ‘하나’가 나온다고 말한다.
하나가 아니라 무량한 보주가 쏟아져 나온다.
그러니 중국은 한국보다 더 용마루의 본질을 깊이 인식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이처럼 우리나라와 중국의 예를 보아 독수리 머리를 가리키는 취두란 용어는 얼마나 허망한 용어인가.
그런데 중국에서는 용마루를 무엇이라 부르는지 알아보니 옥척(屋脊), 정척(正脊), 주척(主脊) 등 여러 가지 명칭이 있다.
내림마루는 수척(垂脊)이라 부른다. 그러니까 옥척은 통칭인 셈이다.
척(脊)이란 등골뼈인데 이에 따라 산마루를 산척(山脊), 즉 우리말로 등성마루라 부른다.
그러니 우리의 ‘용마루’란 용어가 얼마나 멋진 말인가.
용마루를 중국어로 바꾸면 용척(龍脊)이 되지만 절대로 그렇게 부르면 안 된다.
용의 척추가 될 것이니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