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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지사항

2004년8월9일 스포츠조선 기사- [개그우먼] 고(故) 윤혜영과의 이별

작성자김성은|작성시간04.08.19|조회수1,748 목록 댓글 0
[개그우먼] 고(故) 윤혜영과의 이별
2004-08-09 12:29

     
 쓸쓸하게 하늘나라로 떠난 개그우먼 윤혜영
 
◇ 홀로 떠난 윤혜영은 사진속에서나마 환한 미소로 동료들을 맞이했다.
 혹시 외딴 계곡이나 산중에서 이름모를 묘비석을 마주한 적은 없습니까? 우연히 스쳐 지나갔을지도 모를 그 묘비석의 주인공을 곰곰 생각해본 적은 없습니까? 세월이 많이 흘러 아무도 찾아주는 이 없다면 얼마나 쓸쓸하고 외로울까요. 그 가족이나 친구에게 조차 잊혀진다는건, 기억속에서 사라진다는건 참 슬픈 일입니다. 비록 삶과 죽음으로 갈라져 영원한 이별을 할지언정 사람들은 기억해주길 희망합니다.
 
 며칠전 경기도 일산 외곽에 자리한 '자유로 청아공원'이란 곳을 다녀왔는데요. 갑자기 죽음을 맞은 한 개그우먼을 만나기 위해서였습니다. 개그우먼 윤혜영이 복막염으로 사망했다는 소식을 들은건 KBS 희극인실의 조문식 실장을 통해서였습니다. 동행한 개그맨들도 그녀가 세상을 떠난지 한달만에야 그 사실을 알았고, 이날 납골묘지에 안치된 그녀를 기리기 위해 동료들이 뒤늦게나마 한자리에 모인 것이지요.
 
 
 뒤늦게나마 사진속의 옛동료 만나 눈물 떨궈
 
◇ 조문식 KBS 희극인실장 등 동료개그맨들이 위패 앞에서 묵념하고 있다.
 윤혜영은 개그맨 최형만 오재미 이희구 안숙희 등과 방송을 시작한 KBS 공채 개그맨출신인데요. 그녀는 정통 콩트코미디가 유행이던 시절 '영구야 영구야'란 코너에서 바보남편 심형래의 상대 역으로 활약하기도 했지요. 남들 앞에 나서지 않는 차분하고 조용한 성격에 귀여운 외모로 사랑을 듬뿍 받았던 주인공입니다. 한동안 방송활동이 뜸하긴 했지만 아직 미혼인 그녀의 죽음은 동료들에겐 충격이었습니다.
 
 사망 사실 조차 몰랐던 동료들은 활짝 미소를 머금은 채 맞이한 사진속의 그녀를 보고 하염없이 눈물을 흘렸습니다. 마지막으로 가는 길을 지켜주지 못한 아쉬움이 더 큰 슬픔으로 와닿았겠지요. 말이 났으니 말인데요. 인기에 울고 웃는 곳이 연예계입니다만 개그맨들이 동료끼리 나누는 사랑은 좀 유별납니다. 인기가 없으면 대접 조차 못받는 연예계의 세태를 비웃기라도 하듯이 윤혜영을 눈물로 애도했습니다.
 
 '휘발유 같은 삶을 살다간 양종철'의 기억까지
 
◇ '휘발유 같은 삶을 살다간' 양종철.
 남을 웃기는 일이 직업이라 그들에겐 웃는 모습이 더 익숙할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그들의 진짜 모습은 진지하기만 합니다. 특히 먼저 떠나간 동료들에게 보여주는 그들의 이별의식은 간절하고 애절합니다. 고(故) 이주일 최용순의 죽음은 물론이고 젊은 나이에 먼저 간 고(故) 양종철 이철구가 떠나는 길에 더이상 가식은 없었습니다. 그들이 흘린 눈물은 동고동락한 가족같은 끈끈한 정(情) 때문이었습니다.
 
 다시 청아공원 얘기로 돌아가겠습니다. 이곳엔 윤혜영 외에도 앞서 떠난 연예계 사람들의 위패가 많이 안치돼 있는데요. 3년전 불의의 교통사고로 세상을 등진 개그맨 양종철이 영면해 있습니다. 살아생전 그의 별명처럼 '휘발유 같은 삶을 살다 간 양종철'의 기억이 엊그제처럼 생생하게 되살아났습니다. 조금은 덤벙대는 단순한 성격으로 누구에게나 악의없는 사랑을 베푼 양종철이 금방 웃어줄 것 같았습니다.
 
 
 마음이나마 동료들 곁에 머물고 싶은 연예인들
 

◇ 폐암으로 세상을 떠난 탤런트 이미경.
 바로 옆엔 개그맨들과 동고동락했던 MBC 예능국의 고(故) 심승근 PD가, 맞은편 엔 얼마전 폐암으로 브라운관을 떠난 탤런트 이미경과 원로가수 원방현이 잠들어 있습니다. 연예인 가족들도 꽤 많은데요. 개그우먼 김미화(부) 황기순(형수), 탤런트 유호정(모) 박원숙(아들), 가수 현진영(부) 백지영(숙부) 장재남(아내) 등이 있습니다. 잠시 그 곳에 머무는 동안 '삶과 죽음'에 대해 수많은 생각이 명멸했습니다.
 
 동료와 가족들 곁에 마음이나마 머물겠다는 흔적도 있었습니다. 양종철이 떠나던 2001년 12월 이상운 조정현 엄용수 황기순 양원경 김흥국 방실이 김상배 최진희 서원섭 등이 이곳에서 화장서약을 했고, 지난해 5월엔 이경실 홍석천 박준규 김동우 이홍렬 박미선 송은이 현진영 이봉원 김정렬 표인봉 백지영 등이 동참했습니다. 윤혜영이 비록 혼자 쓸쓸히 떠나긴 했지만 결코 외롭지 않을거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강일홍 기자 ee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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