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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양원에 가지 않으려면

작성자김성남|작성시간26.04.27|조회수87 목록 댓글 0


요양원에 가지 않으려면

- 글 김형석 -

100살을 훨씬 넘긴 나이에 살고 있습니다.

그리고 아직도 제 집에서 잠을 자고 제 부엌에서 아침을 만들고 제 이름이 적힌 우편함을 매일 바라보며 살아갑니다.

많은 사람들이 저에게 이렇게 묻습니다.

김영석 교수님 어떻게 그렇게 오래 혼자 사실 수 있었습니까?

솔직히 말씀드리겠습니다.

제가 특별히 강한 사람이라서도 아니고 운이 좋아서도 아닙니다. 다만 한 가지를 일찍 깨달았을 뿐입니다.

사람이 요양원에 가게 되는 순간은 어느 날 갑자기 내리닥치는 사고나 병원에서 시작되는 것이 아니라는 사실입니다. 그것은 훨씬 더 조용한 곳에서 시작됩니다.

오늘은 귀찮아서 외출을 미루고 내일은 비가 와서 사람 만나는 약속을 취소하고 그다음에는 이 정도는 누가 대신해 주겠지 하고 결정을 넘기기 시작, 이렇게 삶은 아주 조금씩 아무도 모르게 그리고 무엇보다 자기 자신도 모르게 작아지기 시작합니다.

저는 오랜 세월 살면서 그 모습을 수없이 보았습니다.
분명히 건강했고, 분명히 자기 집에서 잘 살던 분들이 어느날 갑자기 삶의 주인이 아닌 사람이 되어버리는 순간에 말입니다.

그래서 저는 제 인생에 아주 단순한 규칙 다섯 가지를 만들었습니다. 크지 않습니다. 거창하지도 않습니다.

하지만 이 다섯 가지가 제가 백살이 넘은 지금까지도 제 삶을 제 손으로 지키며 살게 해준 이유입니다. 어쩌면 여러분의 노년을 완전히 바꿀 수도 있는 이야기입니다.

여러분의 삶을 지키는 방법이 지금부터 시작됩니다.
집밖으로 나가는 사람만이 자기 삶을 지킬 수 있습니다.
이것이 제가 평생 지켜온 첫 번째 습관입니다.

저는 이 이야기를 할 때마다 늘 이렇게 말합니다.
첫 번째 습관은 매일 집밖으로 나가는 것입니다.
나이가 들면 사람은 자연스럽게 집안에 머무는 시간이 늘어납니다.

처음에는 아주 사소한 이유입니다.

오늘은 조금 피곤해서 내일은 날씨가 좋지 않아서 그다음에는 특별히 나갈 일이 없어서 그렇게 하루를 미루고 또 하루를 미루다 보면 어느 순간 집밖 세상이 나를 부르지 않기 시작합니다.

저도 오랜 세월을 살면서 그 모습을 수없이 보았습니다.
제가 오래 살았던 동네에도 늘 아침이면 동네 가게까지 천천히 걸어가던 이웃이 있었습니다.

특별한 일이 있는 것도 아니었습니다. 그저 빵을 하나 사고 가게 주인과 날씨 이야기를 조금 나누고 다시 집으로 돌아오는 평범한 하루였습니다. 그런데 어느 날부터 그분이 보이지 않았습니다.

처음 일주일 정도였습니다.

그러다가 한 달이 지나고 결국 그분은 더 이상 집밖으로 나오지 않게 되었습니다. 이유는 특별하지 않았습니다.
다리가 조금 약해졌기 때문 이었습니다. 하지만 더 큰 이유는 따로 있었습니다.

오랫동안 밖에 나가지 않다 보니 다시 나가는 것이 두려워졌기 때문입니다. 몸도 약해지고 마음도 자신감을 잃어버린 것입니다. 결국 그분은 몇 해가 지나지 않아 집을 떠나야 했습니다.

스스로 떠난 것이 아니라 더 이상 혼자 살 수 없게 되었기 때문이었습니다. 그 모습을 보면서 저는 한 가지를 분명히 깨달았습니다. 사람의 독립은 어느 날 갑자기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는 사실입니다. 아주 조용히, 그리고 아주 천천히 사라집니다.

그래서 저는 스스로에게 아주 단순한 규칙을 만들었습니다.
몸이 완전히 건강해서가 아닙니다. 특별한 일이 있어서도 아닙니다. 제가 서 있을 수 있는 날이라면 저는 반드시 집밖으로 나갑니다.

멀리 갈 필요도 없습니다. 만약에 그럴 필요도 없습니다.
그저 골목 끝까지 천천히 걸어갔다가 다시 돌아오는 것만으로도 충분합니다. 그것은 운동을 위해서라기보다
제 자신에게 많이 주기 위한 행동입니다.

나는 아직 여기 있다. 나는 아직 내 삶을 살고 있다.
나이가 들수록 세상은 점점 우리를 집안으로 밀어넣으려 합니다. 하지만 우리가 스스로 문을 열고 밖으로 나가는 한 우리의 삶은 아직 우리 곁에 남아 있습니다.

여러분은 어떻습니까?

요즘도 매일 집밖 공기를 마시고 계십니까?
아니면 어느 날부터인가 세상이 조금 멀어지기 시작했습니까? 이 질문을 한번쯤 스스로에게 해 보셨으면 합니다.

왜냐하면 사람이 삶이 작아지기 시작하는 첫 번째 순간은 바로 그 문을 열지 않는 날이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제가 평생 지켜온 두 번째 습관은 바로 여기에서 이어집니다.

사람은 집 안에서만 사라지는 것이 아니다.

사람의 목소리가 사라질 때도 삶은 조용히 작아지기 시작합니다. 사람은 집안에만 오래 머물면 사라지기 시작합니다. 그러나 더 조용하고 더 빠르게 사람을 사라지게 만드는 것이 있습니다.

두 번째 습관, 매일 누군가와 목소리로 대화하는 삶입니다.

제가 긴 세월을 살면서 가장 크게 느낀 변화 가운데 하나는 집에 소리였습니다. 젊은 시절에는 집안에 늘 소리가 있었습니다. 발걸음 소리 문여닫는 소리, 누군가 부르는 소리, 사소한 질문들. 그런 소리들은 특별하지 않았지만 사람을 살아있게 만드는 힘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나이가 들면 그 소리들이 하나씩 사라집니다.
함께 살던 사람이 먼저 세상을 떠나기도 하고 자녀들은 각자의 삶을 살게 됩니다. 집은 그대로인데 집 안에 소리는 점점 줄어듭니다.

저도 오래 살면서 그런 시간을 지나왔습니다.
어느 날 집안이 너무 조용하게 느껴질 때가 있습니다.
발걸음도 없고 누군가를 부를 일도 없습니다.
그저 조용한 공기만 남아 있는 집입니다.

그때 사람은 아주 이상한 생각을 하게 됩니다.

이제 나는 필요없는 사람일지도 모른다는 생각, 그 생각은 사람의 마음을 아주 천천히 약하게 만듭니다. 그리고 마음이 약해지면 사람은 점점 세상에 나가지 않게 됩니다.
누군가를 만날 이유도 말을 건넬 이유도 없다고 느끼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저는 스스로에게 또 하나의 규칙을 만들었습니다.

하루에 한 번은 반드시 누군가와 말을 섞는다. 거창한 대화가 필요하지 않습니다. 동네에서 마주친 사람에게 인사를 건네도 좋고 가게에서 간단한 이야기를 나누어도 충분합니다.

중요한 것은 말의 내용이 아니라 사람의 목소리입니다.
사람의 목소리는 단순한 소리가 아닙니다. 그것은 우리가 아직 세상 속에 있다는 증거입니다.

제가 오래 살면서 지켜본 사실이 하나 있습니다.

외로움은 단순히 마음만 아프게 하는 것이 아닙니다. 외로움은 사람의 몸도 약하게 만들고 생각도 느리게 만듭니다. 그리고 결국 사람의 삶 전체를 작게 만들어 버립니다.

많은 사람들이 병 때문에만 요양 시설로 가게 된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제가 본 많은 경우는 조금 달랐습니다.
그 사람이 목소리를 기억해 주는 사람이 더 이상 없을 때 그때 삶이 급격히 작아지기 시작했습니다.

그래서 저는 하루에 삶 속에서 제 목소리를 잃지 않으려고 노력합니다. 아주 짧은 대화라도 괜찮습니다. 그 한마디가 사람을 다시 세상과 이어주기 때문입니다.

여러분은 요즘 누구와 이야기를 나누고 계십니까?

하루동안 아무에게도 말을 건내지 않는 날이 점점 늘어나고 있지는 않습니까? 사람은 몸이 약해지기 전에 먼저 세상에서 조용해집니다. 그리고 그 침묵이 길어질수록 삶은 더 빨리 작아집니다.

그래서 제가 지켜온 세 번째 습관이 있습니다.

그것은 바로 자신의 삶을 스스로 결정하는 일입니다.
사람이 자기 삶을 잃는 순간은 언제일까요? 많은 분들이 건강이 크게 나빠질 때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제가 긴 세월을 살면서 깨달은 사실은 조금 다릅니다.

세 번째 습관, 작은 결정이라도 스스로 하는 삶입니다.
사람의 독립은 어느 날 갑자기 사라지지 않습니다.
그것은 아주 작은 결정 하나에서부터 조금씩 사라지기 시작합니다.

오늘은 누가 대신 정해준 식사를 먹고 내일은 누가 대신 약속 시간을 정해주고 그다음에는 하루에 일정까지 다른 사람이 정해주기 시작합니다. 처음에는 그것이 도움처럼 느껴집니다.

누군가가 대신 해주니 편하고 수고가 줄어드는 것처럼 보이기 때문입니다.

(옮긴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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