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회하는 모든 이들에게
빈 그물을 접으며
모래 위 물새 발자국을
바람이 치우고 있습니다
흔적은 사람의 가슴에만 남는 것일까요
기쁨과 슬픔
사랑과 증오
꿈과 절망이
빈 손 사이로 실바람처럼 빠져나가고
섭리의 발자국이
고요히 가슴에 남아 있는 때
돌이켜 보면 세찬 비바람에
落果(낙과)는 많았어도
果實(과실)나무는 푸른 하늘 아래
그대로 있으니 감사합니다
섣부른 염려 속에서도
창을 열면 언제나 거기 별이 있었습니다
이제 빈 그물을 접으며
다시 열리는 아침을 기다립니다
위로하소서
마음이 상한 사람들을
힘주소서
주저앉은 모두에게
다시 기회를 주소서
-김상길(목사․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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