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대, 초월(超越)이란 말을 아시는가?]
(1)
바람이 있기에 꽃이 피고,
꽃이 져야 열매가 있거늘
떨어진 꽃잎을 주워들고 울지 마라!
저쪽 저 푸른 숲에
고요히 앉은 한 마리 새야, 부디 울지 마라!
인생(人生)이란 희극(喜劇)도 비극(悲劇)도 아닌 것을~
산다는 건, 그 어떤 이유(理由)도 없음이야!
세상(世上)이 내게 들려준 이야기는 부(富)와
명예(名譽)일지 몰라도 세월(歲月)이 내게 물려준
유산(遺産)은 정직(正直)과 감사(感謝) 였다네!
불지 않으면 바람이 아니고,
늙지 않으면 사람이 아니고,
가지 않으면 세월이 아니지!
세상엔 그 어떤 것도 무한(無限)하지 않아
아득한 구름 속으로 아득히 흘러간 내 젊은 한때도
그저 통속(通俗)하는 세월의 한 장면(場面)뿐이지~
(2)
그대 초월(超越)이라는 말을 아시는가?
노년(老年)이라는 나이 눈가에 자리 잡은 주름이
제법 친숙(親熟)하게 느껴지는 나이~
삶의 깊이와 희로애락(喜怒哀樂)에
조금은 의연(毅然)해 질 수 있는 나이~
잡아야 할 것과 놓아야 할 것을 깨닫는 나이~
눈으로 보는 것뿐만 아니라
가슴으로도 삶을 볼 줄 아는 나이~
자신(自身)의 미래(未來)에 대한 소망(所望)보다는
자식(子息)의 미래와 소망을 더 걱정하는 나이~
여자(女子)는 남자(男子)가 되고,
남자는 여자가 되어가는 나이~
밖에 있던 남자는 안으로 들어오고,
안에 있던 여자는 밖으로 나가려는 나이~
여자는 팔뚝이 굵어지고,
남자는 다리에 힘이 빠지는 나이~
나이를 보태기보다
나이를 빼기 좋아하는 나이~
이제껏 마누라를 이기고 살았지만,
이제부터는 마누라에게
지고 살아야하는 나이~
뜨거운 커피를 마시고 있으면서도
가슴에 한기(寒氣)를 느끼는 나이~
먼 들녘에서 불어오는 한줌의 바람에도
괜시리 눈시울이 붉어지는 나이~
겉으로는 많은 것을 가진 것처럼 보이나,
가슴속은 텅비어가는 나이~
오늘만이라도 기지개를 펴고 행복하고
즐거운 날이 되시길!
註) 초월(超越) :
1. 어떠한 한계나 표준을 뛰어넘음.
2. 경험이나 인식의 범위를 벗어나 그 바깥 또는
그 위에 위치하는 일.
- 좋은 글 중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