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FE

자유 게시판

여름 휴가 풍경

작성자청해|작성시간24.08.06|조회수50 목록 댓글 0

여름 휴가 풍경

 

아파트 나서면

기역자 도로가 나온다

 

엄마가 제일 먼저

여행용 손잡이 가방을 끈다

그 뒤로 예닐곱살 아들이

여행용 손잡이 가방을 끌고

신바람 나게 엄마 뒤를 쫓는다

아직 동이 트려면 먼데

공항버스도 아직 운행 안하는데

에구, 아빠는 어디 갔나

그 순간

아빠가 여행용 손잡이 가방 끌고

무거운 발걸음으로 터벅 걷는다

엄마와 아들은 벌써 저기

100m 전방에 가고 있는 데

전혀 바쁜 내색이 없다

왜 그럴까?

가기 싫은가 보다

요즘 여름휴가비가 천정부지이다.

콘도 하룻밤 사오십이다

좀 맛집 먹거리는 일인당 십만원이다

하루 백만원

삼박사일이면 3백은 있어야 한다

그러니 저렇게 어깨가 축 처져

고삐 잡힌 황소 걸음으로 뒤쫓나 보다

하는 순간

할머니가 여행용 손잡이 가방을 끌고 나오다

 

아하

국내 여름 휴가는 아니다

차 타지 않고

각자 가방을 끌고 가는 게

어디 외국 여행 가나 보다

할머니는 지친 걸음이다

늙어보면 안다

뭐니 뭐니 해도

내 집이 제일 편안 한 걸

그러나

아파트 구조 공간에서

홀시모 뫼시는 며느리는

요즘 세태에선 효부 이다.

싫어도 화안 표정 짓고

천냥빚 갚는 말 한마디 하소

며눌아

이 늙은 할미도 외국여행 데려가 주니

세상에 복 터졌다

살아생전 시에미 봉양한 거

내 저승가면

너 잘 되라고 힘껏 도와주마

고맙다, 에미야

정말 고맙구나.

 

2024.08.06. 청해

다음검색
현재 게시글 추가 기능 열기

댓글

댓글 리스트
맨위로

카페 검색

카페 검색어 입력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