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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락조

작성자淸閑 柳漢潤|작성시간26.06.16|조회수16 목록 댓글 0

극락조   

 

주황빛 깃털을 닮은 꽃잎 틈새로

시린 계절의 숨결이 스며드네

망각의 강을 건너지 못한 채

박제된 시간 속에 오롯이 서서

그대라는 먼 지평선만 바라보네

 

바람이 살을 에며 스쳐 지나도

뿌리내린 대지는 흔들림 없고

기억의 심연 속에 가라앉은

그대 음성을 독백처럼 되뇌이며

남겨진 자의 침묵을 견뎌내네

 

서리 낀 창가에 흐려진 서약들

누구도 가르쳐주지 않은 연가

마지막 잎새가 떨어질지라도

내 안의 나침반은 오직 한 곳을 향해

 

영원에 안긴 극락조처럼

배신을 모르는 고결한 날개로

세월의 풍화 속에서도 시들지 않을

그 영롱한 기다림을 피우려니

바래지 않는 서정으로 그대를 맞으리

 

찰나의 스침이 낙인이 되어

가슴속 깊이 아로새겨진 흔적

천 년의 고독이 밀려와도

이 자리를 지키는 굳건한 서약

 

마침내 안개가 걷히는 날

날개를 펴고 그대 품으로

영원한 기다림의 끝에서

찬란히 사라지리



*화려하지만 꺾이지 않는 고결함을 지닌

‘극락조화’의 외형과 ‘영원히 배신 없는 기다림’이라는

꽃말을 서정적으로 시각화하고자 했습니다.

흔한 이별의 슬픔이나 원망 대신,

세월의 풍화와 고독 속에서도 한 대상을 향해 굳건히 자리를 지키는

영원불멸의 사랑을 밀도 높은 문학적 표현으로 담아내려는 의도로 썼습니다.
2026. 06. 16  청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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