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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겨진 편지는 고백하지 않는다-안리타

작성자한병곤(네이버 블로그)|작성시간20.11.11|조회수471 목록 댓글 0

구겨진 편지는 고백하지 않는다-안리타

 

마음을 다해 편지를 썼다.

지우고 고쳐 쓰며 당신을 생각했다.

수신자를 잃은 빼곡한 문장은 갈 곳이 없어서,

때로는 비행기를 접고

때로는 종이 새를 접고

때론 두 주먹을 꼭 쥐었다.

날지 않는다. 울지 않는다.

구겨진 편지는 고백하지 않는다.

문장을 다 지운 그 자리엔

침묵이 곁에 남아 나를 돌본다.

 

밤이 내린다.

나의 편지는 한 장뿐이며

마음을 멈출 수 없었으므로

검게 물들어가는 백지를 만지며 논다.

미련 없이 놀았다.

 

*위 글은 안리타님의 저서 “구겨진 편지는 고백하지 않는다”라는 책의 제목 중 ‘구겨진 편지는 고백하지 않는다’라는 제목의 글을 올려본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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