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보(杜甫)-만흥구수(사)(漫興九首 四)
二月已破三月來(이월이파삼월래) 이월은 이미 가고 삼월이네
漸老逢春能幾回(점로봉춘능기회) 늘그막의 봄맞이는 몇 번이나 있으리
莫思身外無窮事(막사신외무궁사) 몸 밖의 일들일랑 생각을 말고
且盡生前有限杯(차진생전유한배) 생전 마실 남은 잔이나 챙기자꾸나
*두보[杜甫, 712~770, 자는 자미(子美), 호는 소릉(少陵), 동정호(둥팅호)에서 사망] 시인은 중국의 성당시대(盛唐時代)의 시인인데, 시성(詩聖)이라 불리는 중국 최고의 시인으로 시선(詩仙)이라 불린 이백과 쌍벽을 이루었습니다.
*주로 낭만적이고 호방한 시를 쓴 이백과 달리 불우한 환경에서 자란 두보는 인간의 심리를 자연과 절묘하게 조화시키면서 현실을 반영한 서사시와 서정시를 주로 썼는데, 안녹산의 난 등으로 피폐해진 백성의 삶과 산하를 노래하여 역사적인 현실을 반영하는 시를 많이 쓰기도 하였으며 주요 작품으로는 “북정(北征)”,“추흥(秋興)” 등이 있습니다.
*두보는 비록 과거에는 급제하지 못하였지만 전란이 끝난 후 친구 엄무(嚴武)의 도움으로 사천성(쓰촨성) 성도(청두)에 완화초당을 짓고 농사지으며 전원생활을 하며 오랜만에 여유가 생기는 생활을 즐기기도 하였습니다.
*위 시는 한문학계의 원로이신 손종섭 선생님의 “노래로 읽는 당시”에 실려 있는 것을 옮겨 본 것인데, 시인이 완화초당 시절 지은 작품으로 병약한 자신의 앞날이 오래가지 못할 것을 예감하여 앞으로 맞이할 봄이 몇 번 안 되는 서글픔을 읊은 작품입니다.
*已破(이파) : 이미 다함
莫思身外無窮事(막사신외무궁사) : 몸 밖의 일들일랑 생각지 말라, 곧 명리名利나 신후명身後名 따위에 관심갖지 말라는 뜻