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석사에서(登島飛山浮石寺一)-만공월면(滿空月面)
春夢客上石泉庵(춘몽객상석천암) 봄꿈에 취한 나그네 석천암에 올라
無口吸盡茫茫海(무구흡진망망해) 입도 없이 저 망망대해를 마셔 버렸네
如人忽問菩提道(여인홀문보리도) 누군가 만일 보리도를 묻는다면
不答自歸白雲間(부답자귀백운간) 말없이 저 흰구름 속으로 돌아가리라
*위 시는 ‘석지현’(釋智賢)님의 편저 “선시감상사전”에 실려 있는데, 참고로 석지현님은 1969년 중앙일보 신춘문예에 당선되고, 1973년 동국대학교 불교학과를 졸업하였으며, 이후 인도, 네팔, 티베트, 미국, 이스라엘 등지를 수년간 방랑하였고, 편.저.역서로는 “선시”, “법구경”, “숫타니파타”, “불교를 찾아서”, “선으로 가는 길”, “벽암록”, “왕초보 불교 박사 되다”, “제일로 아파하는 마음에-관음경 강의”, “행복한 마음 휴식”, “종용록” 등 다수가 있습니다.
*만공월면(滿空月面, 1871~1946, 전북 태인 출생)은 14세에 충남 서산의 천장사로 출가, 경허선사를 모시고 공주 마곡사 토굴, 서산 부석사, 동래 범어사 계명암 등지에서 선 수행을 하여 깨달음을 얻었고, 1904년 천장사에서 경허로부터 전법계를 받고 그의 법을 이었으며, 근대의 명안종사였던 그는 주로 충남 예산의 덕숭산 수덕사에서 머물러 제자들을 지도하였고, 1937년 2월 조선총독부 주최로 주지회의가 열렸을 때 총독을 혼내 준 애기는 너무도 유명하며, 수덕 부근 토굴 전월사를 짓고 유유자적하다 입적하였으며, 전강(田岡), 고봉(高峰) 등 근래의 이름있는 선승들은 거의 대부분 그의 제자거나 그의 문하를 거쳐간 사람들이라 합니다.
*위 시의 형식은 ‘칠언절구’이고, 출전은 “만공어록(滿空語錄)”입니다.
*菩提道(보리도) : 깨달음을 얻는 도리 또는 깨달은 경지
*위 시에는 “시상은 마치 꿈꾸는 듯 조용하기만 하다. 그러나 이 고요 속에서 만공의 선지(禪智)가 이따금씩 번개치듯 번쩍이고 있다”는 주석이 달려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