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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가위 바위 보 (1) - 세계가위바위보협회를 아십니까?

작성자무울|작성시간11.03.17|조회수346 목록 댓글 0

     가위 바위 보 (1)

       - 세계가위바위보협회를 아십니까?

 

  세계가위바위보협회가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는 사람이 과연 얼마나 될까? 가위바위보게임에 무슨 세계협회까지 있을까? 이 게임을 모르는 사람은 거의 없을 것이다. 그리고 '세계가위바위보협회(World RPS Society)'가 있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도 거의 없다. 캐나다 토론토에 본부가 있으며, 2002년부터 해마다 가위바위보 세계 선수권 대회를 개최하고 있다.

  가위바위보 게임은 복잡한 규칙도 없으며, 도구와 남녀노소 그리고 장소의 제약도 받지 않는 세상에서 가장 널리 통용되는 놀이문화의 하나이다. 세계협회가 있다면 당연히 한국지부가 있다. 한국가위바위보협회[KOREA RPS(Rock Paper Scissors) ASSOCIATION]가 그것이다. 이 협회 사이트 (http://www. rpskorea. co. kr)에 들어가 보면, 협회와 게임에 대한 전반적인 내용이 상세히 나와 있다.

  대략 살펴보면, 그 유래는 중국 유래설이 가장 많고, 인도 · 일본 · 포르투갈 유래설이 있다. 인도 유래설은 쥐, 호랑이, 코끼리와 대응된다. 중국 유래설의 하나는, 뱀은 괄태충(연체동물)을 무서워하고 괄태충은 개구리를 겁내고 개구리는 뱀을 무서워한다는 데에서 나온 놀이라는 것이며, 또 하나는 충권(蟲券) 설로, 충권은 엄지 검지 새끼손가락을 지어 승부를 겨루는 놀이 즉 개구리인 엄지는 달팽이인 새끼손가락을 이기고 새끼손가락은 뱀인 검지를 이기며 뱀인 검지는 개구리인 엄지를 이긴다는 것이다. 다른 하나는 손의 싸움 놀이로 처음에는 술자리 놀이였으나 후에 어린이 놀이로 되었다는 것으로 현재 가위 바위 보의 손 모양 싸움에서 유래 되었다는 것이다. 그 밖의 일본설은 200 B.C 일본에 기록이 있었다는 것이며, 포르투갈설도 600 B.C 포르투갈의 북부에 살던 켈트족이 처음 시작했다는 설이다. 이들은 어느 개인의 막연한 설일 뿐으로 중국 유래설이 가장 유력한 설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중국의 호칭 방법은 '젠다오 · 쓰터우 · 부'이다. 이는 우리말 가위 바위 보에 해당하는 말이다. 그러므로 중국의 충권이나 동물설은 지칭하는 바와 많이 다르며, 지금과 유사한 손의 싸움 놀이설은 정확한 근거가 부족한 그저 막연한 설일 뿐이다. 중국의 다른 유래설과 유사성이 별로 없는 서로 분분한 유래설일 뿐이다. 즉 정확한 유래설이 없다는 증거가 될 수 있다.

  그 밖의 국가별 호칭 방법은, ▶ 일본 : 잔 켄 보 ▶ 필리핀 : 착 앤 포이(Jack and Poi) ▶ 인도네시아 : 군띵 바투 카인 ▶ 베트남 : Hammer Nail Paper ▶ 미국 : Rock Paper Scissor 또는 Ro Sham Bo ▶ 영국 : Stone Paper Scissor ▶ 프랑스 : Stone Scissor Well 등이다. 호칭에서 알 수 있듯이 대체로 중국에서 여러 나라로 전파되었음을 보여 준다.

  불명확한 모든 중국 기원설은 항상 우리나라와 비교 검토해야 할 것이다. 유사 이래로 우리와 중국은 역사적, 지정학적으로 항상 대치 상태였기 때문이다. 중국이 패권 국가가 된 이후로 우리는 항상 중국의 변방국가에 지나지 않았으며, 근세에는 일본의 식민지에 불과한 나라로 세계에 알려져 있었을 뿐이다. 그러므로 우리는 항상 중국의 아류로 밖에 취급되지 않았다. 우리의 모든 것은 중국의 범주에 속할 뿐이었다. 따라서 중국 기원설은 항상 우리 문화와 비교하여 그 진위여부를 헤아려 보아야 하는 것이다. 문화는 정체성의 문제이기 때문이다.

  가위바위보 게임은 그 명칭과 놀이 방법인 손 모양이 의미하는 바와 서로 유기적인 상관관계가 있어야 할 것이다. 그러한 의미에서 주먹이 왜 '바위'이고 손바닥을 모두 편 모양이 왜 '보'이고 두 손가락(검지, 중지 또는 엄지, 검지))만 세운 모양이 왜 '가위'일까? 중국의 명칭에서는 단순히 가위는 자르는 '가위(Scissors)'를 뜻하고, 바위는 '돌(石, Rock)'을, 보는 '보자기(布, Paper)'만을 의미할 뿐이다. 만들어 지는 손 모양과 비슷한 사물 즉 가위(剪), 바위(石), 보(布)에서 그 명칭을 취했거나 반대로 사물의 형태에서 손 모양을 취했을 것으로 추측된다.

가위는 바위에 지고, 바위는 보에 지며, 보는 가위에 진다는 의미이다. 반대로 역순은 이기는 뜻이다. 그렇다면 그런 것 같다. 그러나 엄밀히 따져보면, 손 모양에서 이기고 지는 관계가 막연하고, 가위를 쇠로 보면 바위(돌)가 쇠를 이긴다는 것은 애매한 부분이 있다. 게임의 방법이나 게임의 유래로 살펴보면, 셋이 서로 물고 물리는 즉 꼬리에 꼬리를 무는 경우의 자연 현상을 빗댄 놀이이다.

 

   셋이 하나가 되는 미스터리는 '보로메오 고리'라고 알려진 기호를 통해 연구할 수 있다.  보로메오 고리는 이탈리아 르네상스기의 보로메오 가문의 문장으로 사용되었기 때문에 그런 이름이 붙었다. 보로메오 고리는 트리아드의 본질을 설명해주는 흥미로운 은유를 제공한다.

얼핏 보기에 이 기호는 서로 연결돼 있는 세 개의 고리처럼 보인다. 그러나 자세히 보면 그중 어떤 두 개도 서로 연결돼 있지 않다. 흰색 고리는 회색 고리 위에 올려져 있고, 회색 고리는 검은색 고리 위에, 그리고 검은색 고리는 흰색 고리 위에 올려져 있다. 하나나 둘을 놓고 볼 때에는 서로 분리되어 있다. 각 고리는 자신의 고유성을 유지한다. 그러나 셋을 함께 놓고 보면, 고리들은 세 잎 모양의 매듭처럼 하나로 결합되어, 혼자서 또는 둘이 할 수 있는 것을 넘어서서 스스로 유지되는 전체를 이루고 있다. 그렇게 통합되기 위해서는 세 개의 고리 모두가 서로 동시에 연결되어야 한다. 하나의 고리를 자르면, 전체가 분리된다.

     - 자연, 예술, 과학의 수학적 원형, 마이클 슈나이더 지음 · 이충호 옮김, 경문사, p.50

 

  위와 같은 관계는 우리의 생활 곳곳에 스며있다. 각각은 서로 동등한 관계이다. 가위바위보 게임이야말로 이러한 관계를 가장 간명하게 나타내 주는 현상을 게임화 한 것이다. 모든 유래설은 보로메오 고리와 같은 관계를 억지로 짜 맞추려는 경향이 나타난다. 민간 설화와 같은 이야기와 결부시킨 듯하다. 쥐, 호랑이, 코끼리의 관계가 그렇고, 개구리, 달팽이, 뱀의 관계가 그러하고, Rock, Paper, Scissor가 그러하지 아니한가?

  보로메오 고리의 관계는 서로 물고 물리는 관계보다는 삼위일체(三位一體)를 나타내기 위한 관계로 보는 것이 보다 타당하다. 이기고 지는 게임에서 어떻게 삼위일체의 관계가 성립될 수 있단 말인가? 그것은 이기고 지는 관계가 무엇인가에 좌우될 것이다. 승부의 세계, 즉 전쟁의 관점으로 보면, 이기는 것은 상대를 굴복시키는 것이다. 승패는 죽고 죽이는 관계일 뿐이다. 그렇지 않은 관계는 무엇인가?

  우리말에서 '지다'는 뜻에는 (일반적인 게임에서) 패(敗)하다는 뜻과 더불어 많은 의미가 있지만, '(물건을) 등에 얹다 · 빚을 얻거나 은혜 따위를 입다'는 뜻도 가지고 있다. 주1) 곧 게임에서 지는 것은 '은혜를 빚졌다'는 의미도 있음을 시사하는 것이다. '갚아야 할 은혜의 짐을 졌다'는 뜻이다.(물론 승패와 별개의 의미일 수도 있다.) 그렇다면 이긴다는 것은 '은혜를 빌려 주었다'는 뜻이어야 할 것이다. '이기다'는 우리말에 그런 뜻이 있는가?

  '이기다'의 우리말에는 '흙이나 가루 따위에 물을 부어 뒤섞어서 반죽하다'는 뜻도 있다. 주2) 조금 억지스럽게 느껴질 수도 있지만, 이 뜻은 '서로 하나가 되게 한다'는 의미와 맥이 닿을 수도 있다. 반죽한다는 것은 결국 한 몸이 되게 하는 것이 아니겠는가? 물을 빌려 주어 서로 하나 되는 은혜를 베풀었다는 것이다. 하나 되는 길은 베풀어야 가능한 일이다. 굴복시키고 빼앗으면 결코 하나가 될 수 없다. 아전인수일 지도 모르지만, 우리말 ‘지고이기는’ 말 속에는 상극(相剋)이면서 동시에 상생(相生)인 관계를 시사하고 있다. 어떻게 그럴 수 있는가? 그것은 보로메오 고리처럼 삼위일체의 관점에서 보는 것이며, 천(天) · 지(地) · 인(人)의 관계라면 가능한 일이다.

  '가위 · 바위 · 보'와 '천(天) · 지(地) · 인(人)'이 어떻게 유기적으로 서로 연결될 수 있는가? 우리말 가위에는 '가위(剪刀)'라는 뜻도 있지만, '한가위'에서 보듯 '가운데(중앙)'라는 뜻도 있다. 바위의 옛말은 '바회'이다. 바회는 '바위(돌)'와 '바퀴'의 두 가지 의미가 있다. 주3) 여기서 '회'는 '회오리'에서 보이듯 '돌다'는 뜻의 우리말이다. 우리말 '돌(石)'은 '돌다(廻)'와 어원을 같이한다. 바위와 바퀴가 같이 쓰이는 까닭이다. 우리말 '보'는 '보자기'일 수도 있고, 물건을 담는 그릇인 '보시기'일 수도, 그리고 '대들보'에서 보듯 지붕을 떠받치는 '보'일 수도 있다.

  '천(天) · 지(地) · 인(人)'은 '원(圓) · 방(方) · 각(角)'으로 상징한다. 돌고 도는 '바위'와 '바퀴'는 둥근 '원(圓)'이며, 손의 동그란 '주먹' 모양으로 '하늘(天)'을 상징한다. 보듬고 감싸는 '보'는 넓다란 '방(方)'이며, '손가락을 모두 펼친 평평한 손바닥' 모양으로 "땅(地)'을 상징한다. '가위'의 모양은 역삼각형과 삼각형이 합쳐진 '각(角)'이며, 엄지와 검지를 펼친 삼각형의 손가락 모양으로 '사람(人)'을 상징한다.

  수레'바퀴(바회/바위)'처럼 돌고 도는 것이 하늘이고, 대들'보'처럼 하늘(지붕)을 떠받치는 것이 땅이며, '가위'(가운데)처럼 하늘과 땅 사이(중앙)에서 살아가는 것이 사람이다. 그리고 손가락 검지와 중지를 세운 모양은 두 다리로 선 사람을 상징하고, 한자 사람/인(? 또는 人)의 자형과 유사하다. 한자 '石(돌)'은 언덕이나 절벽에 박혀있는 돌을 상형한 글자로 '돌다'와 '둥글다'의 의미는 어디에도 없고, 중국어 '부'는 감싸다는 '포(包[바오])'의 의미가 아닌 단지 '베(옷감, 천)'을 뜻하는 '포(布[부])'의 의미일 뿐이다. 중국의 '젠다오 · 쓰터우 · 부'가 '천(天) · 지(地) · 인(人)'과 대응되기 애매한 이유이다.

  '천(天) · 지(地) · 인(人)'의 삼재(三才) 사상은 중국 보다는 세 발 까마귀에서 보이듯 우리의 문화(정체성)에 가깝고, '주역(周易)'의 음양(陰陽) 사상이 보다 중국 문화에 가깝다. 중국도 삼재(三才)를 말하지만, 대부분 천지(天地), 남녀(男女) 등 음양(陰陽) 사상으로 보는 시각이 앞선다. 그와 반면에 우리도 음양을 말하지만, 天地人, 삼태극, 삼신할매 등 우리는 천지인 사상으로 보는 시각이 먼저이다. 물론 삼위일체 사상은 인류 보편적인 사상이지만, 우리나라 문화에서 보다 두드러지게 나타난다는 뜻이다.

 

  주1) 2) 3) 동아 새국어사전 제4판 두산동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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