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노의 상자를 비우세요*
사람마다 가슴속에 상자 하나씩을 품고 있다. 이 상자는 풀리지 않는 분노와 상처 같은 감정의 앙금을 담는 상자이다. 감정을 처리하는 방법은 사람마다 다르지만 주로 내성적이고 참을성 많은 사람들에게 이 상자는 참으로 필요한 것 같다. 밖으로 내색하지 못한 감정의 조각들을 상자 속에 모조리 집어넣기 때문에... 어느 여인의 이야기다. 그녀의 남편은 아내에게 명령하고 복종을 요구하는 무소불위의 권위자였다. 그녀의 상자는 남편으로 인한 미움과 분노가 심해 다른 사람보다 더 빨리 채워지고 말았다. 급기야 몸에 이상이 생겨 병원에 갔더니 청천벽력으로 말기 위암이란다. 30년 세월 동안 아내는 삭이지 못한 분노를 상자 안에 던져 넣곤 했는데 이것이 깊은 병의 근원이 된 것이다. 눈물이 흘러내렸다. 시어머니와 남편과 자식들 뒤에서 한평생 그림자로만 살아온 세월이 서럽기만 했다. 남편은 남편대로 죽음을 목전에 둔 아내 앞에서 비로소 자신을 돌아보았다. 하루하루 고통으로 몸부림치는 아내를 보며 그동안 가부장적인 권위주의로 아내의 존재를 무시하며 살아온 데 대해 너무나 미안한 생각이 든 것이다. 그는 생전 처음으로 아내에게 자신의 잘못을 사과하고 용서를 구했다. 그러자 아내의 눈에서 눈물이 비 오듯이 쏟아져 내렸다. “당신이 평생 내게 어떻게 했는지 알긴아세요? 언제나 하녀 대하듯 나를 윽박질렀죠?” 30년 동안 닫혀있던 아내의 입이 열리자 분노의 상자 속에 담겨있던 아픔의 조각들이 마구 쏟아져 나오기 시작했다. 놀라운 일은 그녀가 분노의 상자를 비우면서 일어났다. 물 한 모금 마시지 못하던 그녀가 치유되기 시작했고 얼굴에 화색이 돌기 시작한 것이다. 상담의 기본 원리는 듣는 것이라 한다. 남의 얘기를 들어준다는 것은 상대방을 섬기는 것이며 존중하는 것이며 나를 비우는 일이다. 요즘 세상은 듣지는 않고 제 말만 하려는 사람들이 정말 많다. 그러면서도 듣기는 싫어하니 아이러니가 아닌가. 하고 싶은 말을 참고 감정을 분노의 상자에 담는 일도 위험하다. 그런 의미에서 기도하는 사람들은 얼마나 행복한가! 고통스러운 감정들을 그때그때 하나님 앞에 가지고 나가 위로받고 해결할 수 있으니까. 기도하는 사람의 분노의 상자는 늘 비어있다. 조임생 권사(동화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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