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작 엔도 슈사쿠의 <침묵>은 포교를 위해 멀리 일본에 건너갔지만 배교와 순교의 갈림길에서
신앙이 흔들리는 포르투갈 신부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하나님, 왜 당신은 계속 침묵만 지키고 계십니까?”라는 신부의 질문처럼 하나님은 불의 앞에서
침묵을 지키시지만 순교자도 배교자도 모두 포용하시는 무한한 사랑을 보여주신다.
모노드라마 <침묵> 속의 주인공 로드리고는 17세기 조선에 선교를 와있던 자신의 신학교 스승
페레이라의 배교 소식에 진상 파악과 선교를 위해 조선으로 발걸음을 하게 된다.
로드리고는 조선의 뱃길 안내자였던 배교만의 도움으로 작은 어촌 초지마을 산속 움막에서
선교활동을 시작했지만 충만했던 사명감은 열악한 환경과 언제 닥칠지 모르는 관군에 대한
불안감에 사라져가고 말았다.
그러던 중 누군가의 밀고로 초지마을에 관리들이 찾아와 배교만과 두 명의 신도들이 잡혀가는
사건이 벌어진다. 예전에 누이와 형은 순교했지만 본인은 배교한 적이 있었던 배교만은 이번에도
배교하여 석방되나, 나머지 두 명의 신도는 바닷가에서 참혹한 순교를 당했다는 소식을 전해들은
로드리고는 비애의 감정을 느끼며 흔들리기 시작한다.
자신을 부담스러워하는 마을 사람들을 뒤로하고 산속 마을을 헤매던 로드리고는 신도들의 순교
이후 머릿속을 맴돌던 예수님의 존재에 대한 의문에 육체뿐 아닌 정신적 압박에 시달린다.
이후 산속에서 다시 만난 배교만의 밀고로 관군에 잡혀간 로드리고는 관군들의 계속되는 회유에도
굴하지 않는다. 다만 자신과 함께 잡혀온 신도들의 순교를 지켜보며 혼란에 빠지게 되고,
그토록 존경하던 스승인 페레이라를 만나게 된다.
이미 배교 후 개명하고 결혼 생활을 하고 있는 페레이라, 아니 추우안은 로드리고에게
자신이 오랫동안 전하고자 했던 그리스도교는 결국 전해지지 않았다며 배교하도록 설득하지만
로드리고는 오히려 그런 그를 경멸하고, 자신의 믿음은 그와 다르다는 사실에 자부심을 느끼며
배교를 거부한다. 그러나 페레이라를 배교하게 했던, 알 수도 없었고 그리고 알고 싶지도 않았던
진실, 자신으로 인해 죽어가는 신도들을 직면하게 된 로드리고는 결국......
그리스도교에 대한 박해가 극심한 조선에서 로드리고는
‘인간이 고통 받을 때 하나님은 왜 침묵하고 계시는가?’라는 근본적인 의문을 품게 된다.
이번 모노드라마를 연출한 유승희 감독은 “엔도 슈사쿠의 <침묵>은 고통의 순간
주님이 침묵하신 것이 아니라 함께 아파하시고 고통을 나누고 계셨던 것이라는 메시지를
전해준다”며 “모노드라마 <침묵>을 통해 고통 중에 침묵으로 함께하시는 하나님을
경험해보시길 바란다”고 전했다.
먼저 알아야 할 것은 환난이 곧 하나님의 침묵에 대한 바로미터는 아니라는 사실입니다.
침묵 가운데서도 하나님의 존재는 변함이 없습니다. 하나님은 여전히 우리를 사랑하시며
지금 이 순간도 우리와 함께 하심으로써 하나님의 역사를 이루어 가십니다.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 죽음은 침묵이지만 하나님의 역사는 침묵을 깨뜨리고
부활을 꽃피우는 사랑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