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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아우 아벨이 어디 있느냐 _ 창4:1~12

작성자김영준|작성시간14.12.14|조회수103 목록 댓글 0

죽은 자에 관하여 물으십니다. 가인에게 ‘네 아우 아벨이 어디 있느냐’고 물으십니다.(창4:9) 네가 죽인 자가 어디 있느냐고 물으시는 것입니다.

 

세월호 희생자들은 우리가 죽인 것입니다. 우리가 버리지 못한 탐욕 때문에 사람들을 죽였습니다. 우리가 가려야 하는 죄 때문에 사람들을 죽여야 했습니다. 하나님은 우리가 죽인 세월호 희생자들에 관하여 물으십니다. 살아 있는 자에게 죽은 자에 관하여 물으십니다.

 

죽은 자들이 있는 곳에 있어야 합니다. 예수님께서는 죽은 자들이 있는 곳에 계셨습니다. 예수님의 최종목적지는 해골 언덕이었습니다. 해골 언덕 골고다에서 예수님은 십자가에 달리셨습니다.

 

하나님은 '먼저 사람'에게 ‘네가 어디 있느냐’고 물으셨습니다.(창3:9) 제대로 대답하지 못하는 사람에게 하나님은 해답을 알려주십니다. ‘네 아우 아벨이 어디 있느냐’는 물음은 ‘네가 어디 있느냐’에 대한 대답입니다. 살아있는 사람은 죽은 자들과 함께 있어야 한다는 것이 하나님의 연이은 질문의 의도입니다.

 

그래서입니다. ‘초상집에 가는 것이 잔칫집에 가는 것보다’ 낫고, ‘지혜자의 마음은 초상집에’ 있습니다.(전7:2,4) 길은 초상집으로 나 있습니다. 사람이 가야할 길은 초상집입니다. 예수님께서 가신 길의 마지막도 장례를 제대로 치르지 못한 사람들의 무덤인 해골 언덕 골고다였습니다.

 

예수님께서 오심을 기념하는 계절입니다. 동방박사 예수님을 뵈러 나서야겠습니다. 예수님은 초상집에 계십니다. 동방박사들이 ‘그 별’을 따라 예수님을 찾아갔듯, 성탄을 기다리는 우리도 선물 싸들고 예수님을 찾아가야겠습니다.

 

 

뒤러, <동방박사의 경배>

 

 

12월 24일 광화문 광장으로 세월호 희생자 유족들을 만나러 가겠습니다. 세월호 희생자들의 장례는 아직 끝나지 않았습니다. 인양되지 못한 시신들이 있고, 왜 죽었는지 확인되지 않았습니다. 세월호 희생자들의 유족이 있는 곳은 그래서 골고다입니다. 동방박사들이 준비했던 선물을 들고 바람 선뜩한 골고다로 예수님 뵈러 가야겠습니다.

 

12월 24일 저녁 광화문 광장에선 유명하지 않는 사람들이 공연을 할 것이고, 바닥은 차가울 것이고, 귀는 아릴 것이고, 도로는 막힐 것입니다. 즐겁지도 따뜻하지도 않고, 춥고 불편하고 짜증날 것입니다. 초상집에 가서 차마 Merry Christmas,라고 인사하지 못할 것입니다. 동방박사들은 유명한 사람들이 모여 있고, 따뜻하고 우아하고 분위기 있는 곳에서 성탄을 맞이하고 기꺼이 Merry Christmas,라고 인사하고 싶었을 것입니다. 동방박사들이 처음에 길을 잘못 들어 ‘궁전’으로 예수님을 찾아갔던 것처럼.(마2:1~3) 그동안 우리는 성탄을 엉뚱한 곳에서 축하하곤 했습니다.

 

동방박사들이 자기들의 상식과 관례를 버리고, 다시 ‘그 별’을 따라가게 되었을 때에 비로소 아기 예수를 뵈었습니다.(마2:9) 우리가 지금까지 즐겨왔던 따뜻하고 즐거운 성탄 전야는 헤롯을 만나러 가는 것이었습니다. 이제 성탄전야에 대한 앞선 경험과 오랜 관례를 유보하고 ‘그 별’을 따라 가보지 않은 길을 가야겠습니다. ‘그 별’을 따라 가다 보면 춥고 냄새나는 곳에 누워계신 예수님을 뵙게 될 것입니다.

 

자신이 왜 죽어야하는지 이유도 모르고 죽었던 아벨을, 지켜야 합니다. 우리의 탐욕과 죄 때문에 아벨을 죽였어도, 아벨을 지켜야 합니다. 죽은 자 아벨을 지키는 게 번거롭고 불편한 것은 우리가 모두 가인의 후예이기 때문입니다. “내가 내 아우를 지키는 자니이까”(창4:9) 비록 아벨이 죽었을지라도, 아벨이 다시 살아 돌아오지 못한다 해도, 아벨을 지켜야 합니다.

 

하나님은 죽은 자에 관하여 물으십니다. 하나님은 죽은 자들의 호소를 들으시고 살아있는 우리에게 죽은 자에 관하여 물으십니다. “네 아우의 핏소리가 땅에서부터 내게 호소하느니라”(창4:10) 사람이 듣지 못하는 소리를, 하나님은 들으십니다. “그가 죽었으나 그 믿음으로써 지금도 말하느니라”(히11:4) 하나님은 억울하게 죽은 자 아벨의 음성을 들으시고, 가인과 가인의 후예인 우리들에게 물으십니다.

 

“네 아우 아벨이 어디 있느냐”(창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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