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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원의 징조, 불안 _ 마1:18~25

작성자김영준|작성시간14.12.25|조회수194 목록 댓글 0

마리아는 결혼을 준비하고 있었습니다. 약혼할 남자는 가난하지만,(눅2:24) 의로운 사람이라 했습니다.(마1:19) 설레었습니다. 또, 두렵기도 했습니다. 한 남자의 아내가 되는 것이 어떤 것인지, 남자와 한 이불을 덮고, 누우며, 아침에 함께 일어나는 것이 무엇인지, 모르기에 두려웠고, 두려운 만큼 설레었습니다.

 

하루는 아버지께서 부르시더니, 율법을 읽어주셨습니다. “누구든지 월경 중의 여인과 동침하여 그의 하체를 범하면 남자는 그 여인의 근원을 드러냈고 여인은 자기의 피 근원을 드러내었음인즉 둘 다 백성 중에서 끊어지리라”(레20:18) 율법을 읽어 주신 후에, 생리 주기를 물으셨고, 생리 예정일을 확인하셨습니다. 그러고 나서, 아버지는 예정일을 피해, 결혼 날짜를 잡으셨습니다. 초경을 치른 이후, 아버지와 한 번도 생리 주기에 대해 애기한 적이 없었습니다. 돌이켜보면 난처한 대화였는데도, 율법의 엄중함 앞에 부끄러울 겨를이 없었습니다.

 

그런데 예정일이 되었는데도, 꽃이 보이지 않았습니다. 또, 우물에서 물을 긷다가, 갑자기 헛구역질을 하기 시작했습니다. 사람들이 수군거렸고, 마리아의 어머니가 급하게 손목을 끌고 집으로 데려왔습니다. 마리아가 임신을 했습니다. 처녀 마리아가 임신을 했습니다. 결혼을 앞둔 처녀의 설레임은 공포로 바뀌었습니다. 죽음에의 공포입니다. 안식일마다 아버지께서 읽어주시던, 율법을 마리아는 기억해냈습니다. “처녀인 여자가 남자와 약혼한 후에 어떤 남자가 그를 성읍 중에서 만나 동침하면 너희는 그들을 둘 다 성읍 문으로 끌어내고 그들을 『쳐죽일 것』이니 그 처녀는 성안에 있으면서도 소리 지르지 아니하였음이요 그 남자는 그 이웃의 아내를 욕보였음이라 너는 이같이 하여 너희 가운데에서 악을 제할지니라”(신22:23~24) 쳐죽이라는 명령, 쳐죽이라는 명령이, 쳐죽이라는 하나님의 명령이, 마리아의 머릿속을 하얗게 만들었습니다.

 

우물가 소식은 빠른 것이어서, 약혼자인 요셉도 알게 되었습니다. 요셉은 배반감에 잠을 이루지 못했습니다. 결혼을 약속했는데, 도대체 누구의 아이를 갖게 되었는지, 끊임없이 솟아나는 의심과 의혹에 뒤척였습니다. 의로운 사람, 요셉은 마리아에 대한 배반감과, 대상을 알 수 없는 누군가에 대한 분노를 삭이고, 삭여, 조용히 파혼하기로 결심합니다. 결혼하기 전에 알게 된 게, 그나마 다행이라 여겼습니다.

 

 

지오토, <예수의 탄생>

 

 

파혼을 결심하고, 어찌어찌 겨우 잠들었는데 하나님께서 말씀하십니다. 요셉에게, 도저히 감당하기 힘든 말씀을 하셨습니다. 믿기 어려운 말씀을 하셨습니다. “...주의 사자가 현몽하여 이르되 다윗의 자손 요셉아 네 아내 마리아 데려오기를 무서워하지 말라 그에게 잉태된 자는 성령으로 된 것이라 아들을 낳으리니 이름을 예수라 하라 이는 그가 자기 백성을 그들의 죄에서 구원할 자이심이라...”(마1:20~22) 우는 아이 뺨때리듯, 하나님의 말씀은, 배반감에 뒤척이던 요셉에게 하나님의 말씀은, 너무나 잔인한 것이었습니다.

 

마리아에게 공포를 안겨준, 요셉에게 배반감을 안겨준, 성령 잉태 사건은 이미 이사야에 예언된 말씀이었습니다. 하나님의 말씀이 마리아를 통해, 요셉을 통해 이루어집니다. 그러나 마리아와 요셉은 조금도 기쁘지 않습니다. 오히려 막막하고, 답답합니다. 마리아를 통해 이사야의 예언이 성취되는 것, 요셉이 꿈을 통해 하나님의 말씀에 듣는 것, 조금도 기쁘지 않습니다. ‘뜻이 하늘에서 이루어진 것 같이 땅에서도 이루어지게 해달라’기도하는 것, 쉽게 할 수 없는 기도입니다.

 

후에 제자들이 예수가 마시는 잔이 무엇인지 모르고 더불어 마시겠다 공언했던 것처럼, 우리는 너무 쉽게 하나님의 말씀이 성취되기를 기대하는지도 모릅니다. 예언의 성취될 때, 하나님의 말씀이 이루어질 때, 어쩌면 우리는 찬양보다 욕을 하게 될지 모릅니다. “Jesus Christ"

 

예수 그리스도는 거룩한 이름이면서, 또한 욕이기도 합니다.

 

사람들은 다른 사람들과 비슷할 때, 편안하게 여깁니다. 다른 사람들과 비슷할 때, 불안하지 않습니다. 마리아는 세상에 혼자입니다. 성령으로 잉태한 단 한 명의 여자입니다. 마리아는 불안합니다. 나를 통해 하나님의 뜻이 이루어지려면, 내가 예수님을 품고 살아가려면, 우리는 세상에 단 한 명의 사람이 되어야 합니다.

 

예수님을 품고 살고, 하나님의 뜻을 이루며 살아가자면, 우리는 불안할 수밖에 없습니다. 불안이 없으면 구원도 없습니다. 태초에 불안이 있었습니다. 혼돈과 공허와 흑암 속에서 사람들은 불안했습니다. 불안한 사람들을 위해 하나님은 “빛이 있으라”하십니다. 불안한 마리아에게, 하나님은 불안의 원인인 예수가 구원자라고 말씀하십니다. 혼돈과 공허와 흑암 속에 빠진 마리아에게 하나님은 불안의 원인이 곧 빛임을 증명하십니다.(요8:12)

 

마리아가 예수를 잉태하면서, 불안을 갖기 시작했던 것처럼, 우리가 십자가를 지고 가신 예수를 그리스도로 영접했다면, 우리는 불안하기 마련입니다. 우리가 불안한 것은 당연한 것입니다. 우리가 지금 불안하다면, 지금 우리는 제대로 살고 있는 겁니다. 불안은 구원의 징조입니다.

 

예수님께서 태어나신 날, 민들레교회도 태어났습니다. 세 살이 된 민들레교회는 아직 불안합니다. 로마 황제 앞에 아기 예수처럼, 세상 속 민들레교회는 참 작고 어리기만 합니다. 그러나, 아기 예수가 온 세상의 주님이시요 하나님께서 우리와 함께 하신다는 표적이었듯, 예수님의 몸인 민들레교회가 온 세상에 구원을 베풀고 임마누엘 하나님을 증언할 것이라 믿습니다.

 

예수님 오셔서 감사합니다. 민들레교회를 세워주셔서 고맙습니다. Merry Christmas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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