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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과 평화 _ 삼상15:1~24

작성자김영준|작성시간15.02.15|조회수102 목록 댓글 0

보통 전쟁은 경제적인 이유 때문에, 즉 노획물을 차지해야 하는 이유 때문에 발발합니다. 그러나 하나님께서 명하신 전쟁은 노획물을 얻기 위함이 아닙니다. 하나님의 전쟁. 즉 성전(聖戰)은 정의를 세우기 위함이었습니다. 하나님께서 사울 왕에게 명령하신 성전의 명분은 나그네를 억압하는 세력을 징벌하는 것이었습니다.(삼상15:2;신25:17~18)

 

전쟁은 있습니다. 때로 싸울 수 있고 싸워야 합니다. 싸움의 이유가 이익을 얻기 위해서가 아니라, 정의를 세우기 위해서라면 싸워야합니다. 자연을 파괴하는 개발주의자들에 맞서 싸울 수 있고, 가난한 사람들의 생명을 초개처럼 다루는 악한 권력에 맞서, 일하는 사람들의 일자리를 빼앗는 시장주의자에 맞서 싸울 수 있고 싸워야합니다. 하나님은 성전을 명령하십니다.

 

단, 조건이 있습니다. 우리가 치러야하는 성전(聖戰)은 다른 사람의 생명을 해치는 것이어선 안 됩니다. 예수님의 싸움이 그랬습니다. 정의를 세우고 세상을 거룩하게 하기 위한 예수님의 성전은 로마 관료를 죽이고 부역자들을 해치는 것이 아니라, 비폭력 저항을 무기 삼은 싸움이었습니다. 정의와 거룩을 위해 싸움을 피하는 것은 하나님을 거역하는 것이요, 성전을 빌미로 무기를 들고 폭력을 행사하며 노획물에 욕심을 내는 것은 사탄에게 속는 것입니다.

 

사울은 사탄에게 속았습니다. 하나님은 사울에게 성전을 명하셨는데, 노획물을 취하려다가 전쟁의 명분을 잃어버렸습니다. “사울과 백성이 아각과 그의 양과 소의 가장 좋은 것 또는 기름진 것과 어린 양과 모든 좋은 것을 남기고 진멸하기를 즐겨 아니하고 가치 없고 하찮은 것은 진멸하니라”(삼상15:9) 사울이 ‘기름진 것과 어린 양과 모든 좋은 것’을 노획물로 취하면서 하나님께서 명하신 성전이 살상 행위로 변질되었습니다.

 

사울에게도 나름대로의 명분은 있었습니다. ‘하나님 여호와께 제사하려 하여 양들과 소들 중에서 가장 좋은 것을 남’겼다고 합니다.(삼상15:15) 그러나 사울은 하나님을 오해하고 있습니다.

 

하나님은 양들과 소들을 잡수셔야 배부른 분이 아닙니다. 세상을 창조하신 하나님께서 양들과 소들을 잡숫기를 원하신다면 굳이 사람에게 상을 차리라 명하시지 않을 겁니다. 양들과 소들을 먹어야 하는 건 하나님이 아니라 사람입니다. 하나님은 옛날 모세에게 제사를 명하실 때에도 기름이면 제물로 충분하다 하셨습니다. ‘내장에 덮인 기름과 내장에 붙은 모든 기름과 두 콩팥과 그 위의 기름’따위를 하나님은 ‘향기로운 냄새’로 받으셨습니다.(레3:3~5) 하나님은 사람이 어차피 먹을 수 없는 내장에 붙은 기름 따위를 받으시고, 그것으로 충분하다 하셨습니다. 사울이 욕심나서 노획한 ‘양들과 소들 중에서 가장 좋은 것’에 하나님은 관심 두신 적이 없습니다.

 

하나님은 사람들이 경쟁하며 싸워 빼앗고 빼앗기는 중에 떨어지는 부스러기를 탐하시는 분이 아닙니다. 하나님의 관심은 노획물 차지하는 것이 아니라 정의를 실현하는 데에 있습니다. 사람 사는 세상에 정의가 실현되어, 사람 사이에 평화가 깃들기를 원하십니다.

 

그래서 하나님은 ‘양들과 소들 중에서 가장 좋은 것’으로 제사 드리는 사람보다 순종하는 사람을 기뻐하십니다. “여호와께서 번제와 다른 제사를 그의 목소리를 청종하는 것을 좋아하심같이 좋아하시겠나이까 순종이 제사보다 낫고 듣는 것이 숫양의 기름보다 나으니”(삼상15:22) 하나님은 제물을 필요치 않으십니다. 예배는 제물을 바치는 것이 아니요, 영과 진리로 하나님을 만나는 것입니다. “하나니은 영이시니 예배하는 자가 영과 진리로 예배할지니라”(요4:24)

 

그렇다면, 헌금은 무엇일까요? 왜 헌금을 드리는 걸까요?

 

예배당에 있는 헌금함은 하나님의 필요를 위한 것이 아니라, 사람의 필요를 살피기 위함입니다. 말씀과 기도에 전념하기 위해 경제활동을 할 수 없는 목회자와 세상을 썩지 않게 하는 소금같은 약자들을 위해 헌금이 필요합니다. 그러므로 헌금은 제물이라기보다 이웃을 사랑하라는 하나님의 계명에 대한 순종입니다.

 

이웃을 사랑하기 위해 우리는 예배를 드리며 헌금을 모으고, 가난한 이웃을 억압하는 사람들에게 비폭력으로 저항하며 싸우기도 합니다. 이것이 우리가 싸워야 할 성전이요 ‘영적 전쟁’입니다. 전쟁이 그치지 않는 세상에서, 하나님은 우리를, 평화를 만드는 비폭력 전사(戰士)로 부르십니다. “화평하게 하는 자는 복이 있나니 그들이 하나님의 아들이라 일컬음을 받을 것임이요”(마5:9) 평화를 만드는 비폭력 전사에게 하나님의 자녀가 되는 복이 있습니다.

 

복 받으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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