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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야교회 _ 행7:1~53

작성자김영준|작성시간15.04.25|조회수264 목록 댓글 1

제국 전역으로 흩어졌다가 다시 예루살렘으로 돌아온 사람들을 ‘자유민’이라 부릅니다. ‘자유민들’이 구레네, 알렉산드리아, 길리기아, 아시아 등에서 예루살렘으로 돌아온 이유는 ‘성전’때문입니다. 그들에게 성전은 거룩한 곳입니다. 성전에서 제사를 드리며 하나님의 임재를 경험하고자 ‘자유민들’이 예루살렘으로 돌아왔습니다(행6:9).

 

그런데, 성전 밖에서, 그것도 다락방에서 거룩한 현상들이 나타났습니다(행2:1~4). 자유민들은 다락방이 거룩한 것을 담을 수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다락방에서 일어난 현상은 거룩한 것일 리 없다고 여겼습니다. 방언으로 기도하는 기적을 거룩한 현상이 아니라, 술주정이라 조롱했습니다(행2:13). ‘자유민들’은 큰 성전이라야 ‘하나님의 큰 일(행2:11)’을 담을 수 있는 그릇이 될 것이라 믿었습니다.

 

성전 밖에서 또, ‘큰 기사와 표적’이 일어났습니다(행3:1~8;6:8). 한 번도 걸어보지 못한 사람이 ‘나사렛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일어나 걷게 되었습니다. 아무 것도 할 수 없어 성전 문에서 구걸하던 장애인에게 하나님의 능력이 나타난 겁니다. 성전만이 하나님의 임재하시는 절대적인 곳이어야 하는데, 성전 밖에서 하나님의 임재가 확인된다면, 성전은 그 절대적인 권위를 지킬 수 없습니다(행6:8).

 

하나님은 ‘거룩한 곳’에 계신다기보다, 하나님께서 계시는 곳이 거룩합니다. 거룩한 곳이 따로 있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께서 계시는 모든 곳이 거룩한 곳입니다.

 

하나님께서는 ‘임마누엘’이셔서 우리와 함께 계십니다(마1:23). 하나님께서 우리와 함께 계시니, 우리가 ‘서 있는 곳이 거룩한 땅’입니다(행7:33). 경기도 김포시 양촌읍 대포리 40번지에 우리가 있었고, 하나님께서 우리와 함께 여기 계셨습니다. 여기 공구상가는 우리 덕분에 거룩한 곳이 되었습니다. 우리와 함께 계셔서 공구상가를 거룩한 곳으로 구별하신 하나님을 찬양합니다.(행3:8)

 

여기 공구상가에 둥지 틀기 전에 기도했더랬습니다. 기도하던 중, 하나님께서 말씀하셨습니다. “....내 발을 「넓은 곳」에 세우셨음이니이다(시31:8b)” '넓은 곳‘을 주시겠다 말씀하셨습니다. 넓은 곳은 광야입니다. 광야를 주시겠다 하셨습니다. 광야를 주시겠다는 것은, 사실 아무 것도 주시지 않겠다는 응답이었습니다. 자로 잰 정해진 공간을 구했던 기도에 대한 하나님의 응답은 거절이었습니다. 하나님나라의 공간은 이 세상 전체이기 때문입니다.

 

 

2015년 2월. 이스라엘 베들레헴 남쪽 광야, 베두인이 사는 동굴을 찾아가는 중입니다.

 

 

하나님께서 거하시고자 한다면, 솔로몬이 지은 성전이라도 좁습니다(행7:47~50). 하나님께서 그나마 넉넉히 계시려면, 광야가 제격입니다. 크신 하나님을 찬양합니다. 하여, 우리는 광야에 장막을 펼 것입니다. 여기 공구상가는 하나님께서 계시는 광야에 폈던 장막입니다. 장막이어서가 아니라, 광야에 폈기 때문에 여기 열한 평짜리 예배당은 ‘넓은 곳’입니다. 솔로몬 성전보다 더 ‘넓은 곳’입니다. 우리는 광야에 모인 ‘광야 교회(행7:38)’입니다. 민들레 교회는 광야 교회입니다.

 

성전이 있는 예루살렘을 구심점 삼아 모여들었던 ‘자유민들’은 자유를 누리지 못합니다. 성전이라는 울타리에 갇혀 있는 사람들입니다. 솔로몬이 세운 성전 울타리 안에는 자유가 없습니다. 자유는 성전 울타리 안에 있는 것이 아니라, 하늘 울타리 안에 있습니다.

 

하늘을 울타리 삼는 자는 성전을 원심점 삼아 자기가 서 있는 땅으로 홀씨처럼 날아갑니다. 각자 자기가 ‘서 있는 곳이 거룩한 땅’인 줄 알아 그 자리에 광야 교회를 세웁니다. 진정한 ‘자유민들’은 구레네와 알렉산드리아와 길리기아와 아시아에서 거룩한 땅 예루살렘으로 오는 사람들이 아니라, 구레네와 알렉산드리아와 길리기아와 아시아를 예루살렘처럼 거룩한 땅되게 하는 사람들입니다. 진정 자유민들은 예루살렘을 구심점 삼는 사람들이 아니라, 예루살렘을 원심점 삼는 사람들입니다. 건물을 성전 삼는 성전주의라는 교리는 구심점 예루살렘에 사람을 가두지만, 사람을 성전 삼는 진리는 예루살렘을 원심점 삼아 사람을 자유케 합니다(고전3:16;요8:32).

 

교회가 모여 예배 드리는 공간은 원심점입니다. 모이는 곳을 원심점 삼아 홀씨되어 학교로 날아가고, 가정으로 날아가고, 직장으로 날아가 거기에서 광야 교회를 이루는 게 하나님의 뜻입니다. 거기 학교 광야, 가정 광야, 직장 광야, 마을 광야에서 ‘광야 교회’를 이루는 것이 자유를 누리는 것입니다.

 

하나님께서 우리와 함께 계십니다. 하나님께서 계시는 곳이 거룩한 곳입니다. 우리가 머물렀던 여기 공구상가가 거룩한 것같이, 또 머무르게 될 저기 길가 상가도 거룩합니다. 우리가 머무는 여기 저기 모든 공간이 거룩한 곳입니다. 민들레 교회는 여기에도 있고 저기에도 있습니다. 하나께서 민들레교회에 자로 재어 준 구역은 ‘넓은 곳’ 온 땅입니다.

 

우리가 ‘자유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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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김영준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15.04.26 오래 전에 나누었던 설교를 다시 나눕니다.

    민들레교회가 다시 새로운 출발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양촌읍 공구상가에서 장기동 길가상가로 예배처소를 옮깁니다. 감리교회 예배당을 주일 오후에 빌려 예배드리려 합니다. 한 지붕 두 교회가 더러 있습니다만, 한국교회에 흔치 않는 풍경이지요. 어쩌면 더 편해질 수 있고, 어쩌면 불편해질 수도 있겠습니다. 여기든 거기든 하나님께서 함께 계신다 믿습니다. 곧, 장기동에서 뵙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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