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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경계에는 꽃이 핀다 _ 행10:1~48

작성자김영준|작성시간15.05.17|조회수133 목록 댓글 2

욥바(Joppa)는 항구 도시입니다. 옛날 여로보암Ⅱ가 통치하던 때, 요나 선지자가 활동하던 시대에도 욥바는 중요한 항구도시였습니다.(왕하14:25) 욥바에서 스페인 다시스(Tarshish)로 가는 배를 탈 수도 있었습니다.(욘1:3) 다시스는, 당시 사람들이 파악한 세상의 끝이었습니다.

 

베드로가 욥바에 있습니다.(행9:43) 세상의 끝까지 가는 배를 탈 수 있는 욥바에 있습니다. 과부들을 위해 선행과 구제를 힘쓰던 도르가가 죽었다는 소식을 듣고, 베드로가 욥바로 갔습니다.(행9:36,39) 하나님께서 베드로를 욥바로 인도하신 겁니다.  

 

“오직 성령이 너희에게 임하시면 너희가 권능을 받고 예루살렘과 온 유대와 사마리아와 「땅 끝」까지 이르러 내 증인이 되리라”(행1:8) 부활하신 예수님께서 ‘땅 끝’까지 이르러 증인이 되라하셨지요. 베드로가 의도한 건 아니었지만, 지금 베드로는 ‘땅 끝’으로 갈 수 있는 욥바에 있습니다. 욥바행은 계획에 없었지만, 베드로는 욥바에 묵으면서 ‘땅 끝’으로 갈 방법을 모색하게 되었을 겁니다.

 

모색의 첫 번째 단계는 기도입니다.(행10:9) 과연 기도하는 베드로에게 하나님은 가야할 길을 알려주셨습니다. “하나님께서 깨끗하게 하신 것을 네가 속되다 하지 말라”(행10:14) 하나님의 응답은 분명한데, 도통 무슨 뜻인지 모를 말씀을 하십니다. 하나님은 모세를 통해 부정(不淨)하기 때문에 먹을 수 없는 짐승이 있다고 하셨습니다. “오직 날개가 있고 기어다니는 곤충은 다 너희가 혐오할 것이니라”(레11:23) 그런데, 지금 베드로에게 ‘기는 것과 공중에 나는 것들’을 보여주시면서 잡아먹으라 하십니다.(행10:12~13)

 

 

Bernardo Cavallino, <St Peter and Cornelius the Centurion>, 1640s

 

 

‘무슨 뜻인지 속으로 의아해’하는 베드로에게, 하나님은 로마 사람을 보내십니다. 하나님께서 기도하는 베드로에게 먹을 수 없는 음식을 먹으라 하시고, ‘땅 끝’을 모색하는 베드로에게 로마 사람을 만나게 하십니다. ‘땅 끝’으로 가라 하심은 경계 너머의 사람을 만나라는 것입니다. 만날 수 없는 사람을 만나라는 것입니다. 만나고 싶지 않는 사람마저 만나라는 것입니다. 하나님께서 욥바에 있는 베드로에게 가라고 명령하시는 ‘땅 끝’은 지리적인 개념이라기보다, 민족적이요 정치적인 개념입니다. 유대인들의 원수 로마 사람, 스승 예수님을 비롯해 무수한 유대사람을 십자가에 처형한 로마 사람을 만나라 하십니다. 만나서, 로마 사람에게 ‘평화의 복음’(the good news of peace)을 전하라 하십니다.(행10:36)

 

군사력으로 ‘로마의 평화’(Pax Romana)가 구축됐던 시절에, 로마의 장교에게 ‘평화의 복음’을 전하는 것보다 더 험한 여행은 없겠지요. 로마 군대의 장교만큼 먼 데 사람도 없을 것입니다. 지리적으로만 ‘땅 끝’을 이해하고 항구도시 ‘욥바’에 머물고 있던 베드로를, 하나님은 로마 제국 총독의 관저가 있던 ‘가이사랴’로 가게하십니다. ‘땅 끝’은 하루 걸음으로 닿을 수 있는 곳이었습니다.(행10:24)

 

길의 끝에는 사람이 있습니다. 하나님께서는 성령을 받은 사람에게 ‘땅 끝’으로 가라 하셨고, 결국 사람을 만나게 하십니다. ‘땅 끝’은 그래서 예상하지 못한 만남입니다. 혹은 피하고 싶은 만남입니다. 기도하는 베드로에게 하나님은 베드로가 원치 않았던 만남을 받아들이게 하십니다. 이것이 성령충만입니다. 성령충만하여 기도하는 중에 하나님의 음성을 듣는 사람은 담담히 그리고 담대히 새로운 만남을 받아들입니다.

 

5월 13일, 저는 ‘발달장애인 자조모임’에 참여했습니다. 지적장애인도 있었고, 자폐인도 있었고, 농아인도 있었습니다. 대화중에 자기도 모르게 반복해서 큰 소리를 지르는 청년도 있었습니다. 8월까지 매주 수요일 저녁에 발달장애인들의 자조모임이 있을 것이고, 이후에도 계속 될 것입니다. 오늘 5월 17일, 김포에서는 ‘세계인의 날’축제가 있습니다. 이주노동자와 다문화 가정 가족들을 만날 것입니다. 고향에서 살 수 없는 난민, 일했지만 정당한 임금을 받지 못한 노동자들, 한국어를 제대로 구사하지 못하는 중도입국자녀와 다문화 가정의 여성들이 모여 축제를 합니다.

 

김포에서 사람을 만날 수 있다면, 김포가 ‘땅 끝’입니다. 만날 거라 예상하지 못했던 사람들, 어쩌면 피하고 싶었던 사람들이 여기에도 있다면, 여기가 바로 ‘땅 끝’입니다. ‘땅 끝’에서 사람을 만나는 건 망설여지고, 두렵기까지 합니다. 나를 보호해주던 경계를 넘어 ‘땅 끝’을 모색하는 것은 분명 모험입니다. 다행스러운 건, 하나님과 함께하는 모험이라는 것입니다. 하나님께서 함께 하시는 까닭에 시인처럼 우리도 깨닫습니다.

 

“모든 경계에는 꽃이 핀다”

 

 

첨부파일 150517_민들레주보.hw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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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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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짠쭉 | 작성시간 15.05.17 네~목사님 설교 첨들은 제게 많은 깊음에 뉘우침을 주셔서 감사드립니다,,우리 최영일목사님 처럼 따뜻한 탄식에 맘 갖고 계신것을 느꼈어요,,거듭 감사드리며 목사님 성전의 아픔 기도 할께여~
  • 답댓글 작성자김영준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15.05.18 꿈푸른교회에서 설교하며, 제게 큰 감동이 있었어요.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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