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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기 _ 행11:19~30

작성자김영준|작성시간15.05.31|조회수166 목록 댓글 0

저는 세례를 받았고, 신학을 공부한 목사입니다만, 과연 그리스도인일까요? 세례를 받은 사실과 신학 학위와 목사 안수를 받은 건 분명 사실이라 제 입으로 말할 수 있는데, '그리스도인'이라고 말하는 건 어렵습니다.

 

‘그리스도인’이라는 이름은 다른 사람이 불러주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제자들이 안디옥에서 비로소 그리스도인이라 일컬음을 받게 되었더라”(행11:26) ‘그리스도인’이라는 호칭은 스스로 취득하는 것이 아니라, 다른 사람들이 불러주는 것입니다. 세례와 신학 학위와 목사자격은 서류로 증명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그리스도인이라는 자격은 서류로 확인되지 않습니다.

 

그리스도인이라는 호칭은 공식문서로 확인할 수 없고, 향기로 확인할 수 있습니다. “항상 우리를 그리스도 안에서 이기게 하시고 우리로 말미암아 각처에서 그리스도를 아는 냄새를 나타내시는 하나님께 감사하노라 우리는 구원 받는 자들에게나 망하는 자들에게나 하나님 앞에서 그리스도의 향기니”(고후2:14~15) 그리스도인은 향기 나는 사람입니다. 처음 ‘그리스도인’이라는 향기 나는 호칭을 얻었던 사람들이 안디옥교회였습니다. 이제 민들레교회가 진실로 향기 나는 교회되게 하소서, 아멘.

 

 

 

 

 

안디옥교회를 처음 지도했던 사람이 ‘바나바(위로자)’라는 별명을 가진 요셉이었습니다.(행4:36;11:22) 바나바는 디아스포라 유대인인데, 언젠가 있을 유대 본토의 회복을 기대하며 예루살렘 인근에 밭을 사두었다가 그리스도의 회복은 유대 국경에 제한되지 않음을 깨닫고, 밭을 팔아 더불어 사는 공동체를 세우는데 힘을 보탠 적이 있습니다. “구브로에서 난 레위족 사람이 있으니 이름은 요셉이라 사도들이 일컬어 바나바라 번역하면 위로의 아들이라 하니 그가 밭이 있으매 팔아 그 값을 가지고 사도들의 발 앞에 두니라”(행4:36~37) 예루살렘에 세워졌던 유무상통 공동체의 가장 모범적인 사람이 바나바였던 거지요.

 

예루살렘 국경을 넘어, 바나바는 안디옥에서도 향기 나는 공동체를 세우는데 힘을 보탰습니다. 처음 ‘그리스도인’이라 불렸던 교회를 조직한 이가 바나바였던 겁니다.(행11:22~23)

 

안디옥 사람들이 바나바를 중심으로 모인 사람들을 특별하게 보았던 데에는 또렷한 이유가 있었을 것입니다. 예루살렘에 세워졌던 유무상통 공동체가 안디옥에도 이식되었을 것입니다. “믿는 무리가 한마음과 한뜻이 되어 모든 물건을 서로 통용하고 자기 재물을 조금이라도 자기 것이라 하는 이가 하나도 없더라”(행5:32)

 

내 것은 있습니다. 그러나 내 것은 내 소유가 아닙니다. 내 것은 내가 사용한다는 것이지, 내가 소유한다는 것이 아닙니다. 내가 사용하지 않는 내 소유는, 다른 사람도 함께 사용할 수 있는 것입니다.

 

안디옥교회 사람들은 그래서, 예루살렘교회가 ‘큰 흉년’을 맞았다는 소식을 듣고 소유한 것을 내놓기로 합니다. “그 때에 선지자들이 예루살렘에서 안디옥에 이르니 그 중에 아가보라 하는 한 사람이 일어나 성령으로 말하되 큰 흉년이 들리라 하더니 글라우디오 때에 그렇게 되니라 제자들이 각각 그 힘대로 유대에 사는 형제들에게 부조를 보내기로 작정하고 이를 실행하여 바나바와 사울의 손으로 장로들에게 보내니라(행11:27~30) 안디옥교회 사람들이 ‘그리스도인’이라고 불렸던 이유는, 나눔이었습니다. 교회 안에서 또, 교회 밖으로 나눔이 일상이었기 때문에 안디옥교회 사람들에게 향기가 났습니다.

 

내 것을 다 나누라는 것이 아닙니다. 내가 사용하는 것 외에 내가 소유한 것을 나누라 하십니다. 살고 있는 집을 팔라는 것이 아니라, 살지 않지만 소유한 것이 있다면 팔아야 합니다. 예금 잔고를 털어 내놓으라는 것이 아니라, 의식(衣食)과 교육을 해결할 수 있는 이상으로 소유한 것이 있다면 나눠야 합니다.

 

개인뿐만 아니라, 교회도 마찬가지입니다. 필요 이상의 부동산과 재물이 있다면 안디옥교회가 예루살렘교회에 부조를 보냈던 것처럼 나누라 하십니다. 나눔이 철저하지 않기 때문에, 사람들은 우리가 ‘그리스도인’인지 모릅니다. 진리를 입술로 고백하는 것은 향기를 머금는 것이요, 진리를 손과 발로 실천하는 것이 향기를 발하는 것입니다. 사람들은 교회의 ‘입술’을 보고 ‘먹사’라 부르고, 교회의 ‘손과 발’을 보고 ‘그리스도인’이라 인정합니다.

 

퍼지지 않는 향기는 없습니다. 바나바의 향기가 안디옥교회에 퍼졌고, 안디옥교회의 향기가 도시 전체에 퍼지기 마련입니다. 교회 밖 사람들이, 교회를 향하여 ‘그리스도인’이라 불러줄 때, 우리의 신앙고백은 참입니다.

 

유능한 목사·장로·권사·집사 되기보다, 향기 나는 그리스도인 되게 하소서. 문서와 통계와 스펙으로 나를 증명하는 것이 아니라, 사람들이 호흡할 수 있는 향기로 이력서를 대신하게 하소서. 그리스도의 향기로 나를 다시 창조하소서.(창2:7) 진실로 ‘그리스도인’이라 불리게 하소서.

 

자격증은 있으나 향기 없는 목사를 위해 기도할 뿐입니다. 더 살아보겠습니다. ‘그리스도인’ 될 때까지.

 

첨부파일 150531_민들레주보.hw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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