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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아무리 성내어 덮쳐도 _ 행26:30~27:26

작성자김영준|작성시간15.07.12|조회수82 목록 댓글 1

바울은 배반자였습니다. 정통 유대교 전도사였던 바울이 느닷없이 이단의 수괴가 되어 예수가 그리스도라 설파했습니다.(행9:22) 십자가에서 죽은 예수가 그리스도라는 ‘거리끼는’ 주장에 회당에 모이는 유대인들이 와해되었습니다.(고전1:23) 바울의 어리석은 말을 진리로 여기는 사람들이 나타난 것입니다. 무인들이 ‘도장깨기’하듯, 유대인들이 모이는 회당마다 찾아들어가 유대교인들을 현혹하니,

 

정통 유대인들이 보기에 바울은 아주 나쁜 놈입니다. 나쁜 놈이요 또 배반자 바울이 예루살렘에 들어왔습니다.(행21:15) 바울은 유대인들의 환심을 사기 위해, 돈이 없어 정결례 제물을 마련하지 못하는 청년들을 위해 돈을 대주었습니다.(행21:24) 유대인들 사이에 좋은 소문이 나기를 바랐지만, 예루살렘 통신에 바울의 선행은 한 줄도 기사화되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이방인을 데리고 성전의 지성소를 들어갔다는 왜곡 보도가 속보로 떴습니다.(행21:28)

 

언론을 장악한 유대교 매파는 바울의 선행을 가리고, 파파라치가 찍은 사진에 추측성 보도를 더해 바울을 매장하려 합니다. 감히 회당에서 딴소리하면 어떻게 되는지, 본보기로 삼을 참입니다. 근거 없는 악의적 보도에 분노한 극우단체 회원들이 바울을 사형(私刑)하려고 끌고 갑니다. 바울은 어쩌면 죽을 것입니다.(행21:30~31) 스데반이 죽었던 것처럼, 바울도 죽을 참입니다.(행7:30~8:1;22:4)

 

자신이 죽인 것이나 다름없는 스데반을 생각하며, 잠잠히 태형을 받고 있던 바울을, 로마의 천부장이 ‘쇠사슬로 결박’합니다.(행21:32~33) 로마 군대의 쇠사슬 덕분에 바울은 죽지 않았습니다. 하나님은 살인자라도 사도로 쓰시고, 하나님이 쓰시면 악한 군대의 쇠사슬도 구원의 도구가 됩니다.  바울을 결박한 ‘쇠사슬’은 유대교 매파들이 던지는 돌을 막아내는 방탄복이 되고, 로마로 입국할 수 있는 비자가 됩니다.

 

범법의 구체적인 사실도, 증거도 없었기 때문에, 바울은 쇠사슬을 벗을 수 있었지만, ‘가이사에게 상소’하여 ‘가이사 앞에’ 서기로 작정합니다.(행28:24) 로마 당국은 바울을 체포했지만, 바울은 로마 제국이 제공한 교통편을 이용하고 군대의 호위를 받으며 제국의 심장으로 침입하고 있습니다.

 

하나님 나라는 침노하는 자의 것입니다.(마11:12) 하나님 나라는 여기 너머 저기에 있는 초현실이라기보다, 저기에 있는 초현실을 여기로 수입하는 것입니다. 뜻하지 않는 방식으로 로마 제국은 천국을 수입하고 있습니다. 바울은 로마제국 출입국관리소의 심사를 거치지 않고, 천국의 대사가 되어 바로 제국의 복판에서 천국을 소개하게 될 것입니다. 하나님의 사람에게 침노를 당할 때, 제국은 천국이 됩니다. 천국은 악한 통치자가 군림하는 세상, 여기에 세워집니다.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헌법을 주셨습니다. 헌법 제1조 2항에 의하면 ‘대한민국의 주권은 국민에게 있고,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옵니다. 저는 목사로서 온 세상의 주권은 하나님에게 있다고 믿습니다. 그리고 하나님께서 국민의 총의와 합의와 선거를 통해 자신의 주권을 행사하신다 믿습니다. 옛날 황제에게 부여했던 주권을 이제 한 명 한 명 국민에게 나눠주셨습니다. ‘위에 있는 권세’에게 있던 주권이 이제는 국민에게 있습니다.(롬13:1)

 

그러나 국민으로부터 권력을 위임받은 이들이 하나님께서 정하신 순리를 버리고 역리를 취하곤 합니다. 역리로 인한 ‘풍세(風勢)’가 사뭇 사나워 위태롭습니다.(행27:7) 역리가 대한민국 온 땅을 덮어 순리를 따르는 사람들과 약자들이 고통을 당합니다. 사나운 바람을 피해 '미항(Fair Havens)'을 찾아 피해보지만 ‘아름다움(美)’과 ‘공정(fair)’은 이름일 뿐 거기도 순리로 작동되진 않습니다. 피난처(Havens)가 따로 있지 않습니다. 제국을 피하지 않고, 곧바로 제국의 심장을 겨누고 길을 가는 자에게 천국이 임할 것입니다.

 

 

렘브란트, <갈릴리 바다 폭풍 가운데 있는 예수와 제자들>,1663

 

 

천국 대사가 되어 제국으로 가고자 하는 길목엔, ‘광풍’이 불어 닥치기 마련입니다.(행27:14) 뜻대로 계획대로 되는 일이란, 없지 싶습니다.(잠16:9) 광풍이 불기 때문에 그렇습니다. 뜻도 알 수 없고, 계획도 세울 수 없는 때가 있습니다. 해도 별도 보이지 않아 좌표도 모른 채 그냥 흘러가는 대로 떠밀려 갈 때가 있습니다.(행27:20)

 

인습의 배반자 바울은 이렇게 흘러가고 있습니다. 정치권력·종교권력에 무릎 꿇지 않고, 하나님에게 주권이 있다고 믿으며 광풍을 맞아 좌표를 잃은 채 흘러 떠가는 바울이 말합니다.

 

“여러분이여 안심하라 나는 내게 말씀하신 그대로 되리라고 하나님을 믿노라”(행2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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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hanna | 작성시간 15.07.13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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