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t1.daumcdn.net/cafe_image/mobile/bizboard_placeholder.jpg)
1.
느부갓네살이 꿈에 본 ‘큰 신상’은 당대에 흥하고 망했던 제국들의 집합입니다. 바빌로니아, 페르시아, 그리스 등 온 세상을 소란케 하고 전쟁으로 다른 민족을 괴롭혔던 나라들의 집합체가 느부갓네살이 꿈에서 본 ‘큰 신상’입니다.(단2:31)
2.
‘손 대지 아니한 돌’이 ‘큰 신상’을 무너뜨립니다.(단2:34) 문명의 결정체라 할 ‘큰 신상’이 다윗이 시냇물에서 주운 돌멩이 같은 ‘손 대지 아니한 돌’에 속절없이 무너집니다.(삼상17:49) 바벨탑을 중심으로 건설되던 도시가 좌절되었던 것처럼 ‘큰 신상’은 무너지기 마련입니다.(창11:8) 명나라 황제도 무너졌습니다. 청나라 황제도 무너졌습니다. 일본 천황도 무너졌습니다. 미국의 평화도 영원하지 않을 것입니다. 힘없는 사람들을 발바닥 아래에 두는 힘 센 것들은 무너지기 마련입니다.
3.
무너지지 않는 나라가 있습니다. “하늘의 하나님이 한 나라를 세우시리니 이것은 영원히 망하지 아니할 것이요 그 국권이 다른 백성에게로 돌아가지도 아니할 것이요 도리어 이 모든 나라를 쳐서 멸망시키고 영원히 설 것이라”(단2:44) 하나님께서 세우시는 나라가 있습니다. 하나님나라.
4.
하나님나라는 인류가 살아왔고, 우리고 살고 있는 역사 속에 세워집니다. "이 여러 왕들의 시대에 하늘의 하나님이 한 나라를 세우시리니"(단2:44) 왕들이 다스리고 있는 시대 속에, 하나님나라가 세워집니다. 유대 땅을 복속시키고, 성전을 무너뜨린 느부갓네살이 왕 노릇하는 그 역사 복판에, 하나님 나라가 세워집니다. 국민의 절반 이상을 '혼이 비정상인 사람들'로 규정하는 마리앙투아네뜨가 여왕 노릇하는 이 현실 속에, 하나님 나라가 세워집니다.
5.
교회는 하나님나라를 세우는 전위대(前衛隊)입니다. 믿는 사람들을 그래서, 성서에서는 군사라 부르기도 하고,(딤후2:4) 역사의 한 순간에는 십자군이라고도 했습니다. 유럽의 중세 십자군은 하나님의 뜻을 배반하고 다른 사람들을 죽이는 군사가 되었습니다만, 십자군이라면 다른 사람들을 죽이는 군대여선 안 됩니다. 십자군은 자기 자신을 부인하고 죽이는 군대입니다.(막8:34)
미켈란젤로, <선지자 다니엘>, 1508-1512
6.
다니엘과 세 친구는 바빌로니아에서 교회를 이룹니다. "다니엘이...친구 하나냐와 미사엘과 아사랴에게 그 일을 알리고 하늘에 계신 하나님이 이 은밀한 일에 대하여 불쌍히 여기사 다니엘과 친구들이 바벨론의 다른 지혜자들과 함께 죽임을 당하지 않게 하시기를 그들로 하여금 구하게 하니라"(단2:17~18) 바빌로니아에 세워진 교회 구성원은 네 명에 지나지 않습니다. 네 명뿐이지만, 하나님께서 함께 하시니, 그 교회가 바빌로니아 제국을 다스립니다. "왕이... 다니엘을 높여 귀한 선물을 많이 주며 그를 세워 바벨론 온 지방을 다스리게 하며 또 바벨론 모든 지혜자의 어른을 삼았으며...또 다니엘의 요구대로 사드락과 메삭과 아벳느고를 세워 바벨론 지방의 일을 다스리게 하였고 다니엘은 왕궁에 있었더라"(단2:48~49) 교회의 크기는 사람의 수가 아니라, 영향력의 크기로 측정되어야겠습니다.
7.
나라를 세우자면 부득이 전쟁을 치러야하는데, 하나님 나라를 세우기 위한 전쟁을 ‘영적 전쟁’이라 합니다.(엡6:12) 교회는 하나님 나라를 세우기 위한 영적전쟁에 참전합니다. 영적 전쟁이란 다른 사람을 죽이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를 죽이는 전쟁입니다. 스스로를 죽이는 사람들로 인해 ‘큰 신상’이 무너집니다. 스스로를 죽이는 사람들이 진정한 승자입니다. 스스로를 죽이는 사람들이 승자가 되는 것은, 상식은 아니나 신비이며, 현실도 아니나 진실입니다.
8.
스스로를 날마다 죽이는 사람들, 즉 흐르는 물에 깎이고 굴러다니는 시냇물 속 돌멩이 같은 사람들을 통해 ‘큰 신상’이 무너지고 하나님나라가 섭니다. 교회는 시냇물 속 돌멩이같이 작고 세상에서 긴하지 않은 사람들의 모임입니다. 돌멩이를 품은 교회가 골리앗을 쓰러뜨릴 저력을 뿜습니다.
9.
한낱 돌멩이가 무엇이어서 골리앗을 쓰러뜨리겠습니까. ‘손 대지 아니한 돌’이 무엇이라고 ‘큰 신상’을 쓰러뜨리겠습니까. 우리는 그냥 널려있는 돌멩이에 지나지 않습니다. 그러나 하나님의 영이 오시면, 한낱 돌멩이는 다윗의 물매에 장전된 돌멩이가 됩니다. 성령의 불길에 달구어진 ‘손 대지 아니한 돌’이 ‘큰 신상’을 관통합니다.
“주의 성령이 내게 임하셨으니 이는 가난한 자에게 복음을 전하게 하시려고 내게 기름을 부으시고 나를 보내사 포로 된 자에게 자유를, 눈 먼 자에게 다시 보게 함을 전파하며 눌린 자를 자유롭게 하고 주의 은혜의 해를 전파하게 하려 하심이라”(눅4:18)
성령의 불에 달구어지면, 작은 돌멩이라도 그냥 돌멩이가 아닙니다. 성령에 달구어진 돌멩이는 두터운 감옥 벽을 뚫습니다. 성령의 빛을 받은 돌멩이는 눈 먼 자를 눈부시게 합니다.
10.
유대에서 귀족이었던 다니엘은 바빌로니아로 끌려와 환관이 되었습니다.(단1:3~4) 그러나 바빌로니아 문명과 양식을 거부했습니다. 다니엘은 목숨을 걸고 제국의 권력에 다듬어지지 않은 ‘손 대지 아니한 돌’로 구별되기를 자청했습니다.(단1:8) 다니엘은 신전의 기둥이 아니라, 시냇물 돌멩이입니다.
11.
작은 돌멩이가 기도로 달구어지니,(단2:17~23) 이방 출신 노예였던 환관이 바빌로니아 왕을 무릎 꿇립니다.(단2:46) 성전을 무너뜨린 느부갓네살이, 다니엘 앞에 무너집니다. 벽돌로 세워진 성전은 무너졌지만, 하나님의 성령이 거하는 진짜 성전은 무너지지 않았던 겁니다.(고전3:16) 기도로 달구어진 돌멩이가 ‘큰 신상’을 무너뜨립니다.
이것이야말로, 역사요 현실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