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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물과 포장 _ 눅1:26~38

작성자김영준|작성시간15.12.06|조회수138 목록 댓글 1

 “여호와의 사자가 기드온에게 나타나 이르시되 큰 용사여 여호와께서 너와 함께 계시도다”(삿6:12) 천사가 용사 기드온에게 ‘여호와께서 너와 함께 계’신다고 말했습니다. 그리고는 ‘이스라엘을 미디안의 손에서 구원하라’는 하나님의 명령을 전달합니다.(삿6:14)


천사 가브리엘이 마리아에게 나타나 인사를 건네며, 말합니다. “주께서 너와 함께 하시도다”(눅1:28)


하나님께서 함께 하시겠다는 인사는, 압제 받던 민족을 구원하실 때, 하나님께서 세운 장수에게 하셨던 말씀이었습니다. ‘주께서 너와 함께 하’신다는 말씀은 ‘처녀’에게 할 말이 아닌 것입니다. 그래서, 마리아가 천사의 인사말을 들은 마리아가 깜짝 놀랍니다. “처녀가 이 말을 듣고 놀라 이런 인사가 어찌함인가”(눅1:29)


장수가 전달받을 말씀을 처녀가 듣는 것도 깜짝 놀랄 일인데, 거기에 그치지 않습니다. 정말이지 깜짝 놀랄 말씀을 하십니다. “보라 네가 잉태하여 아들을 낳으리니 그 이름을 예수라 하라”(눅1:31)


처녀 마리아에게 임신할 것이라 말씀하십니다. 청천벽력입니다. 처녀가 임신하면, 옛 이스라엘 사람들은 돌을 던져 죽였습니다. “처녀인 여자가 남자와 약혼한 후에 어떤 남자가 그를 성읍 중에서 만나 동침하면 너희는 그들을 둘 다 성읍 문으로 끌어내고 그들을 돌로 쳐죽일 것이니”(신22:24)


이런 상황을 알고 있는 마리아가 자신의 결백을 주장합니다. “나는 남자를 알지 못하니 어찌 이 일이 있으리이까”(눅1:34)



보티첼리의 '수태고지'



마리아가, 정숙한 마리아가, 간통죄를 뒤집어쓰고 죽어야할지도 모르는 상황으로 내몰리고 있습니다. 누군가의 거짓 증언이나 모함 때문이 아니라, 하나님에 의해 마리아는 치욕과 위험 속으로 빠져들고 있습니다.


치욕스럽고, 위험한 상황에 처하게 된 것은 성령이 임하시고 하나님의 ‘능력’이 마리아를 덮고 있기 때문입니다. “천사가 대답하여 이르되 성령이 내게 임하시고 지극히 높으신 이의 능력이 너를 덮으시리니 이러므로 나실 바 거룩한 이는 하나님의 아들이라 일컬어지리라”(눅1:35)


치욕스러운 상황이 있습니다. 위험한 때도 있습니다. 치욕과 위험을 자초할만한 일을 저지르지 않았음에도, 그런 상황에 덮일 때가 있습니다. 마리아가 그랬습니다. 약혼한 처녀가 다른 이유로 임신을 하게 된 것은 분명 치욕스럽고 위험한 상황입니다.


하나님은 이 상황을 늙도록 아이가 없던 엘리사벳의 수태와 비교하여 설명하십니다.“네 친족 엘리사벳도 늙어서 아들을 배었느니라 본래 임신하지 못한다고 알려진 이가 이미 여섯 달이 되었나니”(눅1:35) 마리아가 맞이한 것은 치욕과 위험이 아니라, 엘리사벳이 경험하고 있는 것과 같은 ‘기적’이라는 것입니다.


‘기적’이라는 선물은 ‘치욕’과 ‘위험’으로 포장되어 있습니다. 치욕과 위험을 보고 손사래 치던 마리아가, 포장 속에 숨겨진 하나님의 기적을 받아들입니다. “주의 여종이오니 말씀대로 내게 이루어지이다”(눅1:38)



엘 그레코의 '수태고지' 



예기치 못하게 맞이하는 사건이나, 원하지 않았지만 만나게 되는 사람이 있습니다. 사건과 사람으로 인해, 치욕스러울 수도 있고 위험할 수도 있습니다. 거절하고 거부하고 싶습니다. 그런데, 거절하고 싶던 사건이 마리아에게 ‘지극히 높으신 이의 능력’이 되었고, 거부하고 싶었던 마리아의 아들은 ‘하나님의 아들’이 되었습니다.


‘어찌 이 일이 있으리이까’라며 반문하던 마리아가 ‘말씀대로 내게 이루어지이다’라고 받아들였듯, 하나님의 능력에 덮이고 하나님의 아들이 오실 때에, 그 치욕과 위험한 때에, ‘하나님의 말씀대로 내게 이루어’지라고 대답하겠습니다. 


장수 기드온에게 기대하셨던 역사를 처녀 마리아에게 맡기십니다. 한미한 집안의 기드온이 이스라엘을 구원했듯,(삿6:15) 사람의 수에 들지 않던 여자를 통해 인류의 구원이 시작되었습니다. 하나님의 용인술이 이렇습니다. 약하고 작은 사람들을 통해 하나님의 능력은 드러나고, 기적은 성취됩니다.


미디안으로부터 이스라엘을 구원하기 위해 약하고 작은 기드온을 부르신 이가, 온 세상의 죄로부터 인류를 구원하기 위해 아비의 이름을 알 길 없는 마리아를 부르신 이가, 나를 부르십니다. 우리를 부르십니다.


“은혜를 받은 자여 평안할지어다 주께서 너와 함께 하시도다”(눅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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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용감하게 명랑해 | 작성시간 15.12.06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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