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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이 등뼈다' _ 눅13:10~17

작성자김영준|작성시간16.03.06|조회수427 목록 댓글 1

귀신은 무엇일까요? 귀신은 악법이요, 정당성 없는 권력이요, 어쩔 수 없는 현실이요, 고칠 수 없는 병입니다. 악법, 부당한 권력, 막힌 현실, 난치병은 사람의 마음을 짓누릅니다. 귀신은 사람의 마음을 짓눌러 지배합니다. 귀신 때문에, 사람은 잠을 못자고 환청을 듣기도 하고 우울증에 빠지기도 합니다. 마음이 눌리면, 아무 것도 할 수 없어 살아도 사는 게 아닙니다. 마음이 눌리면, 몸도 꼬부라집니다. 18년 동안 귀신 들려 앓았던 한 여자는 꼬부라져 조금도 펴지 못합니다.(눅13:11)


예수께서 귀신 들려 앓고 있는 여자를 회당으로 부르십니다.(눅13:12) 회당은 여자들을 위한 배움터가 아니었습니다. 남자들이 주도하는 회당의 복판에 귀신들려 꼬부라져 조금도 펴지 못하는 여자를 세우십니다. 남자만 사람 취급받던 시대에, 예수는 꼽추 여자를 사람이라 부르시는 겁니다. 예수께서 말씀을 듣는 ‘마리아’를 두둔하신 적이 있지요.(눅10:39,42) 예수는 남자뿐만 아니라 여자도 말씀을 들을 수 있고, 들어야 한다고 여기십니다. 말씀을 배우는 회당은 그래서, 귀신들려 꼬부라져 조금도 펴지 못하는 여자에게도 열린 공간이어야 합니다. 예수는 귀신들려 꼬부라져 조금도 펴지 못하는 여자를 회당의 복판에 세우시고, 말씀하십니다. “여자여 네가 네 병에서 놓였다”(눅13:12)


회당장은 여자가 ‘고침을 받’았다θεραπεύω고 판단하고 안식일에 병을 고친 예수에게 분개하고 있습니다만,(눅13:14) 예수님은 병에서 ‘놓였다’άπολύω라고 선언하셨습니다. 예수께서는 여자의 병을 고쳤다기보다,be healed 병으로부터 여자를 놓여나게have released 하셨습니다. 미묘한 차이지만 회당장은 오해하고 있습니다. 예수께서는 병을 고친 게 아니라, 여자로 하여금 병에서 놓여나게set free 했습니다. 병에서 놓여났다는 것은 병이 사라졌다는 게 아니라, 병을 이겼다는 것입니다. 병은 치료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한 여자를 억눌러 꼬부라져 펴지 못하게 하는 상황은 여전하나, 예수의 부름을 받고 말씀을 듣는 배움터 회당 복판에 들어온 여자가 등뼈를 펴고 하나님께 영광을 돌립니다.


병은 여전합니다. 여자를 짓누르는 귀신도 제거된 거 아닙니다. 그러나 병도 귀신도 여자에게 영향을 끼치지 않게 됐습니다. 귀신은 제거되지 않았지만, 제어되고 있습니다. 귀신에게 짓눌려있던 여자가, 귀신을 제압했기 때문입니다. 귀신에 짓눌려 18년 동안 꼬부라져 조금도 펴지 못하던 여자가 곧 펴고 하나님께 영광을 돌립니다.(눅13:13) 여자의 꼬부라져 있던 등뼈가 펴졌습니다. 이것이 회당에서 일어나야 할 일이고, 이것이 배움의 결과입니다. 회당에서 예수의 말씀을 들으니 병이 치유되지 않아도, 병을 이길 수 있습니다.


난치병처럼 해결할 수 없는 난제들이 있습니다. 문제는 커 보이고 문제 앞의 사람은 작아 보입니다. 세상을 지배하고 있는 거대한, 게다가 보이지 않는 시스템 속에 사람은 한낱 부속에 지나지 않습니다. 귀신이 다스리는 시스템 속에서 사람은 인적자원human resources이라 불립니다. 이거 참, 사람이 자원이랍니다. 이런 참담한 현실을 타개하기 위해 바울은 사람을 한낱 자원으로 보는 어둠의 권세들을 향하여 선전포고하고, 참전 군인들을 모집합니다. “너희가...마귀의 간계를 능히 대적하기 위하여 하나님의 전신갑주를 입으라 우리의 씨름은 혈과 육을 상대하는 것이 아니요 통치자들과 권세들과 이 어둠의 세상 주관자들과 하늘에 있는 악의 영들을 상대함이라”(엡6:10~12) 하나님의 전신갑주를 입고, 문제 상황에 맞서자고 합니다.


문제투성이인 세상의 시스템은 바뀌어야 하지만, 쉬 바뀌지 않을 것입니다. 짓누르기를 멈추지 않을 것입니다. 그것들은 쉬 제거되지 않을 것입니다.


어떻게 해야 할까요? 박노해의 시를 소개합니다.





“한 사람이 쓰러지기 전에/ 먼저 그 마음이 쓰러진다/ 한 사람이 일어서기 전에/ 먼저 그 마음이 일어선다/ 마음이 등뼈다” 예수께서는 평생 짓눌려 살았을 여자를 금녀의 공간이었던 회당으로 초대하시며, 한 많은 인생을 위로하십니다. 그렇게 예수께서는 여자의 짓눌려 꼬부라진 마음을 일으켜 세우셨습니다. 예수의 인정어린 부축을 받으며 여자는 귀신에 짓눌려 있던 마음을 곧추 세우고, 오히려 귀신을 제압하고 하나님께 영광을 돌립니다. 귀신은 제거되지 않았지만, 제어되었습니다. 짓누르는 귀신을 이겨낼 만큼 여자의 마음에 근육이 생긴 것입니다.


악하고 거대한 시스템 속에서 사람은 작아 보이지만, 작지 않습니다. 사람을 둘러싼 껍데기가 사람의 크기가 아니요, 사람 속에 품고 있는 것이 진짜 사람의 크기입니다. 내 속에 하나님의 형상이 내 사이즈입니다.(창1:27) 나와 함께 하시는 하나님의 크기가 진짜 내 사이즈입니다. 하여, 등뼈를 세우고 일어나겠습니다.


하나님께서 함께 하심을 믿는, ‘마음이 등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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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용감하게 명랑해 | 작성시간 16.03.21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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