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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라에몽 _ 눅18:1~8

작성자김영준|작성시간16.04.17|조회수280 목록 댓글 0

폭력으로 얻은 성취들이 신화가 되어 사람들을 미혹에 빠뜨립니다. 썩은 것들이 미이라가 되어 세상을 지배합니다. 방부 처리된 미이라를 위해 살아있는 사람들이 순장됐던 것처럼, 악한 권력을 지키기 위해 살아있는 아이들이 수장되었던, 4월 16일이 다시 돌아왔습니다.


썩을 것이 썩지 않으니, 살아있는 사람의 뼈가 썩습니다. 무너져야 할 것이 무너지지 않으니, 살아있는 사람의 마음이 무너집니다. ‘하나님의 아들’이라 자처하며, 온갖 나쁜 짓을 저지르는 권력자들이 여전합니다.(창6:2,4) 하늘에 닿을 만큼 권력은 높아, 보통 사람들 손엔 닿지 않습니다.(창11:4) 


그래도 ‘낙심하지 말아야 할 것’입니다. ‘하나님의 아들들’이라 자처했던 왕들은 노아 때에 심판 당했고,(창7:21~23) 바벨론의 ‘탑’아래 신음하던 사람들은 해방되었기 때문입니다.(창11:9) 높다란 ‘탑’아래에서 신음하던 사람들은 이전에 알지 못했던 세상을 살게 되었고,(창12:1~3) ‘하나님의 아들들’이라 자칭하며 노아를 비웃던 사람들은 쓸려갈 것입니다.


예수님께서도 마음이 무너진 사람들에게 ‘항상 기도하고 낙심하지 말아야 할 것’을 말씀하십니다.(눅18:1) ‘인자가 올’것이기 때문입니다.(눅18:8) 다니엘이 ‘인자’에 관한 환상을 보았었지요.


“내가 또 밤 환상 보니 인자 같은 이가 하늘 구름을 타고 와서 옛적부터 항상 계신 이에게 나아가 그 앞으로 인도되매 그에게 권세와 영광과 나라를 부조 모든 백성과 나라들과 다른 언어를 말하는 모든 자들이 그를 섬기게 하였으니 그의 권세는 소멸되지 아니하는 영원한 권세요 그의 나라는 멸망하지 아니할 것이니라”(단7:13~14)


자칭 하나님의 아들들이 통치하는 바빌로니아도 페르시아도 마케도니아도 로마도 무너지지만, 사람의 아들 인자의 권세는 소멸되지 아니하는 영원한 권세요 그의 나라는 멸망하지 않습니다.


‘하나님의 아들’이라 자처하는 악한 세력들이 철권을 행사하는 세상으로, 인자人子 즉 ‘사람의 아들’이 오십니다. 진실로 하나님의 아들이면서, ‘사람의 아들’이라 스스로를 낮추신 예수께서 ‘소멸되지 아니하는 영원한 권세’로 ‘멸망하지 아니할 나라’를 세우실 것입니다. ‘그러나 인자가 올 때에’ 여전히 기도하고 낙심하지 않은 채 믿음을 볼 수 있을까요?(눅18:8)


고 오영석 군의 아버지는 지난 20대 국회의원 후보로 나온 박주민 변호사의 선거 운동원이었습니다. 영석이 아버지는 선거 운동 기간 내내 도라에몽 탈을 쓰고 춤을 추었습니다. 지난 2년 동안, 춤 출 일이 한 순간도 없었을 영석이 아버지가 춤을 추었습니다. 인자가 다시 오실 때, 영석이 아버지를 볼 수 있을 것입니다. 2년 전에 수장된 영석이, 그 아버지의 믿음을 볼 것입니다. ‘낙심’하지 않고 춤추고 있는 영석이 아버지를 볼 것입니다. 도라에몽 탈을 쓰고 땀으로 범벅된 채 눈물을 쏟으며 춤추었을, 영석이 아버지를 볼 것입니다.


세월호 특조위에서 활동했던 박주민 변호사는 두 가지를 걱정했다고 합니다. 국회에 가면 더 이상 유족들 옆을 지키지 못한다는 것, 그리고 낙선하면 세월호와 관련된 운동의 에너지가 꺾일 수도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박변호사의 고민을 들은 유족들이 괜찮다고 하시며, ‘너는 변호사로서 해줄 있는 걸 이미 다 해줬다. 더 도우려면 국회에 가라, 우리는 만날 지는 사람들인데 네가 떨어진다고 얼마다 더 타격을 받겠느냐’고 했답니다. 이런 고민 끝에, 영석이 아버지는 도라에몽 탈을 쓰고 춤을 추었습니다.




(출처:오마이뉴스 2016년 4월 15일자)



영석이 아버지의 춤은 온 몸으로 올리는 기도였습니다. 낙심하지 않는 영석이 아버지의 춤은 바벨탑의 주춧돌을 위태하게 하는 지진의 진원이었습니다. 견고하던 바벨탑이 흔들렸고, 세월호 변호사 박주민 후보가 당선되었습니다. 만날 지던 세월호 가족들이 작은 승리를 거둔 것입니다. 


“하나님께서 그 밤낮 부르짖는 택하신 자들의 원한을 풀어 주지 아니하시겠느냐...속히 그 원한을 풀어 주시리라”(눅18:7~8)


살아있던 사람들의 몸은 아직도 맹골수도에 잠겨있고 세월호 가족들의 마음도 ‘원한’으로 젖어있어, 가족들의 마음은 물에 젖은 솜처럼 무거웠겠지요. ‘눈물’에 젖어 있는 무거운 몸으로, 영석이 아버지는 도라에몽 춤을 추었습니다. 기꺼이 춤꾼이 되었습니다. 울면서 도라에몽 탈춤을 추었습니다. 영석이 아버지의 도라에몽 춤, 이것이 기도입니다. 


‘불의한 재판장’도 그 번거로움 때문에 과부의 원한을 풀어주는데, 하물며 하나님께서 울면서 춤추었을 영석 아버지의 원한을 갚아주시지 않겠습니까.(마6:6) 세월호 가족들이 ‘항상 기도하고 낙심하지 말’도록, 우리도 ‘기도하고 이를 위하여 깨어 구하기를 항상 힘쓰’겠습니다.(엡6:18)


인자가 올 때에, 춤추며 기도하신 영석 아버지의 ‘믿음’을 볼 것입니다. 우리의 믿음을 볼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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