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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통의 가루가 떨어지지 아니하고 그 병의 기름이 없어지지 아니하리라 _ 왕상17:8~16

작성자김영준|작성시간17.06.26|조회수101 목록 댓글 0

모세는 토지를 영구히 팔지 말 것을 하나님의 이름으로 명령했습니다. 모세는 토지의 소유권이 하나님에게만 있다고 했습니다.(25:23) 나아가 땅의 경계석을 옮기는 자에겐 저주를 내렸습니다.(27:17) 여호수아는 가나안 땅을 정복하여 모세의 꿈을 완료했습니다. 모든 지파가 고르게 땅을 경영하도록 땅의 분배를 책임졌던 사람이 여호수아였습니다.(19:51)

 

꿈은 좌절됐습니다. 모세와 여호수아는 토지를 매매하지 않는 세상, 토지의 경계가 변경되지 않는 세상을 꿈꾸었는데, 꿈이 무너졌습니다. ‘오므리라 이름하는 왕과 세멜이라는 지주에 의해 모세가 꿈꾸고 여호수아가 완료했던 균등한 분배 시스템에 심각한 바이러스가 침입한 것입니다.


오므리가 이스라엘의 왕이 되어 십이 년 동안 왕위에 있으며 디르사에서 육 년 동안 다르리니라 그가 은 두 달란트로 세멜에게서 사마리아 산을 사고 그 산 위에 성읍을 건축하고 그 건축한 성읍 이름을 그 산 주인이었던 세멜의 이름을 따라 사마리아라 일컬었더라”(왕상16:23~24)


북이스라엘에 쿠데타가 일어났고, 오므리에 의해 새 왕조가 열렸는데, 천도를 하려고 오므리가 세멜에게서 사마리아 산지를 은 두 달란트로 매입합니다.

 

토지를 매매한다는 것은 땅에 대한 하나님의 권리를 인정하지 않는다는 뜻입니다. 땅에 대한 하나님의 소유권을 권력과 자본에게 양도한다는 것입니다. 모세가 꿈꾸었고 여호수아가 완료했던 하나님나라의 이상을 포기하는 것입니다.

 

오므리 왕이 퍼뜨린 악성 바이러스는 아들 아합 때에 와서 어떤 백신으로도 제거할 수 없는 슈퍼 바이러스로 증식됩니다. 히엘이라는 벧엘 사람이 여리고성을 재건한 것입니다.(왕상16:34)




기원전 9천년 전부터 존재했다는 여리고는 이전에 쌓았던 성벽이 화석이 될 만큼 오래도록 가나안 체제를 지탱하는 상징적인 도시였습니다. 여리고는 가나안 정복을 위한 첫 번째 관문이었습니다. 여리고를 무너뜨림으로 모세의 꿈은 비로소 현실이 된 것입니다. 여리고를 재건한 사람의 두 아들이 모세와 여호수아의 저주대로 죽긴했지만, 재건된 성읍이 무너지진 않았습니다.(6:26)

 

모든 사람이 고르게 토지를 경영하는 세상은 오므리와 아합에 의해 사라졌습니다. 권력과 자본이 토지를 독점하는 세상으로 회귀했습니다. 아합 왕이 과감하게 여리고 재건을 추진할 수 있었던 것은, ‘시돈의 물신을 받아들였기 때문입니다. “시돈 사람의 왕 엣바알의 딸 이세벨을 아내로 삼고 가서 바알을 섬겨 예배하고 사마리아에 건축한 바알의 신전 안에 바알을 위하여 제단을 쌓으며 또 아세라 상을 만들었으니 그는 그 이전의 이스라엘의 모든 왕보다 심히 이스라엘 하나님 여호와를 노하시게 하셨더라”(왕상16:31~33)

 

모세의 꿈과 여호수아의 정책이 물거품이 되었지만, 하나님의 말씀은 쇠하지 않습니다. 좌절과 절망의 시대에도 등불은 있습니다. 하나님은 흑암의 땅에 빛이 있으라 명령하시며 세상을 창조하십니다. 창조는 암울한 역사를 향한 하나님의 개입입니다. 하나님께서 빛이 있으라 말씀하시니 빛이 있었습니다.(1:3) 엘리야가 권력을 향하여 뚜벅뚜벅 걸어가 빛이 됩니다.

 

길르앗에 우거하는 자 중에 디셉 사람 엘리야가 아합에게 말하되 내가 섬기는 이스라엘의 하나님 여호와께서 살아 계심을 두고 맹세하노니 내 말이 없으면 수 년 동안 비도 이슬도 있지 아니하리라”(왕상17:1) 수 년 동안 비가 내리지 않아, 엘리야 자신도 괴로울 만큼 심각한 기근이 왔습니다.(왕상17:6~7)

 

하나님은 엘리야를 일어나게 하셔서, 악의 심장을 겨누십니다. 아합의 아내 이세벨의 나라 시돈 땅으로 진격하게 하십니다. 하나님의 법을 어기고, 권력과 자본이 토지를 독점하고 그 경계를 변경할 수 있다는 악한 사상이 지배하는 땅으로 진격하게 하십니다.

 

번영과 풍요의 신이라는 바알을 섬긴다는 땅 시돈에서 엘리야는 죽음을 눈앞에 둔 가난한 과부를 만납니다.(왕상17:1012) 과부는 나뭇가지 두 개로 불을 피워 조리가 가능한 음식이란 도대체 뭘까요? 곡식 가루 한 움큼밖에 가진 게 없는 과부가 번영과 풍요의 땅 시돈에서 아사의 위험에 빠져있습니다.

 

엘리야는 죽을 만큼 가난한 과부에게 하나님의 법을 요구합니다. 바알이 다스린다는 땅에서 하나님의 뜻을 요청합니다. 악한 체제 아래 살아도, 형편이 너무 어려워도 하나님의 방식대로 살아보자고 제안합니다. 옛날 아브라함과 롯이 광야에서 나그네를 환대했던 것처럼,(18:1~15;19:1~3) 찢어지게 가난한 시돈의 과부에게 나그네인 엘리야 자신에게 먹을 것을 달라고 청합니다.(왕상17:13~14)

 

금융자본과 재벌경영이 우리 사는 땅을 점령했습니다. 토지는 우습게 매매되고, 투기로 활용됩니다. 아파트를 세우고 또 세우지만, 집을 소유하지 못한 사람이 널려있고, 등기소에 소유자로 등재돼 있어도 내용을 뜯어보면 대출을 받아 실소유주는 사실상 은행이기 십상입니다. 사는 게 쉽지 않습니다. 여호수아를 통해 이루어졌던 모세의 꿈은, 우리에게 아직 이루어지지 않았습니다. 어찌어찌 버티며 살다보면 생활고에 죽었다는 이웃들 소식마저 멀지 않게 들립니다. 세상이 바뀌지 않을 거 같고, 세상을 바꾸겠다 나서자니 딸려있는 어린 아이들의 입이 다급합니다.

 

시돈의 과부가 그랬습니다. 물신 바알의 사상이 통용되는 국가는 제법 부강하지 싶은데, 과부와 과부의 아들은 죽을 만큼 가난합니다. 그럼에도 가난한 과부에게 엘리야가 하나님의 법을 요청했습니다. 가난한 우리에게 하나님께서 모세의 꿈을 상기케 하시고, 죽을 것 같이 순종하라 하십니다. 가난한 교회에게 하나님께서 자본과 권력이 돌보지 미처 돌보지 못하는 나그네를 먹이라고 명령하십니다.

 

교회 계좌에 5백만 원이 들어왔습니다. 갖고 싶은 돈입니다. 시돈의 과부 같이 통에 가루 한 움큼과 병에 조금 뿐이지만, 김포에 꾸려지는 장애인 야학을 위해 260만원, 카페에서 실습할 발달장애인 실습생에게 6개월간 지급할 240만원을 흘려보냅니다. 5백만 원이 찍혀있던 며칠 동안 든든했는데, 제 마음이 홀쭉해졌습니다.

 

말씀만 남았습니다. “그 통의 가루가 떨어지지 아니하고 그 병의 기름이 없어지지 아니하리라”(왕상17: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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