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FE

축복 _ 민26:52~56

작성자김영준|작성시간17.08.06|조회수121 목록 댓글 0

1.


아버지 이삭이 야곱을 축복했습니다. “내 아들의 향취는 여호와께서 복 주신 밭의 향취로다 하나님은 하늘의 이슬과 땅의 기름짐이며 풍성한 곡식과 포도주를 네게 주시기를 원하노라 만민이 너를 섬기고 열국이 네게 굴복하리니 네가 형제들의 주가 되고 네 어머니의 아들들이 네게 굴복하며 너를 저주하는 자에게는 저주하고 너를 축복하는 자에게는 복을 받기를 원하노라”(창27:28~29)


아버지 이삭이 에서를 사실상 저주했습니다. “네 주소는 땅의 기름짐에서 멀고 내리는 하늘 이슬에서 멀 것이며 너는 칼을 믿고 생활하겠고 네 아우를 섬길 것이며 네가 매임을 벗을 때에는 그 멍에를 네 목에서 떨쳐버리리라”(창27:39~40)



Govert Flinck, Isaac Blessing Jacob, 1638



2.


야곱은 축복을 받았고, 에서는 저주를 받았습니다.


축복을 받은 야곱은 도망자가 되었습니다.(창27:42), 축복을 받은 야곱은 노숙을 하며 돌을 베고 자기도 했습니다.(창28:11) 축복을 받은 야곱은 사기를 당했습니다.(창29:25) 축복을 받은 야곱은 자식을 잃어버리기도 했습니다.(창37:33) 축복을 받은 야곱은 극심한 기근을 경험하기도 했습니다.(창42:2) 축복을 받은 야곱은 타국에서 생을 마감했습니다.(창49:33) 축복을 받은 야곱의 자손들은 학대를 받는 노예가 되었습니다.(출1:12) 축복을 받은 야곱이 이집트에 들어간 지 430년이 지나고, 또 40년 광야 생활을 지난 후에 야곱의 후손들은 70개의 부족 연맹체가 되었습니다.(민26장)


반대로 저주를 받은 에서는 세일산을 본거지로 일찌감치 부족을 이루었고, 왕정을 시작했습니다.(창36장) 저주를 받은 에서의 세력은 일찌감치 자리를 잡았고, 축복을 받은 야곱의 후손들은 아직 광야에 있습니다.

성경은 많이 소유하고, 빨리 성취한 것을 복이라 하지 않습니다.


3.


야곱의 후손들이 받을 복은 배려 속에 이루어지는 균등한 분배입니다.


“수가 많은 자에게는 기업을 많이 줄 것이요 수가 적은 자에게는 기업을 적게 줄 것이니 그들이 계수된 수대로 각기 기업을 주되 오직 그 땅을 제비 뽑아 나누어 그들의 조상 지파의 이름을 따라 얻게 할지니라 그 다소를 막론하고 그들의 기업을 제비 뽑아 나눌지니라”(민26:54~56)


지파와 종족별로 땅을 분배할 텐데, 가족이 많은 부족과 지파에겐 큰 땅을 주고 가족이 적은 부족과 지파는 작은 땅을 갖는 것이 복입니다. 또, 추첨제를 도입해서 다수가 이익을 독점하는 횡포를 부리지 않도록 분배합니다. 이것이 복입니다.


가족이 많으면 수익을 많이 가져가고 적으면 조금 갖는 것, 그러면서도 제비뽑기를 반영하여 다수가 횡포를 부릴 수 없고 소수는 서운하지 않은 구조 속에서 사는 것이 복입니다.


4.


복은 죽음 너머의 시간을 당겨, 여기 너머의 공간을 끌어 사는 것입니다. 야곱의 생애에 다 보지 못할 만큼, 야곱이 딛고 선 땅에 다 채우지 못할 만큼 복은 큽니다. 야곱은 이집트에서 죽고 말았지만, 470년이 지나 70부족을 이룬 후손들이 야곱이 묻힌 땅을 바라보고 있습니다. 

 

5.


복은 혈육 너머의 관계입니다. 요셉을 알지 못하는 왕이 이집트를 다스리게 되어, 야곱의 후손들이 노예가 되었을 때에 그 수가 확장됐을 것입니다.(출1:8) 노예가 되어 박해받던 히브리인이란 혈연으로 엮인 사람들이 아니라, 계급적 연대였습니다. 먹고 살기 위해 부득이 국경을 넘어 노예가 될 수밖에 없던 사람들이 히브리인이었습니다. 야곱의 후손들은 혈육을 넘어선 새로운 관계를 맺으며 그 세력을 확장했던 것입니다. 제국 너머 천국을 소망하는 사람들이 혈연에 매이지 않고, 새로운 가족을 이루는 것, 이게 복입니다.

 

예수님께서도 혈연을 넘어선 가족에 관해 말씀하셨습니다. “예수께서 무리에게 말씀하실 때에 그 모친과 동생들이 예수께 말하려고 밖에 섰더니 한 사람이 예수께 여짜오되 보소서 당신의 모친과 동생들이 당신께 말하려고 밖에 섰나이다 하니 말하던 사람에게 대답하여 가라사대 누가 내 모친이며 내 동생들이냐 하시고 손을 내밀어 제자들을 가리켜 가라사대 나의 모친과 나의 동생들을 보라 누구든지 하늘에 계신 내 아버지의 뜻대로 하는 자가 내 형제요 자매요 모친이니라”(마12:46~50)


6.


오랜 시간이 켜켜이 쌓여 얻은 성취여야, 여러 사람들을 먹이는 소유라야 복입니다.


빠른 성취와 많은 소유 때문에 복을 받고 있다고 여긴다면 단견입니다. 빠른 성취와 많은 소유는 에서가 받은 저주의 열매였습니다. 보암직하고 먹음직한 열매지만, 저주의 결실이었습니다.


에서의 후손을 에돔이라 하지요. 히브리어로 에돔은 아담과 똑같이 씁니다. 히브리어는 본디 모음이 없었거든요. 에돔의 성취와 소유는 아담이 먹었던 보암직하고 먹음직한 금단의 열매입니다.


7.


우리는 먹을 수 없어서, 먹음직한 포도를 포기하고 마는 여우일까요? 어차피 먹을 수 없는 것이라, 신포도라고 뒤돌아서는 걸까요? 그러면 어떻습니까. 무능한 까닭에 먹어선 안 되는 것을 먹지 않아도 된다면 그 또한 복입니다.

먹어보지도 않고 신포도 라고 냉소할 수 있는 건, 가난한 지사들에겐 그만한 통찰쯤 있기 때문입니다.


다음검색
현재 게시글 추가 기능 열기
  • 북마크
  • 공유하기
  • 신고하기

댓글

댓글 리스트
맨위로

카페 검색

카페 검색어 입력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