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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간 _ 마가복음13장

작성자김영준|작성시간19.08.04|조회수78 목록 댓글 0

예수께서 성전에서 나가시며 말씀하십니다. “네가 이 큰 건물들을 보느냐 돌 하나도 돌 위에 남지 않고 다 무너뜨려지리라”막13:1~2 성전이 돌 하나도 돌 위에 남지 않고 무너질 것이라 예언하시고, 그 때에 어떻게 해야되는지 이어 말씀하십니다. 예수의 말씀은 성전이 마주 보이는 감람산에서 이어집니다. “멸망의 가증한 것이 서지 못할 곳에” 선다면 산으로 도망치라고 하십니다.막13:14 멸망의 가증한 것이란 다니엘서의 표현을 옮긴 것으로 옛날 마케도니아가 유대 땅을 침략했을 때 예루살렘 인근에 세웠던 조형물입니다. 이제 다시 로마 제국의 군대가 예루살렘을 무력으로 진압하기 위해 진 치는 것을 뜻합니다.


로마 제국의 군대가 진을 치는 그 때에 산으로 가라고 하십니다. 성(城)을 버리고 산으로 가라고 하십니다. 성경에 의하면 성을 최초로 건축한 사람이 ‘가인’입니다. 인류 최초의 존속 살인자 가인은 무서웠습니다. 사람들이 자기를 해칠까 무서웠습니다. 살인을 해봤기 때문에 사람이 사람을 죽일 수 있다는 걸 누구보다 더 잘 알았겠지요. 살인자 가인은 자신이 살해당할까 두려웠습니다. 두려웠던 가인이 사람들로부터 자기를 지키기 위해 건축한 것이 성입니다.창4:14,17 살인자가 자기를 지키기 위해 세운 것이 성이었습니다.


로마 제국의 군대가 진을 치는 그 때에 산으로 가라고 하십니다. 성전에서 나와 산으로 가라고 하십니다. 성경에 의하면 성전을 최초로 건축한 사람이 ‘솔로몬’입니다. 솔로몬은 왕권의 정통성을 단단하게 구축하고 싶었습니다. 충신을 기획 살인하고 권력으로 여자를 빼앗은 다윗의 아들 솔로몬이 신적 권위를 갖고 통치를 하긴 어려웠을 것입니다. 통치의 중심에 인간의 죄가 아니라 하나님의 임재가 있어야겠기에 솔로몬은 성전을 건축했습니다. 예수님 당시 성전은 헤롯이 재건한 것입니다. 에돔의 후손으로서 어떤 정통성도 없는 헤롯이 그 정통성을 인정받기 위해 건축한 것이 예수님 당시의 성전이었습니다.


그 때에 성을 버리고 산으로 가야합니다. 그 때에 성전에서 나와 산으로 가야합니다. 살인자 가인이 착안한 성벽에 하나님나라의 안보가 보장될 리 없습니다. 정통성 없는 헤롯이 건축한 성전에 하나님께서 계실 리 없습니다. 그 때에, 로마 제국의 군대가 바로 눈앞까지 왔을 때에 그 때에, 가인이 착안한 성벽을 의존하지 말고, 그 때에 로마 제국의 군대가 바로 코앞까지 닥쳤을 때에 그 때에, 헤롯이 재건한 성전에 현혹되지 말고, 그 때에 산으로 가야 합니다.


산에 말씀이 있기 때문입니다. 산 위에서 모세는 하나님께서 새기신 돌판을 받았고, 산 위에서 예수는 사람들을 모아놓고 하나님나라에 관해 말씀하셨습니다. 성벽도 파괴되고 성전도 무너지겠지만, 하나님의 말씀은 파괴되지 않고 무너지지 않습니다. “천지는 없어지겠으나 내 말은 없어지지 아니하리라”막13:31

누구에게나 그 때가 있습니다. 내가 두려움으로 쌓은 성벽과 나를 포장하기 위한 성전이 무너질 것 같은 그 때가 있습니다. 어쩌면 평생을 쌓아올린 성과와 평생 동안 지켜온 신망이 무너질 것 같은 그 때가 있습니다. 누구에게나 그 때가 있습니다. 아니 아무 것도 쌓지 못하고 지켜낼 만한 아무 것도 없는 것 같은 그 때가 있습니다. 누구에게나 그 때가 있습니다.막14:37


그 때에 산으로 가야 합니다. 천지는 없어져도 없어지지 않는 말씀이 울리는 산으로 가야합니다. 연기만 자욱하고 아무 것도 없는 돌산으로 가야 합니다.출19:18 산은 어디입니까. 산은 성경을 읽을 수 있는 시공간입니다. 산은 성경으로 기도할 수 있는 시공간입니다. 성경을 읽고 성경으로 기도할 수 있는 어느 때 어느 자리마다 2천 년 전에 울렸던 예수님의 말씀이 메아리치며 공명됩니다. 성경을 읽고 성경으로 기도할 수 있는 어느 때 어느 자리마다 돌판에 말씀을 새기신 하나님께서 심장에 뜻을 새겨주십니다.


그 때에 산으로 가라하신 예수께서 이어 말씀하십니다. “주의하라 깨어 있으라”(막13:33) “깨어 있으라”(막13:34) “그러므로 깨어 있으라”(막13:36) “깨어 있으라 내가 너희에게 하는 이 말은 모든 사람에게 하는 말이니라”(막13:37) 반복해서 “깨어 있으라”고 말씀하십니다.


깨어 있다는 것은 무슨 뜻일까요? 성벽이 안전하다는 환상에 취하지 않는 것입니다. 깨어 있다는 것은 무슨 뜻일까요? 성전에 하나님께 계시다는 몽상에 빠지지 않는 것입니다. 가인이 성벽을 세웠고 헤롯이 성전을 지었습니다. 하나님이 성벽을 인정하실 리 없고, 성전에 거하실 리 없습니다. 깨어있다는 것은 가인이 세운 성벽이 안전하다는 환상에 취하지 않는 것입니다. 깨어있다는 것은 헤롯이 지은 성전에 하나님께서 계시다는 몽상에 빠지지 않는 것입니다.


깨어있는 사람 스스로 성전이 되고 성벽이 될 것입니다. 그 때에 깨어있는 사람이 성벽을 대신해 사람을 지킬 것입니다. 그 때에 깨어있는 사람이 성전이 되어 하나님과 사람을 만나게 할 것입니다. 내가 하나님께서 거하시는 성전이 되고, 내가 사람을 지켜내는 성벽이 될 것입니다. 내가 공간이 될 것입니다.


아이들이 방학을 했고 집에 오래 있습니다. 집에서 아이들과 함께 보내야하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아빠 노릇하기가 더 힘듭니다. 아빠는 소리를 지르거나 물건으로 위협합니다. 할머니가 없거나, 엄마가 없는 집은 집으로서 충분하지 않습니다. 유일한 절대 권력인 아빠가 통치하는 집은 집으로서 충분하지 않습니다. 엄마가 있어야 대화가 풍성하고, 할머니가 계셔야 반찬이 다양합니다. 집은 철골과 콘크리트로 충분하지 않습니다. 엄마가 있어야 집입니다. 할머니가 계셔야 집입니다. 아빠도 있으면 좋습니다.


사람이 집입니다. 사람이 있어야 철골과 콘크리트로 만든 집은 집이 됩니다. 집의 넓이는 평수로 재는 게 아니라 집에 사는 사람들의 인격의 크기입니다. 집의 높이는 층수로 재는 게 아니라 윗사람들이 아랫사람들에게 베푸는 사랑의 크기입니다. 집의 깊이는 지하의 유무가 아니라 아랫사람들이 윗사람들에게 갖는 존경의 크기입니다. 사람의 크기가 집의 크기입니다. 사람이 공간의 크기를 결정짓습니다. 사람이 집입니다.


가인이 쌓은 성벽으로 안보가 보장되지 않습니다. 헤롯이 세운 성전에 하나님이 계시지 않습니다. 깨어있는 사람으로 둘러싸인 도시가 안전합니다. 깨어있는 사람을 통해 하나님을 뵙습니다. 깨어있는 사람이 공간을 비로소 그 목적에 합당한 공간으로 완성시킵니다. 깨어있는 사람이 성전을 성전 되게 하고, 깨어있는 사람이 성벽을 성벽 되게 합니다. 그렇게 사람은 성전이 되고 성벽이 됩니다.


누구에게나 그 때가 있습니다. 눈에 보이는 것을 떠나 아무 것도 없는 곳에 서야할 때가 있습니다. 성을 떠나 성이 되고, 성전을 버리고 성전이 될 때가 있습니다. 그 때에 사람이 공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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