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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독청년 _ 요12:24~25

작성자김영준|작성시간20.11.15|조회수123 목록 댓글 0

우리는 예수께서 부활하셨다고 믿습니다. 예수의 부활은 예수의 삶과 죽음의 결과였습니다. 예수처럼 살고 예수처럼 죽으면 부활이 있습니다. 이것이 우리의 믿음입니다.

 

예수께선 씨앗이 땅에 떨어져 죽지만, 풍성한 열매를 맺는 걸 가리키면서 부활을 설명하셨습니다. 죽으면 살고, 죽으면 수십 배 수백 배 풍성한 부활이 있다고 말씀하셨습니다. 요한복음 12장 24절부터 25절입니다. “내가 진정으로 진정으로 너희에게 말한다. 밀알 하나가 땅에 떨어져서 죽지 않으면 한 알 그대로 있고, 죽으면 열매를 많이 맺는다. 자기의 목숨을 사랑하는 사람은 잃을 것이요, 이 세상에서 자기의 목숨을 미워하는 사람은, 영생에 이르도록 그 목숨을 보존할 것이다.”

요한복음 12장 24절은 전태일 선생의 묘비에 새겨져 있습니다. 전태일 선생은 1970년 11월 13일 오후 1시 30분, 불덩어리가 되어 “근로기준법을 준수하라”고 외치다가 돌아가셨습니다. 하루 15시간씩 일하고, 환풍기도 없고, 허리를 펴고 설 수 없는 낮은 천장 아래에서 폐병에 걸리고, 2000명 당 하나뿐인 화장실 때문에 신장염에 걸리면 일터에서 쫓겨나는 미싱사들과 시다들을 위해, “근로 기준법을 준수하라”고 외치다가 불덩어리가 되었습니다. 시청과 노동청이 진정서 처리에 미적대고, 무시하고, 시위를 하려해도 봉쇄되던 시절, 말을 전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 몸에 불을 붙이는 것이었습니다. 검빨갛게 타던 전태일의 몸은 거대한 말씀이었습니다. 청계천 평화시장에도 사람이 있다는, 노동자들이 사람이라는 거대한 말씀이었습니다. 혼돈과 공허와 흑암의 현장에 임한 성령의 불길이었습니다. 그렇게 다시 첫 날이 밝았고 1970년대는 전태일의 시대가 되었습니다.

 

전태일은 당시 도봉동에 있는 창현교회 청년이었습니다. 고등부 교사로 아이들을 돌보면서 맨발 아이들에겐 자기 양말을 벗어 신겨주던 착한 교회청년이었습니다. 어머니 이소선은 철야기도 새벽기도 열심이던 창현교회 권사셨구요. 전태일은 씨알이 죽으면 많은 열매를 맺는다는 예수의 말씀을 믿었습니다. 전태일은 공장의 여공들, 시다들 위해 한 알의 밀알이 되었습니다. 예수의 부활을 믿었습니다.

 

오직 믿음으로만 구원받습니다. 이 믿음으로만 구원받습니다.

 

독립운동가 이상재 선생은 1850년생입니다. 초기 YMCA를 창립하고 지도하면서 청년들과 어울리면서 나란히 서서 사진도 찍는 것 때문에 체통 없단 소릴 들었나봅니다. 육십에 든 이상재 선생께서 대답하길, ‘노인이 청년 되어야지 청년한테 노인 되라고 할 순 없진 않느냐’고 하셨답니다. 나이 육십에도 이상재는 생각이 젊은 청년이었습니다.

 

전태일 묘비 전면에는 “기독청년 전태일”이라 새겨져 있습니다. 정확하게는 “300만 근로자 대표 기독청년 전태일”입니다. 전태일은 죽은 지 50년이 지났지만 청년입니다. 영원히 전태일은 청년입니다. 전태일이 청년인 건 스물세 살에 죽었기 때문이 아닙니다. 생각이 젊었기 때문입니다. 누구도 근로기준법에 관심 두지 않았을 때, 전태일은 빚을 내서 헌책방에서 구입한 근로기준법을 혼자 공부했습니다. 한자를 떠듬떠듬 읽어가며 근로기준법을 일독하는데 3개월 걸렸다고 합니다. 일주일에 하루는 쉬어야 한다는 것, 법정 근로시간이 정해져 있다는 것, 당시엔 아무도 알려주지 않고 누구도 알려고 하지 않았던 생각을 했습니다. 지금 우리에겐 상식이지만, 1970년엔 위험한 사상이었습니다. 생각이 젊은 위험한 사상가였기에 전태일은 청년입니다. 영원히 전태일은 청년입니다.

 

하나님나라는 청년의 생각이 현실 되는 시공간입니다. 하나님나라는 앞선 청년들이 걸어온 만큼 왔고, 하나님나라는 아직 닿을 수 없는 지평선 너머에 있습니다.

 

기독청년 전태일은 불덩어리가 된 채, 세 걸음을 걷고 쓰러졌다고 합니다. 마지막 세 걸음을 걷기까지 전태일이 걸었던 셀 수 없는 걸음만큼 근로기준법을 준수하는 하나님나라가 왔고, 이제 또 걸어가며 맞이해야 할 지평선 너머에 하나님나라가 있습니다.

 

예수의 삶을 살고 예수의 죽음을 죽고, 그렇게 부활할 것을 믿는 사람들이 걸어가고 맞이할 나라가 하나님나라입니다. 기독청년이 이루고 맞이할 하나님나라입니다. 나는 청년입니까.

 

생각이 젊은 청년 되게 하소서. 그리스도의 길을 걷는 기독청년 되게 하소서. 진실로 부활을 믿게 하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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