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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마의 유혹 _ 눅4:1~14

작성자김영준|작성시간21.03.07|조회수47 목록 댓글 0

잘 먹고 잘 살아야 합니다. 잘 먹고 잘 사는 게 행복입니다. 일한만큼 충분히 벌어 잘 먹고 잘 먹이는 데 걱정 없는 게 행복이겠습니다. 그러나 일을 하면 할수록 오히려 빚이 늘어가는 경우도 있습니다. 일을 하면 할수록 빚이 늘어가는 땅은 분명 정상이 아닙니다. 저주 받은 땅입니다.(창3:18) 일을 하면 할수록 빚이 늘어가는 경우는 일한 만큼 벌지 못했기 때문이거나, 지나치게 비싼 임대료 때문입니다. 적정임금이 지급되지 않는 것, 건물주와 금융기관에 지나치게 많은 임대료와 이자를 내야하는 땅에선 일을 하면 할수록 빚이 늘어납니다.

 

엊그제 아이가 10억이 생긴다면 뭐하고 싶냐고 물었습니다. 없는 돈을 상상하며 씀씀이를 상상하는 놀이는 일종의 환타지입니다. 돌이 돈이 되면 좋겠다는 상상, 돌이 돈이 되는 세상에 대한 환타지를 좋아하는 건 충분히 잘 먹고 잘 살고 있다고 생각하지 않기 때문이겠습니다. 나에게 10억이 있다면, 돌이 돈이 된다면 따위를 상상하지 않고도 행복한 게, 잘 먹고 잘 사는 것입니다.

 

함께 잘 먹고 잘 살아야 합니다. 잘 먹고 잘 사는 경우 있습니다. 열심히 일했거나 운이 좋았기 때문입니다. 열심히 일한다고 해서 다 잘 먹고 잘 사는 건 아니어서, 운이 좋았기 때문에 잘 먹고 잘 사는 게 더 맞을 겁니다. 운이 좋은 사람들과 운 나쁜 사람들 사이에 정치가 있습니다. 정치는 사람들이 함께 잘 먹고 잘 살도록 권력을 행사하는 것입니다. 정부와 국회와 법원 같은 주요 권력 기관은 함께 잘 먹고 잘 사는 세상을 만들기 위해 일하는 하나님의 청지기입니다. 잘 먹고 잘 살 수 있도록, 거기에 그치지 않고 함께 잘 먹고 잘 살 수 있도록 좋은 법을 만들어 집행되도록 하는 게 국회와 정부와 법원이 맡은 청지기 역할입니다.

 

종교는 지평선 너머에 더 좋은 세상을 위해 기도하는 것입니다. 잘 먹고 잘 살기를 바라는 사람들이 진실로 그렇게 되길 기도하는 것, 함께 잘 먹고 잘 살도록 권력을 행사하는 기관들이 진실로 그렇게 되길 기도하는 것이 종교의 역할입니다. 아무리 열심히 일하는 사람도 완전히 자족할 수 없고, 아무리 훌륭한 정치권력도 완벽하진 않습니다. 그런 건 세상에 없습니다. 종교는 여기 보이는 세상에 없는 세상, 지평선 너머에 더 완전한 인간 더 완벽한 정치권력을 제안하고 기도합니다. 신앙은 이렇게 기도하며 지평선 너머를 향해 먼저 가는 것입니다.

 

저에겐 3백만 원이 있습니다. 열심히 저금해서 모은 돈입니다. 열심히 저금해서 모은 돈이지만 아이와 형제와 친구에게 급하고 중요한 일이 있다면 내놓을 겁니다.

 

그러나 3백만 원으로 의미 있는 성과를 내긴 어렵습니다. 3백만 원으로 할 수 있는 일이란 게 별 게 없습니다. 그래서 상상하곤 합니다. 3백만 원이 아니라, 3천만 원이면 얼마나 좋을까. 3천만 원이 아니라 3억 원이면 얼마나 좋을까. 돌이 돈이 되면 좋겠다는 환타지가 제게 있습니다.

 

3백만 원이 3억이 되는, 돌이 돈이 되면 좋겠다는 환타지가 아니라 이미 갖고 있는 3백만 원으로 아이와 형제와 친구와 함께 잘 먹고 잘 사는 게 지금 할 수 있는 최선의 사랑입니다. 사람이 떡으로만 사는 게 아니라 하나님의 말씀으로 산다는 건 함께 잘 먹고 잘 사는 것입니다.

 

떡이 없으면 하나님나라가 아닙니다. 떡만 있어도 하나님나라가 아닙니다. 떡과 말씀이 모두 있어야 하나님나라입니다. 하나님나라는 일했거든 배부르고 내가 배부르거든 이웃도 함께 배부른 세상입니다.

 

경제가 발전해서 잘 먹고 잘 사는 세상이 얼추 되었습니다. 정치도 발전해서 함께 잘 먹고 잘 사는 세상으로 조금씩 진보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아직 가야할 길이 있습니다. 여전히 못 먹는 사람이 있고, 아직도 악한 권력은 세계 도처에 있으니까요. 하나님나라가 오기를, 오시는 하나님을 맞이하려 기도하고 기도한대로 사는 것이 종교입니다.

 

여기에 아직 없는 세상, 지평선 너머에서 오시는 하나님나라를 기대하는 사람을 성령께서 인도하십니다. 성령은 악마에게로 사람을 인도합니다.

 

“그는 성령에 이끌려 광야로 가셔서, 사십 일 동안 악마에게 시험을 받으셨다.”(눅4:1)

 

악마는 돌이 돈이 되는 환타지에 머물라고 유혹합니다. 악마는 권력을 갖게 되면 돌이 돈이 되는 게 현실이 될 거라고 유혹합니다. 악마는 기적을 보여주는 종교로 돈과 권력을 다 차지하라고 유혹합니다.

 

두려움 많고 걱정 많은 우리 인간은 이런 환타지와 유혹에 늘 노출되어 있습니다. 유혹에 넘어가기 쉽지만, 괜찮습니다. 악마에게 우릴 인도한 건 성령이기 때문입니다. 성령께서 보내셨으니 성령께서 함께 계십니다. 악마와 일대일로 맞서는 게 아니라, 성령과 함께 악마를 제압하게 될 것입니다.

 

성령은 악마의 유혹에 노출된 사람에게 능력을 주십니다. 유혹을 이겨 능력을 갖춘 사람 되게 하십니다. 성령께서 사람을 악마에게로 인도하는 이유입니다.

 

성령께서 주시는 능력은 돈을 많이 갖는 게 아니라 뜻을 따라 사는 것입니다. 성령께서 주시는 능력은 권력을 휘두르는 게 아니라 명분 없는 권력을 무시하는 것입니다. 능력은 고매한 종교의 명예와 평판에 매이는 게 아니라 보이지 않는 하나님만 높이는 것입니다. 유혹을 통과하며 사람은 유능한 사람으로 변화해 갑니다. 악마의 유혹을 견디고 이기며 사람은 모든 유혹으로부터 해방을, 모든 두려움과 걱정으로부터 구원을 받습니다.

 

성령의 능력으로 잘 먹고 잘 살게 하소서. 성령의 능력으로 함께 잘 먹고 잘 살게 하소서. 성령의 능력으로 하나님만 높이게 하소서.

 

글/ 김영준 목사_민들레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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