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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회_민34:1~15

작성자김영준|작성시간21.05.16|조회수37 목록 댓글 0

'킴벌리 커버거'가 쓰고 류시화가 소개한 ‘지금 알고 있는 걸 그때도 알았더라면’이라는 시입니다.

 

지금 알고 있는 걸 그때도 알았더라면/ 내 가슴이 말하는 것에 더 자주 귀 기울였으리라/ 더 즐겁게 살고, 덜 고민했으리라/ 금방 학교를 졸업하고 머지않아 직업을 가져야 한다는 걸 깨달았으리라/ 아니. 그런 것들을 잊어 버렸으리라/ 다른 사람들이 나에 대해 말하는 것에는 신경 쓰지 않았으리라./ 그 대신 내가 가진 생명력과 단단한 피부를 더 가치 있게 여겼으리라./ 더 많이 놀고. 덜 초조해 했으리라./ 진정한 아름다움은 자신의 인생을 사랑하는 데 있음을 기억했으리라./ 부모가 날 얼마나 사랑하는가를 알고/ 또한 그들이 내게 최선을 다하고 있음을 믿었으리라./ 사랑에 더 열중하고/ 그 결말에 대해선 덜 걱정했으리라./ 설렁 그것이 실패로 끝난다 해도/ 더 좋은 어떤 것이 기다리고 있음을 믿었으리라./ 아, 나는 어린아이처럼 행동하는 걸 두려워하지 않았으리라./ 더 많은 용기를 가졌으리라./ 모든 사람에게서 좋은 면을 발견하고/ 그것들을 그들과 함께 나눴으리라./ 지금 알고 있는 걸 그때도 알았더라면/ 나는 분명코 춤추는 법을 배웠으리라./ 내 육체를 있는 그대로 좋아했으리라./ 내가 만나는 사람을 신뢰하고/ 나 역시 누군가에게 신뢰할 만한 사람이 되었으리라./ 입맞춤을 즐겼으리라./ 정말로 자주 입을 맞췄으리라./ 분명코 더 감사하고./ 더 많이 행복해 했으리라./ 지금 내가 알고 있는 걸 그때도 알았더라면./

 

후회되는 게 있습니다. 알지 못했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알고서도 제대로 하지 못한 게 있습니다. 후회되는 게 많습니다.

 

민수기 속 주인공들도 후회되는 게 있었을 것입니다. 40년 전에 믿음으로 용기 있게 가나안 땅으로 들어갔다면, 장장 40년 동안 광야를 배회하지 않았을 겁니다. 40년 전 광야의 히브리 사람들은 하나님께서 함께 하시면 거인 족속인 아낙 사람들을 제압할 수 있다는 사실을 미처 몰랐습니다.(민13:32~33) 아니, 알았을 것입니다. 하나님께서 당시 최강국인 이집트를 어떻게 심판하시는지 체험했던 사람들이 하나님께서 함께 하시면 얼마든지 가나안을 정복할 수 있다는 것을 몰랐을 리 없습니다.

 

가나안 땅을 차지하기에 1년이면 족했을 텐데, 불신 때문에 광야생활은 40년으로 연장 됐습니다. 잃어버린 시간이 너무 길었습니다. 포도 한 송이를 장정 둘이 막대기에 꿰어 들어야 할 만큼 풍요로운 땅이 눈앞인데 물도 없고 먹을 것도 없는 광야에서 40년을 배회해야 했습니다.(민13:23) 가나안의 아낙 사람들을 두려워하고, 하나님을 신뢰하지 않았던 그 순간을 기억하는 사람들을 후회하지 않을 수 없었을 겁니다. 40년을 더 배회해야 한다면 후회되지 않을 수 없습니다.

 

그러나 시간을 돌이킬 순 없습니다. 인생이 다 그렇습니다. 순간순간 후회되는 게 너무 많습니다. 우리들 대부분은 후회하며 방황하며 인생을 지나갑니다.

 

후회하지 않는 사람들이 있다면 여전히 제국이 제공하는 고기 가마 곁에 있는 사람들이겠지요.(출16:13) 갈 길을 가고 있기 때문에 후회도 합니다. 후회하는 까닭은 새로운 세상에 대한 열정 때문입니다. 열정을 따라 하나님의 말씀을 따라 길을 나서보았기 때문에 후회하는 것입니다. 후회는 두려움과 불신의 결과이기도 하지만, 열정과 믿음 때문이기도 합니다.

 

광야를 배회하는 사람들이 후회할 때, 하나님은 준비하셨습니다. 요단강 너머로 진격하지 못했던 사람들을 위해 강을 건너지 않아도 되는 땅, 즉 요단강 동쪽의 땅을 준비하셨습니다. 후회하며 40년 동안 광야를 배회해야 했던 사람들을 위해 예기치 않았던 요단강 동쪽의 땅을 준비하신 것입니다.(수22:4)

 

40년 전에 가나안 땅을 정탐했을 때엔 요단강 서쪽 지역인 헤브론과 오론테스 강 서쪽 지역인 하맛을 보았습니다.(민13:21~22) 40년 전엔 요단강 동쪽 땅을 몰랐습니다. 본 적 없는 땅이었던 요단강 동쪽은 요단강 서쪽 땅만큼 넓은 땅이었습니다. 사람들은 배회하며 방황했지만, 하나님은 르우벤, 갓 지파 사람들이 목양하기 좋도록 요단강 동쪽을 목초지로 준비하시고 최초에 정탐했던 길과 다른 길로 우회토록 하셨습니다.(민32:1) 사람이 방황하고 있을 때에도, 하나님은 준비하십니다. 믿음 없는 사람들을 징계 하는 시간에도, 하나님은 사람들을 위해 선물을 준비하십니다. 사람들이 후회하며 40년 동안 다시 광야를 배회할 때에, 하나님은 후회하며 배회하는 사람들을 위해 40년 동안 목초지를 준비하셨습니다.

 

40년은 후회의 시간이었으나, 또 준비하는 시간이었습니다. 사람은 후회하나 하나님은 준비하십니다. 사람들이 했던 건 후회하고 배회했을 뿐인데, 그 결과 애초에 정탐하여 차지할 수 있었던 땅보다 거의 두 배의 땅을 차지하게 됐습니다.

 

열정과 믿음으로 고기 가마 곁을 떠나 길을 나섰던 사람들이 도중에 불신과 두려움으로 후회하며 방황하기도 하지만, 하나님은 사람을 지명하시고 인도하심에 후회하지 않으십니다. 사람은 믿음과 불신 사이에서, 열정과 두려움 사이에서 무수한 방황을 하며 후회하고 또 원망하지만, 하나님께서는 두려워하고 후회하며 원망하다가 불필요하게 길을 우회하는 사람을 위해, 새로운 땅을 열어주셨습니다. 때로 퇴보하고 때로 돌아가지만, 그마저도 하나님께서 인도하시는 길입니다.

 

열정과 두려움 사이에 내가 있습니다. 믿음과 불신 사이에 내가 있습니다. 내가 있는 곳에 하나님께서 계십니다. 하나님께서 계시면 거기가 어디라도 길입니다. 걸음마다 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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