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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언제나 마음이 든든합니다_고후5:1~6

작성자김영준|작성시간22.01.02|조회수101 목록 댓글 0

자랑할 만한 게 있습니다. 어떤 이는 가문을 자랑합니다. 어떤 이는 재산을 자랑합니다. 어떤 이는 학벌을 자랑합니다. 어떤 이는 외모를 자랑합니다. 어떤 이는 경력을 자랑합니다.

 

자랑할 게 없으면 위축됩니다. 좋은 가문 앞에서 조상들을 원망하고 싶습니다. 많은 재산을 가진 사람을 부러워하거나 심지어 흠모하기까지 합니다. 학벌이 대단한 사람 앞에서 짧은 가방끈을 만지작거리기만 합니다. 멋진 외모를 가진 사람 앞에서 열등한 외모를 가리고 싶습니다. 경력이 화려한 사람 앞에서 여태 뭐했나 생각하기 쉽습니다. 자랑할 게 없는 것 같을 때, 오그라들다보면 자기 현실을 부정하거나 회피하고 싶어집니다. 심해지면 자기 분열에 빠지기도 하고 스스로를 해치기도 합니다.

 

사람들이 자랑하곤 하는 것들은 사실 자랑할 게 못됩니다. 그게 무엇이든 사람들이 자랑할 것이란 결국 죽음에 이르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모두가 죽습니다. 역사 속에 무수히 존재했던 왕과 귀족은 모두 죽었습니다. 정주영도 이건희도 죽었습니다. 학벌이란 것도 대단한 게 아니어서 100년을 살며 공부해도 헛소리를 합니다. 세월 앞에 자랑할 외모는 없습니다. 육십을 넘어가면 여태 쌓아온 화려한 경력도 취직하는데 별 도움이 안됩니다. 이렇게 우리는 모두 쇠해지며 죽어가다가 결국 죽습니다.

 

쇠해지다가 죽는 우리는 먼지와 다르지 않습니다. 먼지가 되는 게 사람의 운명입니다. 그러나 운명은 여기서 그치지 않습니다. 먼지로 만들어진 우리에게 하나님께서 생기를 불어넣으시면, 생령으로 살아갑니다. 먼지로 만들어진 우리가 예수의 옷을 입으면, 그리스도인으로 살아갑니다.

 

기도하는 들숨으로 하나님의 생기를 경험합니다. 하나님의 생기가 온 몸에 가득 퍼지면, 예수께서 가신 길을 따라 걷습니다. 비난 받고, 가난을 참으며, 고난을 감수하며 예수처럼 걷습니다. 비난, 가난, 고난이 예수를 덧입은 사람의 옷에 달린 훈장입니다.

 

비난, 가난, 고난이 훈장처럼 달린 옷을 덧입고 사는 사람은 자랑하지 않습니다. 열등감을 느끼지도 않습니다. 자랑하지도 않고 열등감 따위 없이 자유롭게 훨훨 길을 갑니다. 휘청거리는 것처럼 보이는 건, 바람을 타는 새처럼 날아가듯 걷기 때문입니다.

 

들숨으로 하나님의 생기를 마신다해서, 예수의 옷을 입었다 해서 완전하고 완벽한 사람은 아닙니다. 그런 사람은 없습니다. 분노하기도 하고 염려하기도하고 불평하기도 합니다. 그러나

 

분노해도 여전히 따뜻합니다. 가난해도 무엇 하나 부족하지 않습니다. 불평하지만 끝내 인내합니다. 하나님의 생기를 호흡하고 예수를 덧입은 사람은 때로 분노하고 불평하기도 하지만, 결국 부족하지 않았음을 알기에 다시 든든한 마음으로 가야할 길을 갑니다.

 

새해에 소원을 빕니다. 한 해 한 해 쇠해지는 우리 몸으로 더 깊은 기도로 하나님의 생기를 호흡하고 싶습니다. 무너져가는 우리 몸이 더 아름다운 옷을 덧입어 예수의 길을 끝까지 가고 싶습니다. 새해마다 올릴 우리의 소원입니다.

 

 

2021년 민들레교회 살림살이를 보고합니다. 8천8백24만1673원을 연보하셨습니다. 2천8백73만8515원을 흘려보냈고, 전체 지출액은 9천5백 1만5415원입니다. 빠듯한 살림살이 속에 교회를 신뢰하고 하나님과 이웃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연보하신 우리 모두에게 감사합니다. 우리가 가진 돈의 규모는 클 수도 있고 작을 수도 있습니다. 숫자는 상대적이니까요. 다만 하나님의 심판대 앞에서 우리가 돈을 쓰는 방식이 따뜻했다고 평가받으면 좋겠습니다. 작은 돈이나마 큰 사랑으로 행한 것이었다고 인정받으면 좋겠습니다. 교회와 더불어, 우리 인생이 마지막 하나님의 심판대 앞에 섰을 때에 따뜻하게 사랑했다고 칭찬받기를, 새해에 소원합니다.

 

가문과 재산과 학벌과 외모를 자랑할 게 아니지만, 지랑할 건 분명 있습니다. 기도하며 내뱉은 우리의 날숨이 누군가에게 하나님의 생기가 될 것입니다. 자랑할 게 또 있습니다. 약하고 허름한 우리 육체 위에 덧입혀진 예수 그리스도의 옷이 우리를 담대하고 따뜻한 사람으로 돋보이게 할 것입니다.

 

우리는 다 죽어가지만 결국 죽지만, 두 번 죽지 않습니다. 가문과 재산과 학벌과 외모는 죽고 죽어 사라져버리지만, 하나님의 생기를 호흡하는 사람은 생령이 되어 영생을 삽니다.

 

인생은 평생이 아니라 영생입니다. 영생은 이미 시작되었습니다. 2022년 역시 영생과 닿아있는 하루하루로 채워져 있습니다. 기도하며 걷겠습니다. 기도하며 하나님의 생기를 마시고, 걸으며 예수의 길을 탐색하는 스스로를 날마다 자랑하겠습니다.

 

지난 한 해 하나님의 생기를 호흡하며 예수의 길을 걷기 위해 힘써 연보하신 교회 식구들을 하나님께서 자랑하신다 믿습니다. 멀리 떨어져 있어 직접 얼굴보기 쉽지 않지만 민들레교회를 신뢰해 연보하신 하나님나라의 시민들을 역시 하나님께서 자랑하신다 믿습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언제나 마음이 든든합니다.”(고후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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