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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가 살았다_요4:46~54

작성자김영준|작성시간22.08.07|조회수42 목록 댓글 0

우리말 성서가 ‘디베랴(Tiberias)’라고 소개하는 호반 도시가 있습니다. 갈리리 호수 서쪽에 있는 도시입니다. 유대 왕 헤롯 안디바(기원전20년~AD39년)가 건설해 로마 황제 티베리우스(Tiberius, 기원전42년~AD37년)에게 헌정한 도시가 디베랴입니다. 도시가 되기 전 디베랴는 무덤터였다고 합니다. 무덤 위에 세워진 도시가 디베랴였습니다.

 

유대 왕 헤롯 안디바는 헤롯 대왕의 아들로, 왕이 되기 전 로마 황실의 볼모였습니다. 그가 왕이 된 건 로마의 순한 유대 담당자로 인정받았다는 뜻입니다. 자기를 인정해준 로마 황실에 충성하는 의미로 당시 로마 황제의 이름으로 도시를 건축했겠습니다.

 

예수께서 갈릴리 가나로 가셨을 때, ‘왕의 신하’가 찾아옵니다. 바로 헤롯 안디바의 신하입니다. 그에게도 “종들”이 있었다니까, 고위직이었겠습니다(4:51). 고위직이든 하위직이든, 왕의 신하라는 표현은, 로마 황실의 통치를 실현하는 조직에 속해 로마 황제를 ‘주’(The Lord)로 여기는 사람입니다. 로마가 지중해 세계를 다스리던 시대에 헤롯 안디바의 신하로 영입되어 사는 건, 보장되고 안정된 인생이었을 겁니다.

 

그런데, 아들이 병들어 위독하자, 예수를 찾아옵니다. 로마 황제를 ‘주’로 모시는 왕의 신하가 예수에게 이렇게 말합니다. "선생님, 내 아이가 죽기 전에 내려와 주십시오(4:49)." 다른 번역에선 선생님이라 하지 않고, “주(Sir)”라 부르기도 하지만, 주님(The Lord)같은 극존칭은 아닙니다. 왕의 신하는 다급한 마음에 예수를 찾아오긴 했지만, 로마 체제 속에 안정된 자기 일상을 뒤엎는 신앙고백을 하거나 새로운 인생을 살겠다 다짐한 것도 아니었습니다. 그럼에도, 예수께서 “네 아들이 살 것이다(요4:50).”고 말씀해 주십니다.

 

왕의 신하는 그 이름이 소개되지 않습니다. 당시 교회가 기억할만한 사람이 아니었다는 겁니다. 왕의 신하는 예수와 단지 스치듯 만났고, 이후에 믿음을 가졌다거나 교회에 어떤 기여를 했다고 소개되지 않습니다. 그럼에도, 예수께서 왕의 신하에게 “네 아들이 살 것이라”라고 말씀해주신 겁니다.

 

하나님은 모두에게 햇빛을 비추십니다. 참 다행입니다. 마태복음 5장 45절입니다. “아버지께서는, 악한 사람에게나 선한 사람에게나 똑같이 해를 떠오르게 하시고, 의로운 사람에게나 불의한 사람에게나 똑같이 비를 내려주신다.”

 

저는 왕의 신하처럼, 적극적으로 로마 체계에 부역하지 않을 수 있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로마 체계에 사로잡혀 살아갑니다. 무덤 위에 세워진 도시 디베랴에서, 우리네 삶이 하루하루 이어집니다. 그래서 모든 사람이 죄인이고, 우리에겐 은혜가 필요합니다.

 

죽을 것 같은 시간, 죽음같이 고통스러운 시간에, 염치없지만 기도합니다. 교리를 믿으나 진리에 복명하지 않는 나와 우리의 기도를 예수께서 모른다 하지 않으십니다. 왕의 신하의 청을 들으신 예수라면, 신앙은 있으나 믿음이 부족해, 무덤 위를 살아가는 우리의 기도를 모른척 하지 않으십니다. 왕의 신하의 아들을 살아 있다 하신 예수의 말을 의지합니다. “살 것이다

 

아픈 우리 몸을 생각합니다. 아픈 우리에게, 우리 아이에게, 예수께서 말씀하십니다. “살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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