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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_마가복음10:13~27

작성자김영준|작성시간26.05.03|조회수100 목록 댓글 0

강한 존재는 굳이 이름이 없어도 됩니다. 하ᄂᆞ님은 이름이 없습니다. 하ᄂᆞ님을 하ᄂᆞ님이라 부르기도 하고, 야훼, 엘로힘, 닛시, 샬롬, 라파, 하나님, 하느님, 한울, 천주 같은 다양한 이름으로 부르는 건, 하ᄂᆞ님에겐 정확하게 부를만한 정해진 이름이 없기 때문입니다. 하ᄂᆞ님은 사랑이라는 선언도, 그 이름을 지시하는 게 아니라 서술하는 것입니다. 압도적으로 강한 존재는 그 이름을 정할 수도 없고, 이름이 필요하지도 않습니다. 존재와 행위만으로 하ᄂᆞ님은 스스로 나타나십니다.

 

약한 존재도 이름이 없습니다. 이름마저 붙여야 할 이유가 없이 흔하디 흔하거나 언제든지 사라질 수 있는, 없어져도 되는 존재에겐 이름이 없습니다. 녀석, 이놈, 새끼, 꼬마, 머리에 피도 안 마른 연놈(나쁜 말을 쓸 땐 여성을 앞에 붙이네요) 같이 욕, 혐오, 우월감으로 버무려진 호칭이 비로소 이름을 갖게 된 건 오래되지 않았습니다. 하ᄂᆞ님과 약한 것들은, 이름이 없는 게 닮았습니다.

 

 

사람이 곧 하늘(人乃天)이라 여기고, 하늘같이 사람을 섬겨야 한다(事人如天)는 동학 사상에 영향받은 방정환 선생이 어린이라는 이름을 제안했습니다. 192251일을 어린이날로 제정한 사람들이 방정환과 천도교도였습니다. 1923년엔 3월엔 우리나라 최초 아동잡지 어린이(개벽사)를 발간합니다. 5월 첫 번째 일요일을 어린이날로 기념하다가 19465월 첫 번째 일요일이 55일이었는데, 그 후 55일이 어린이날이 되었다고 합니다.

 

약한 존재는 이름을 가지면서, 자기를 드러냅니다. 아무 것도 소유하지 않았기에 이름이라도 소유해야 하는 존재들이 어린이였습니다. 하ᄂᆞ님께서 사람에게 동물과 식물 등 세계에 존재하는 것들에 이름을 붙이라 하신 것도, 자기 자신 외엔 소유한 게 없는 존재들을 드러나도록 하신 게 아닐까요. 하ᄂᆞ님은 사람에게 소유한 것 없는 약한 존재들을 특별히 부탁하시며, 이름을 지으라고 말씀하셨지 싶습니다. 전능한 하ᄂᆞ님의 이름을 어설피 부르기보다 유약한 존재들의 이름을 또렷이 부르는 게 신앙입니다.

 

예수께선 소유한 것 많은 부자들은 천국에 들어가기 어렵다고 말씀하십니다. 낙타가 바늘귀를 통과하는 것만큼 부자가 천국에 들어가는 게 어려운 일이라 하십니다. 이 말을 들은 제자들이 다시 묻습니다. 그러면 누가 천국에 들어갈 수 있냐고. 얼른 들으면 질문이 이해되지 않습니다. 부자가 천국에 들어가기 어렵다면, 당연히 소유한 것 적은 가난한 사람들에게 천국이 열려있다는 말씀인데, 부자가 천국에 못 가면 도대체 누가 천국에 들어갈 수 있냐고 묻는 건 이상하고 어리석은 질문 같습니다. 제자들이 이렇게 어리석은 질문을 해댄 건, 예수께서 만난 부자가 대단한 부자는 아니기 때문에 그랬을 거에요. 예수께서 가리키는 부자는 그럭저럭 먹고 사는 사람입니다. 그럭저럭 먹고 살만한 딱 그만큼은 내놓기 어려운 것이라, 먹고 살자면 반드시 소유해야 하는 것이라, 그 소유를 내놓을 수 없는 사람도 부자와 다르지 않습니다. 이런 부자도 천국에 들어가기 어렵다고 말씀하신 것이라, 제자들과 주변에서 예수 이야기를 듣는 많은 사람들은 찔렸을 겁니다. 그러면 누가 천국에 들어갈 수 있는 걸까요.

 

하ᄂᆞ님께서 하실 수 있다고 예수께서 대답하십니다. 사람과의 만남, 하ᄂᆞ님과의 만남이 있습니다. 세관 삭개오가 예수를 만나 그 소유를 가난한 이웃들에게 나누었듯, 하ᄂᆞ님은 만남을 통해 부자를 다시 태어나게 하십니다. 삭개오 이름엔 정의로운이란 뜻이 담겨있다고 합니다. 제 소유를 나눌 때, 비로소 삭개오는 자기 이름을 갖습니다. 자기를 헐어 약해졌기에 그냥 모리배였던 이가 정의로운 삭개오로 다시 태어납니다.

 

우리는 대체로 서민입니다. 근근히 살고, 급여가 들어오면 곧 사라지는, 그럭저럭 어찌저찌 살아가는 서민입니다. 그래서 더 완고할 수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할 수 있는 게 없다고 포기할 수 있습니다. 소유가 많아 그 욕심 때문에 나누지 않는 부자와 다르지 않습니다.

 

그러면 누가 구원받을 수 있습니까?”, “하ᄂᆞ님은 모든 것을 하실 수 있습니다. 서로 이름을 불러주며 만나라 하십니다. 서로에게 이름이 되라 하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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