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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는 복이 될지라 _ 창21:8~13

작성자김영준|작성시간13.02.10|조회수146 목록 댓글 2

복(福)을 파자(破字)하면, 한(一) 사람의 입(口)이 먹을 만한 밭(田)을 보는 것(示)입니다. 사람이 먹고 살만큼의 땅을 갖고 있는 것이 복(福)입니다. 사람이 먹고 사는 것은 신성한 것입니다. 세상에 생명보다 귀한 것이 없고, 생명을 유지하기 위해 먹고 사는 것은 그래서 신성한 것이고, 먹고 살자면 일굴 땅이 있어야 하니, 사람이 땅을 갖는 것은 분명 복입니다.

 

먹고 살만큼의 땅을 갖고 있는 것이 복인데, 아브라함은 박복합니다. 아브라함은 아버지 ‘데라’에게 딱히 받은 게 없거든요. 아브라함의 아버지 ‘데라’는 바벨탑이 무너질 때 흩어진 유민(流民)들 중 한 명이어서, 아브라함에게 물려줄게 없었습니다(창11:9,31). 아브라함은 상속받은 땅도 없는데, 오히려 일찍 죽은 동생의 아들 ‘롯’을 떠안았습니다(창11:27~28;12:5). 땅(田)은 없는데 입은 둘(二)입니다. 오늘 아브라함에게 새해 복 많이 받으라 덕담하는 것은 하나마나한 인사치레일 것입니다.

 

그래서 하나님께서는 아브라함에게 복 많이 받으라 하시지 않고 ‘니가 복이다’ 라고 말씀하십니다. “내가 너로 큰 민족을 이루고 네게 복을 주어 네 이름을 창대하게 하리니「너는 복이 될지라」(창12:2)” 어딘가에 복이라는 땅덩어리가 있어서, 거기에서 떨어진 부스러기 소출을 먹고 사는 것이 아니라, 아브라함 자신이 복덩어리라 하십니다. 아브라함 자체가 복덩어리여서 다른 사람들이 아브라함 때문에 복을 받는다 하십니다. “...모든 족속이「너로 말미암아 복을 얻을 것이라」하신지라(창12:3)” 한 뼘 땅도 없는 아브라함이 복(福)이라는 말씀을 우리 셈법으로는 이해할 수 없습니다. 하나님께서 그렇다 하시니 그런 줄 알뿐입니다.

 

아브라함 자신이 복이어서, 자식들이 아브라함 때문에 복을 받는 건 당연합니다. 아브라함에겐 본처 사라가 낳은 이삭과 첩 하갈이 낳은 이스마엘, 두 아들이 있습니다. 본처 사라가 낳은 이삭은 분명 복을 물려받을 뿐만 아니라 아브라함처럼 복이 될 것입니다. 종이었던 첩 하갈이 낳은 이스마엘은 어떻게 될까요? 아브라함은 이스마엘 때문에 근심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이스마엘은 사실, 불신의 증거였으니까요(창16:2). 하나님께서 아브라함에게 ‘너는 복이 될지라’ 말씀하신 것은 아브라함이 하나님을 믿었기 때문인데, 이스마엘은 아브라함이 하나님을 믿지 않았기 때문에 태어난 아들입니다. 이스마엘은 어떻게 될까요?

 

하나님의 시간을 기다리지 못한 조바심은 근심이 됩니다(창21:11). 아브라함은 하나님을 믿었고, 또 하나님을 믿지 않았습니다. 아브라함처럼 사람은 누구나 양면성이 있습니다. ‘지킬박사와 하이드’도 한 사람이요, ‘늑대 인간’도 한 사람이요, 예수님의 제자 시몬은 ‘교회의 반석(베드로)’이기도 하고 ‘사탄’이기도 합니다(마16:23). 믿음의 조상도 아브라함이요, 하나님의 말씀을 비웃는 자도 아브라함입니다(창17:17). 아브라함에겐 이삭으로 인한 소망도 있고, 이스마엘로 인한 근심도 있습니다. 소망도 근심도 한 사람의 것입니다.

 

근심하는 아브라함에게 하나님께서 말씀하십니다. “네 아이나 네 여종으로 말미암아 근심하지 말고... 여종의 아들도 네 씨니 내가 그로 한 민족을 이루게 하리라(창21:12~13)” 아브라함의 믿음을 받으시는 하나님께서는 아브라함의 불신도 책임져 주십니다. 왜요? 아브라함은 복이니까요. 아브라함은 한 뼘 땅도 없지만, 아브라함 자체가 복이기 때문에 이스마엘이라도 아브라함으로 말미암아 복을 받을 수 밖에 없습니다.

 

하나님께서 이스마엘을 책임지심은 사실 이미 약속된 것이었습니다. 아브라함은 사라가 아들을 낳을 것이라는 말씀을 믿지 않고 짜증내며 기도했습니다. “아브라함이 이에 하나님께 아뢰되 이스마엘이나 하나님 앞에 살기를 원하나이다 이스마엘에 대하여는 내가 네 말을 들었나니 내가 그에게 복을 주어 그를 매우 크게 생육하고 번성하게 할지라 그가 열두 두령을 낳으리니 내가 그를 큰 나라가 되게 하려니와(창17:18~20)” 하나님께서 이스마엘에게 복을 주신 이유는, 아브라함의 짜증 묻은 요청에 대한 응답입니다. 아브라함이 하나님을 신뢰하지 않고 짜증내듯 드린 기도마저 하나님은 받으십니다. 우리는 하나님을 믿기도 하고 믿지 않기도 합니다. 하나님의 말씀에 감동하기도 하지만, 하나님의 말씀에 짜증내기도 합니다.

 

그럼에도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니가 복이다’라고 말씀하십니다. 우리에겐 먹고살만한 보이는 땅 같은 보장된 복(福)이 없을지라도, 또 하나님의 약속에 비웃으며 짜증을 내도 하나님께서 우리를 복이라 하신 선언은 유효합니다. 한 사람(一) 먹일만한(口) 땅(田)이 보이지(示) 않아도 무수한 사람들이 ‘나로 말미암아 복을 얻을 것’입니다.

 

새해엔 복이 되소서. 새해엔 복이어서 사람들이 우리로 말미암아 복받게 하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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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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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용감하게 명랑해 | 작성시간 13.02.12 아멘.
  • 답댓글 작성자김영준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13.02.12 먼길 수고하셨네요, 새해 새날 되시길 기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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